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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오페라 캠프와 수용소 캠프

모니카 류 / 암방사선과 전문의
모니카 류 / 암방사선과 전문의 

[LA중앙일보] 발행 2019/09/03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9/09/02 13:07

대부분 학교들의 여름방학이 끝났다. 두 달이 넘는 긴 방학동안 아이들을 돌볼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직장에 다니는 부모들은 여러모로 마음을 썼을 것이다. 나도 젊었을 때 그랬다. 큰딸 부부의 세 아이들도 각종 여름학교 프로그램에 등록했지만 그것이 해결책은 아닌 것 같았다. 여름학교는 느지막한 아침에 시작하고 오후 중간에 끝나도록 돼있어 아이들을 데려가고 오는 일 또한 힘든 과제로 보였다.

이번 방학 손주들은 평소에 참여하기 어려운 스포츠, 컴퓨터코딩, 오페라 캠프 등 학과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과목을 택했다. 여름학교에서는 비슷한 또래의 다른 학교 친구들을 만나 친분도 쌓았다.

3주에 걸쳐 참여했던 오페라 캠프는 다운타운 도로시챈들러 극장에서의 공연을 끝으로 종강했다. 아이들이 노래로 엮어 공연한 세가지 이야기들은 모두 사회정의와 관련 있는 것들이었다. '그때 나는 우뚝 섰다'라는 제목으로 '한 인권의 사이클'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간단히 요약하면 나치의 유대인 학살, 일본계 미국시민의 불법 이동과 감금, 미국의 흑인에 대한 차별대우 등에 관한 내용이었다.

사회정의란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든 주제다. 가끔 운전사 노릇을 해야 했던 나는 마음을 먹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손주들과 나누었다. 아이들이 어떻게 사회정의를 이해하는지 들어보고 싶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공평하지 않아(It is not fair!)' 하고 싸우려 드는데, 그러한 반응을 꺼내는 방법으로 오페라 형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는 과거에 있었던 민족간의 분쟁, 예를 들어 일본의 한국·중국·동남아시아 침략 중에 행했던 인권침해, 터키가 저질렀던 아르메니아인 학살, 남아공 흑인 학살과 학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의 부족간 내분, 집단살상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기를 바랐다. 언젠가는 지금 심어 준 씨앗이 이해의 싹을 틀 것으로 믿었다.

어린이들의 여름 오페라 캠프 내용 중 두개는 '캠프' 안에서 있었던 억울하고 아팠던 과거를 고발하는 주제였다. 일본계 미국인들을 가두었던 적성국민수용소(1942년 2월-1946년 3월), 유대인들을 강제로 몰아넣고 집단살인을 했던 강제수용소(1933-1939) 등 모두 캠프는 캠프였다. 마찬가지로 흑인들도 철조망 없는 미국이라는 '캠프' 안에서 인종차별을 받아왔고 이에 대한 집단적인 대응이 흑인 인권 운동의 역사다.

오페라는 다른 시대에, 멀리 떨어져 있는 세상의 세 곳에서 일어났던 부정의를 다루고 있다. 나는 미적분, 생물학, 사회학, 의학, 외국어 등을 배운다고 해도 모든 과제는 사회정의와 이의 구현으로 귀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모든 인간에게 기본적 인권이 주어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울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가정과 국가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올해처럼 사회정의가 주제였던 어린이 오페라 캠프에서 일제강점기의 위안부 이야기가 채택돼야 마땅하지만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체제가 주도했던 집단 성폭행 이야기를 어찌 쉽게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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