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 고] 정치의 시작은 '소통'이다

요즈음 기술적으로 앞서가는 기업들은 부품을 생산하기보다는 새로운 통합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역점을 둔다.

예를 들면 정보통신 시스템, 금융 시스템, 국가보안 시스템, 교통·물류 시스템, 항공운항 시스템, 소셜 시스템 등이다. 이 중에서 가장 설계하기 힘든 시스템이 소셜 시스템이다.

소셜 시스템에는 충족시켜야 할 많은 요구사항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들과 관련된 사항이다. 왜냐하면 소셜 시스템 설계에서는 감성적인 인식(perception)이 과학적이며 분석적인 사실(fact) 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식이란 시스템의 가치, 안전도, 경제적 여유, 환경의 영향, 충족감 등을 일컫는다.

그러기에 시스템 설계자는 고객들의 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그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즉, 고객인 시스템 사용자들이 중요시 여기는 요구사항들을 철저히 파악한 후, 시스템에 적용시키면서 검증과 확인 작업을 통해 시스템 설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이나 시스템 사용자들과의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만에 하나, 소통의 부재로 인해 고객이나 사용자의 요구사항들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하면 설령 시스템이 완성되었다하더라도 고객에게 납품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여기서 우리는 소셜 시스템을 설계하는 과정이 정치활동과 매우 유사함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정치인들도 국민들의 요구사항들을 정확히 파악하여 정치에 반영시키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즈음 많은 국민들이 정부와 그들의 생각 사이에서 큰 괴리감을 느끼기 때문에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에 관한 역사적 내용들을 보더라도 정부에서 발표하는 내용과 보수진영의 학자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혼란스러워 한다.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의한 방사능 위험과 관련된 내용도 마찬가지이다. 전문단체들은 지금까지 검출된 양은 극미한 수준이며 건강상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런데 왜 정부는 갑자기 방사능 피해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민들의 불안을 부추기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요즈음 정부와 국민들 간에 소통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와 국민들 간에 소통이 없으면 국민들은 정부가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을 뿐 아니라 거짓 홍보를 한다며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 반면에 정치인들은 학자들의 역사적 사실과 통계학적 분석에 입각한 학술적 비판보다는 국민의 자존감과 국익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국민과의 소통이다. 소통은 막힌 부분을 뚫어 제대로 흐르게 하는 것이다. 즉, 정부와 국민들 사이에 모든 데이터와 정보가 막힘이 없이 원활하게 오고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상대방의 말뜻을 이해하고 서로 공감하면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듣기가 기본이 된 토론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라번대 겸임교수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