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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등대 '성모성당' 빅원 와도 끄덕없다

건축가 김태식의 'LA 건축읽기' <2>유명 건물

다운타운 브로드웨이와 3가에 있는 브래드베리 건물이다. 5층짜리 건물이지만 현재 시세로 3500만달러의 공사비가 들어간 미래형 건물이다.

다운타운 브로드웨이와 3가에 있는 브래드베리 건물이다. 5층짜리 건물이지만 현재 시세로 3500만달러의 공사비가 들어간 미래형 건물이다.

LA모후의 성당 본당 건물이다. 길과 약간 틀어진 모습이 위압감을 주지않고 역동적이고 3차원적인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LA모후의 성당 본당 건물이다. 길과 약간 틀어진 모습이 위압감을 주지않고 역동적이고 3차원적인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브래드베리 건물의 가운데 모습이다. 천정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특색있는 구조다.

브래드베리 건물의 가운데 모습이다. 천정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특색있는 구조다.

다이아몬드랜치 고교의 모습으로 일반적인 학교 건물과 달라보인다.주차장에서 체육관으로 들어설때 보이는 오른쪽 건물이 체육관이다.

다이아몬드랜치 고교의 모습으로 일반적인 학교 건물과 달라보인다.주차장에서 체육관으로 들어설때 보이는 오른쪽 건물이 체육관이다.

한인 건축가 김태식(48)씨가 '로스앤젤레스 건축읽기(Reading Los Angeles Architecture, 스페이스타임)'라는 한글 책을 최근 출간했다. 'LA의 건축물 10곳'을 소개한 이 책에는 단순히 10곳의 건축물 소개를 넘어서 미국 문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3회에 걸쳐서 책의 일부를 소개한다. 게재 순서는 신문에 맞게 일부 조정했다.
▶한국어 블로그=blog.naver.com/geocrow

◆브래드베리 빌딩 Bradbury Building(1893, George Wyman)

브래드베리 빌딩은 19세기 백만장자 루이스 브래드베리가 자신의 이름을 새긴 훌륭한 건축물을 지어 남기기 위해서 만든 건물이다.브래드베리는 은광과 금광을 개발하면서 엄청난 재산을 모았다. 그는 조선시대 한양의 절반 정도 되는 땅을 샀다. 넓은 대지에 정원을 꾸미는 것으로 소일했다. 그러던 어느날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1889년 70대에 이른 그는 다운타운 브로드웨이와 3가에 땅을 사서 건물을 지었다.

건축가를 구하려 유명한 건축사무실을 들렀다가 미래의 공공건축을 묘사한 스케치를 보고 조지 와이먼을 고용했다. 조지 와이먼은 건축가가 아니고 제도공이었다. 그래서 조지 와이먼이 스케치하고 그를 고용한 건축가가 세부 설계를 했다.



브래드베리는 최고급 자재를 사용했다. 철재는 프랑스, 벽돌은 멕시코, 대리석은 벨기에, 목재는 동남아에서 수입했다. 하지만 설계부터 완공까지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건물의 특징은 외부에서 봐서는 수수하게 지어져서 중요한 건물이라면 일반적으로 의아해 한다. 전체적으로 오렌지색 벽돌이 건물을 두르고 있다. 5층 건물이다보니 2~4층은 특별한 것이 없이 직사각형 창문만 있다. 5층에는 유리창에 아치를 넣고 꼭대기를 내밀어 처마같은 분위기를 내어 마무리했다. 르네상스시대 건물이 연상된다.

건물 내부에는 중정이 있다. 거기에는 화려하게 장식돼 유리천장에서 햇빛이 들어온다. 다른 19세기 건물 과 달리 내부가 상쾌하고 화사하다.

유리지붕에는 환기구멍을 내어 중정이 여름에도 시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공사비는 17만 5000달러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50만달러가 들어갔다. 요즘 시세로는 3500만달러 정도다.

