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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도 주민들도 '불법투기 공범'

[LA중앙일보] 발행 2019/09/05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9/09/04 21:33

기획: LA 쓰레기 대란 <2>한인타운 쓰레기 실태

타운내 곳곳 오물 산더미
주민은 생활쓰레기 던지고

노숙자는 잡동사니 쌓아둬
청소 안되고 한달넘게 방치

LA시 청소국 직원들이 지난달 29일 한인타운 윌셔 플레이스와 센셋 플레이스 코너에서 홈리스 텐트들을 철거 한 후 쓰레기들을 청소트럭으로 옮기고 있다. 아래 사진은 한인타운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 더미. 김상진·김형재 기자

LA시 청소국 직원들이 지난달 29일 한인타운 윌셔 플레이스와 센셋 플레이스 코너에서 홈리스 텐트들을 철거 한 후 쓰레기들을 청소트럭으로 옮기고 있다. 아래 사진은 한인타운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 더미. 김상진·김형재 기자

지난달 26일 LA다운타운 응급재난센터 노숙자 대책 기자회견장.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상반기 불거진 '도심 쓰레기 사태' 질문을 받고 "쓰레기 80%는 비즈니스 업주가 불법 투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진 걸까. LA 도심은 노숙자 급증과 더불어 쓰레기 더미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세티 시장은 '노숙자가 늘면서 거리 쓰레기 더미도 쌓인다'는 프레임을 반대했다.

본지는 LA 다운타운 스키드로·자바시장에 이어 한인타운 쓰레기 불법투기 실태도 알아봤다. 한인타운은 주거지역, 상업지역 구분 없이 쓰레기가 어디나 쌓여 있다. 거리마다 특정 장소가 쓰레기 불법투기 자리로 '낙점'을 받으면, 더미는 꾸역꾸역 몸집을 키우는 모양새다.

거리 나뒹구는 잡동사니=현실 문제를 프레임 싸움으로 몰면 눈 가리고 아웅이다. 직시해야 한다. 한인타운 쓰레기 불법투기는 주민과 노숙자 모두의 책임이다. 주민은 '매트리스, 의자, 가구, 장난감, 가전제품'을 내다 버린다. 노숙자는 '자전거, 쇼핑카트, 바구니, 비닐봉지, 나무목재, 소파, 안마의자, 생필품'을 쟁이고 버린다. 시 위생국은 '민원'을 접수하고 더디게 치울 뿐이다.

한인타운 쓰레기 불법투기 현장 공통점은 특정 장소(spot)에 몰린다는 점이다. 주민이 버린 생활쓰레기는 주택가나 아파트 바로 앞에 쌓이고 방치된다. 내다 버리는 종류는 제한이 없다.

버몬트 애비뉴/리워드 애비뉴 아파트 거리는 종이박스, 부서진 가구, 카펫, 나무식탁, 대형소파까지 쓰레기가 다양했다. 바로 앞 아파트로 들어가던 라틴계 주민은 "아유…쓰레기"라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8가 스트리트/그래머스 드라이브 거리에는 종이박스와 서랍장이 쌓였다. 윌턴 플레이스/9가 인근에는 플라스틱 박스, 매트리스, 의자, 식료품 쓰레기가 팜 트리 기둥 주변 5피트까지 널려 있다. 7가/베렌도 스트리트 인근에는 부서진 소파와 냉장고가, 8가/호바트 불러바드에는 매트리스와 소파 더미가 쌓였다.

쓰레기 불법투기 거점이 형성되면 내용물을 알 수 없는 대형 비닐봉지 더미도 잇따랐다. 지나는 사람은 얼굴을 찌푸리고 거리 미관은 볼품없다.

노숙자와 오물·악취=2016년 12월 본지는 LA한인타운 노숙자 텐트촌 현상을 짚었다. 당시 텐트촌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3년이 지난 지금, 노숙자 텐트촌은 명확한 군집을 이뤘다.

