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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자존심보다 안보가 먼저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이 사경을 헤메고 있다. 한국정부는 지소미아가 종료된다고 파트너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일본정부는 왜 애먼 지소미아를 죽이려 하느냐고 불평이며, 미국정부는 한국에 살려내라고 압박한다.

지소미아는 완전히 사망한 건 아니고 혼수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1년에 한 번씩 연명하는데 오는 11월 23일이 분기점이고 석달 전에 종료 여부를 통보해야 하므로 한국정부가 종료 결정을 내린 상태이다. 지소미아가 이 지경에 처한 사태는 한일 정부간 치졸한 신경전의 낙석을 맞아서 일어났고 미국정부의 방관적 외교도 한몫했다.

일본의 무역 규제와 그에 맞서는 두 나라의 갈등은 이렇게까지 크게 싸워야 하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의 수준이다. 원래 진앙지는 위안부 협정파기와 징용배상판결 문제이므로 어떻든 지나간 일들이고 얼마든지 협상할 수 있는 규모이다. 국제환경이 급변하는데 자존심 싸움 벌일 때인가? 양측은 닭싸움 하듯이 대결했고 각자 극성스럽게 민족주의를 자극해서 감정적으로 사태를 악화시켰으며 미국은 나몰라라 했다. 결국 세 나라는 사안의 성격보다 훨씬 더 큰 판을 키웠다. 당연히 웃는 측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북방 세력일 것이다.

한국정부는 일본이 믿지 못한다는데 군사정보를 교환할 이유가 없다면서 3년 전에는 지소미아가 없었는데도 안보에는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얼마나 단순한 주장인가. 지소미아는 북방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교환하므로써 방위의 방향을 잡는데 유익할 뿐 아니라 전쟁의 속성상 갑자기 발생하는 위급상황에 필요한 촉수이다. 세계 최강 미국이 연결돼 있어서 세 나라의 정보가 교환되면 시너지 효과도 나온다.



지소미아는 서로 보완적이다. 한국은 휴민트, 휴전선과 북중 국경지대, 탈북자 등의 인적 네트워크에 강하고 일본은 위성과 조기경보기, 지상레이더, 이지스함 등 첨단장비에서 포착하는 시그널과 분석에 강하다. 미국은 자체의 방대한 정보에다가 한국과 일본이 수집하고 교환한 이런 정보를 종합해 빅 데이터를 만들 것이다.

지소미아 문제의 가장 큰 부작용은 한미동맹과 우호 관계의 균열에 대한 우려이다. 미국이 폐기를 만류하고 유지를 여러 번 요청했음에도 한국이 종료시켜버리자 미국의 불만이 터져나왔고 한미 관계의 새 변수가 된 것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한미동맹은 굳건하다고 녹음기처럼 말했지만 국무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를 보류시킨 것에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정부가 "문재인 정부"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김현종 안보 차장은 우리의 국익이 우선이라고 외치지만 국익 중에 가장 으뜸은 자존심이 아니고 안보다. 민주 국가 대한민국의 안보가 흔들리면 자존심을 찾을 겨를이 없다. 경제도 안보가 확실해야 안정된다. 한일 정상회담을 열어 풀라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한국사회가 한미동맹에서 멀어지면 사회주의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국민들의 우려를 씻기 위해서도 지소미아는 안녕해야 된다.


송장길 / 언론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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