◆다이아몬드랜치 고교 Diamond Ranch High School(2001, Thom Mayne)

포모나 교육구에 백만장자가 72에이커나 되는 땅을 기부했다. 그는 공립학교를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교육구는 바로 건축위원회를 만들어 공모했다. 모포시스라는 건축사무소가 당선됐다. 대표인 톰 메인은 다른 학교들과 달리 단순한 상자형 건물로 설계하기를 거부했다. 또 공사비에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들은 이제 공립학교도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가 됐다고 믿은 듯했다.

건물은 친환경적인 점에 초점을 뒀다. 흙 한줌도 반출도 반입도 못하는 조건이 있었다. 경사진 곳이기에 어느 부분은 파내고 어느부분은 메꿔 계단식 평지를 만들어야 했다. 400m의 트랙과 야구장 2면, 축구장 3면, 10개 남짓의 테니스장을 비롯한 작은 운동장을 위아래로 배치하고 학교 건물은 중간 계단에 배치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인접한 프리웨이 소음도 문제고 학생들의 동선이 너무 멀어 비현실적인 배치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흥미로운 것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실이 가장 높은 곳에 안전하게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중심도로에는 학생과 교사가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콘트리트 벤치도 마련돼 있다. 또 교실 건물과 사이에는 채광과 환기를 위해서 조그마한 중정이 있다. 남쪽 교실은 땅에 묻히고 건물 외형이 드러나지 않는다. 건축가가 감출 것은 감추고 드러낼 부분은 드러내는 배려가 돋보인다. '공무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축가'에 선정될 만 하다.

◆LA성모성당 Cathedral of Our Lady of the Angels(2002, Jose Rafael Moneo)

1994년 LA지진으로 기존의 대표성당인 성비비아나 성당이 못쓰게 되는 바람에 건축을 시작한 곳이 바로 LA성모성당이다. 문화재 단체의 강력한 반대로 기존 건물을 부수지 못하기에 새 장소가 필요해 현재의 101번 프리웨이 옆에 세웠다. 호세 라파엘 모네오가 설계자로 참여했다. 건축주인 대주교는 화려하거나 특출난 건축물을 원하지 않았다. 예수회의 수도원처럼 신부들이 수양하고 시민들을 교육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성당을 지을 새땅은 첫째, 관공서 중심거리에 있고 둘째 미술관과 콘서트홀이 즐비한 그랜드길을 곁에 두고 있고 셋째 프리웨이 옆에 있었다. 모네오는 프리웨이에 맞닿은 곳에 종탑을 세워 마치 프리웨이 차량 행렬을 위한 등대역할을 하게 했다.

건물은 종탑 이외에 성당본당, 사제관, 성당회관을 지었다. 눈에 띄는 것은 성당본당 건물과 땅 사이에 제진장치가 설치돼 있다. 200개의 강력한 스프링을 설치한 후 그 위에 건물을 올려서 규모 8.0의 강진에도 피해가 없게 만들었다.

성당 건물이 일반적이지 않은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큰 길과 건물이 일직선으로 평행되지 않고 비켜져 있다. 일부러 건물을 돌려 놓은 것이다. 건물을 볼때 느낄 수도 있는 위압감이 줄어든다. 또 3차원적인 공간 체험이 가능하다.

건물에 들어가면 긴 복도가 나온다. 벽이 점점 좁아지고 경사지게 올라가면서 천장이 점점 낮아지낟. 깔대기 모양이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빛은 이 공간에 신성함을 더한다. 길지만 지루하지 않은 복도를 지나면서 신자들은 하느님을 만날 준비를 한다. 바로 넓고 높으면서 장엄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파이프 오르간이 연주되면 신은 더 위대하게 느껴진다.

성당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건축가 모네오가 전체적인 외형은 투박해 보일 지 모르지만, 공간은 결코 단순하게 설계하지 않았다. 화려하다.성당 내부 공간과 야외 마당 사이에 좁고 길면서 어두스름한 공간을 끼워 넣었다. 빛의 대비와 공간의 대비를 통해 최대한의 공간 효과를 노렸고 정확히 들어맞았다.

<3회에 계속>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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