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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목마른' 아프리카를 돕는 사람들

'평화의 기도'로 널리 알려진 프란치스코 성인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흠모를 받고 있다. 그를 스승으로 삼는 수도자들이 세상으로 나와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있다. 그중 하나인 프란치스코 마을이 뉴저지주의 하드윅에 자리 잡은 지 여러 해가 됐다.

우리 내외는 뉴욕에 갔던 길에 그곳 친구 부부와 함께 두시간 걸려 그곳을 방문했다. 김기수 신부님은 뉴욕지역 한인들을 위한 쉼터를 세울 목적으로 그곳에 땅을 마련했다. 이곳을 찾는 가족들은 자연 속에서 휴식하고 노동하며 주말농장 체험도 할 수 있다. 유기농법으로 채소와 약초도 재배한다. 햇볕 아래 장독대에서는 장이 익어간다. 건강한 먹거리를 직접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많다. 숲에 둘러싸인 90에이커가 넘는 땅은 빙하가 지나갔던 자리여서 돌이 많아 물이 충분해도 농사짓기에 장애가 많은 곳이다.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봉사자들이 돌을 치우고 경작할 만한 밭을 일구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을 것이다. 맨손으로 할 일이 아니기에, 근자에 신부님은 골재 채취장에서 쓰던 낡은 자갈 분류 컨베이어 벨트를 구입해 직접 용접하는 등 수리를 하고 있다. 곧 가동이 된다 하니 중장비들을 손수 운전하여, 자갈을 옆으로 치우고 고은 흙으로 밭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다만 중장비 운전 기술을 가진 봉사자들이 자원봉사를 한다면 공사 진척이 많이 될 터인데 하는 바람은 있다.

영리 목적으로 농장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어서 사람을 고용할 처지가 못된다. 신부님 자신이 소수의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몸으로 때우고 있다. 세속에 물든 내 눈에는 이분들의 노고가 안타깝게 느껴졌다.



또 신부님은 남수단에서 우간다 국경을 넘어 피란 온 수많은 난민과 현지 주민들이 눈에 밟힌다고 한다. 그 지역에 파견된 한국 수녀님들의 어려운 처지도 걱정이 되고, 주민들이 마실 깨끗한 물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선결 과제라고 한다. 지하수가 풍부해도 주민들은 스스로 물을 길어올릴 방도는 찾지 못하고 웅덩이 고인물을 찾아 헤매는 실정이니,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의 여러 곳에서 수동 펌프들을 설치해 식수문제 해결을 돕고 있는 것이다.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먼길을 걸어 물웅덩이를 찾는 사람들의 사진을 많이 보아 왔다. 그들의 하루하루가 고단하고 그들의 위생상태가 얼마나 열악한가. 한국의 경우를 돌아보더라도 수돗가에 길게 줄지어 물을 받아 가던 일이 불과 얼마 전 우리가 겪었던 고난이 아니었던가.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우, 유엔기구 등 외부에서 들어오는 원조와 도움들이 관리들의 부정부패로 제대로 주민들을 위해 쓰여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펌프사업에 모인 성금을 그들에게 송금하지 못하고 신부님이 직접 현지를 방문해 시공한다. 현지에서 공사업자도 선정하고 펌프 굴착공사도 직접 확인하는 등 수고를 하기에 이 일이 진행되는 것이다. 그래서 깨끗한 지하수를 퍼올려 목마른 이들이 마시는 것을 보게 된다. 목마른 자에게 마실 것을 주고 굶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들린다.


김선홍 / 전 중앙은행 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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