8월 20일 기준 한인타운 대표 노숙자 텐트촌은 ▶7가/윌셔 플레이스 ▶버몬트 애비뉴/리워드 애비뉴 ▶윌셔 불러바드-6가/뉴햄프셔 애비뉴 ▶윌턴 플레이스/10가 ▶윌셔-7가/호바트 불러바드 ▶4가/샤토 플레이스-웨스트 모어랜드 구역이다. 해당 구역에는 노숙자 텐트 3~10개씩 자리한다. 장기 노숙자 텐트일수록 온갖 물품이 즐비하다.

7가/윌셔 플레이스 구역은 3년 이상 노숙자 텐트 7~10개가 없어졌다 생기기를 반복했다. 이곳 노숙자는 매트리스 프레임, 아이스박스, 책상서랍, 나무 목재, 자전거, 전동스쿠터, 플라스틱과 페인트통, 소파와 의자 등을 모으고 버린다. 텐트 안과 밖을 웬만한 스튜디오 거주공간처럼 꾸미기 위함이다. 거리는 잡동사니로 넘치고 미니밴보다 큰 규모의 쓰레기 더미를 계속 만든다.

인근 건물 경비원 에드워드 김(70대)씨는 "나무 목재를 가져와 집을 짓는다. 이것저것 막 가져와서 필요 없으면 길가에 버린다"면서 "텐트와 쓰레기가 거리를 막아 차도 세울 수 없다. 가장 고역은 냄새와 위생 문제"라고 하소연했다.

노숙자 텐트가 주인을 잃으면 오물과 쓰레기로 뒤범벅된다. 노숙자가 머물던 뉴햄프셔 애비뉴/7가 동쪽 코너 가로수 밑은 반경 10피트까지 악취가 난다. 가로수 기둥에는 버려진 텐트, 의자, 종이박스, 식료품 쓰레기, 봉지더미, 플라스틱통까지 한 달 넘게 방치됐다. 오물이 담긴 듯한 비닐에는 대낮에도 쥐가 들락거린다.

8가/킹슬리 드라이브 코너에도 버려진 노숙자 텐트와 쇼핑카트, 비닐에 담긴 쓰레기 더미 4개, 생필품 쓰레기가 방치돼 있다. 화씨 80도를 넘은 날씨에도 파리 수십마리가 오물이 담긴 비닐 위를 맴돈다. 쓰레기 문제를 넘어 악취와 위생 문제가 더 위협적이다.

쓰레기 청소는 더뎌=노숙자 텐트촌 전부가 쓰레기 온상지는 아니다. 텐트촌별로 환경미화 태도(?)가 천차만별이다. LA총영사관 옆길인 윌셔-6가 사이 뉴햄프셔 애비뉴 텐트촌 노숙자들은 낮에도 주변을 청소했다. 텐트 주변을 빗자루로 쓸던 한 흑인 여성(30대)은 행인이 지날 때마다 "익스큐즈미"하며 양해를 구했다. 비록 노숙자지만 품위를 지키려는 노력이다.

반면 4가/샤토 빌라 아도브 아파트 북쪽 거리 텐트촌은 악취와 소음으로 악명이 높다. 텐트 주변에 각종 쓰레기와 비닐봉지가 날렸다. 인도를 가로막은 텐트촌은 자전거가 산더미처럼 쌓였고, 거리엔 각종 쓰레기가 널렸다.

인근 아파트에서 7년째 거주한 찰스 김(60대)씨는 "참기 힘든 냄새가 제일 고역"이라며 "쓰레기를 그냥 버린다. 마약에 취한 노숙자가 대부분으로 낮에는 잠을 자고 밤이 되면 자정 넘도록 시끄럽게 한다"고 말했다.

윌턴 플레이스/10가 텐트촌 맞은편 이코노루브앤튠 정비소 한 직원은 LA시 위생국 정기청소(월 1회)가 유일한 쓰레기 수거 및 청소라고 전했다. 이 직원은 "7개 정도인 텐트에 사는 노숙자들이 의자 등 필요한 것을 계속 주워오고 쌓는다"고 실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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