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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할머니 성폭행범 7년만에 재판

2012년 북가주서 권순이씨
타이어더미서 숨진 채 발견
4년 만에 흑인 용의자 체포
변호인측 살해·성폭행 부인

북가주서 80대 한인 할머니를 무차별 구타하고 성폭행해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흑인 남성이 사건 발생 7년 만에 법의 최종 심판을 받게됐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 매체 '타임스헤럴드'지에 따르면 2012년 1월28일 한인 권순이(당시 81세) 할머니를 살인, 강간 및 납치 혐의로 지난 2016년 체포된 조나선 잭슨(37·사진)의 재판이 6일 시작됐다.

엘 세리토 노인아파트에서 거주했던 권씨는 사건 당일 새벽 현장 인근으로 산책을 나갔다 변을 당했다. 잭슨은 당시 권씨를 폐기타이어 더미로 끌고가 심한 구타와 성폭행을 가한 뒤 도주했다. 수시간 동안 방치됐던 권씨는 출근한 업소 직원에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중태에 빠졌던 권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 후 재활을 받다가 사건 발생 6개월 뒤인 2012년 7월 사망했다. 경찰은 범인을 체포하지 못해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그러다 2016년 차량절도로 체포된 잭슨의 DNA가 권씨 몸에서 채취한 정액과 일치하면서 경찰은 4년 만에 범인 검거에 성공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충격적인 증언들이 이어졌다.



피고 측 변호사 에반 쿨룩은 잭슨이 성폭행이나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잭슨은 평소 시체에 성적인 쾌감을 느끼는 시체 성도착증(necrophilia)을 앓고 있었다"면서 "당시 누군가의 폭행으로 쓰러져 있던 권씨를 발견하고는 숨진 것으로 판단해 시신 위에서 자위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잭슨은 술에 만취한데다 마약 LSD까지 복용해 극심한 환각 상태였다"며 "자위행위를 하다 권씨가 움직이자 현장에서 도주했다. 상식적인 행동은 아니나 충분히 죄책감을 가지고 후회하고 있다. 이를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측은 DNA를 근거로 잭슨의 범행임을 제시했다. 콘트라코스타 카운티검찰의 아론 드페라리 검사는 "잭슨은 권씨를 마치 쓰레기처럼 내버렸다"며 "용서할 수 없는 야만적인 행동(savage attack)"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권씨의 사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피고 측 변호인은 권씨의 사인이 식도에서 발견된 종양이며 폭행 사실이 그의 사망원인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증거로 제시해 반박했다.

실제 부검보고서에 권씨의 사인은 아직까지 '미확인(undetermined)'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드페라리 검사는 "사건 발생 전 권씨는 쾌활하고 독립적인 생활 태도를 보이었지만 사건 후 화장실 가는 것조차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할 만큼 병약해졌다"면서 "또 자녀를 잘 알아보지 못하는 심신 미약 상태가 이어져 사망에 이르렀다"고 잭슨의 폭행이 사망의 원인이 됐음을 지적했다.

이날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한 권씨의 딸은 "어머니는 여든의 나이에도 혼자 하와이여행을 계획할 만큼 매우 독립적이었던 분이었다"라면서 "사건 이후 (어머니는) 명확한 의사표현도 못했고 휠체어를 타고 생활해야했다"고 증언했다.

잭슨에 대한 재판은 당초 2016년 열렸으나 배심원중 한명이 사건에 대해 개인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지면서 잭슨에 대한 기소가 기각됐다. 그러나 대법원이 기각을 취하하고 재판을 속개하라고 명령하면서 3년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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