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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률 130%…속도 내는 패스트푸드 자동화

안유회의 '미국은 지금'
흔들리는 요식업계

종업원 이직률이 최악으로 높아지자 패스트푸드 체인을 중심으로 한 요식업계에서 자동화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사진은 시카고에 있는 맥도널드에 설치된 주문용 무인 키오스크. 맥도널드는 올해에만 전국 2000개 매장에 키오스크 같은 자동화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종업원 이직률이 최악으로 높아지자 패스트푸드 체인을 중심으로 한 요식업계에서 자동화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사진은 시카고에 있는 맥도널드에 설치된 주문용 무인 키오스크. 맥도널드는 올해에만 전국 2000개 매장에 키오스크 같은 자동화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요식업 전체 70% 넘으며 '새 방향' 모색
디지털 방식 주문 매년 23% 증가 예상
'100% 로봇 식당' 놓고는 전망 엇갈려


최저임금 인상에도 요식업계의 종업원 이직률은 높다. 특히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이직률이 높다. 파네라 브레드의 경우 매년 이직률이 100%에 육박한다. 파네라 브레드의 마이클 버파노 최고재정책임자(CFO)가 "우리는 100%가 조금 안 되지만 여전히 아주 높다"라고 말할 정도다. 패스트푸드 체인의 예는 극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재 요식업계의 심각한 종업원 이직률을 보여준다.연방 노동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2015~2017년 요식업계 이직률은 70%를 넘었다.

<그래프 참조>

하지만 경제 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실질적으로 이직률이 이보다 훨씬 높은 130%에 이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수치도 수치지만 더 큰 문제는 최근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 호텔식당관광경영대학원의 로빈 디피에트로 음식서비스조사교육국제연구소장에 따르면 현재 요식업만큼 이직률이 높은 부문은 없다. 소매업도 이보다 높지 않다.



기업과 노동관계를 연구하는 코넬대 산업노동대학원의 로즈메리 바트 인적자원연구소장은 높은 이직률이 수십 년에 걸친 업계의 경영 관례가 있다고 말한다. 패스트푸드 업계는 지난 수십 년간 종업원이 바뀌어도 문제가 없도록 업무에서 기술적 요소를 제거하는 표준화와 규칙화를 진행했다. "이렇게 하면 누군가 그만둬도 실질적으로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너무 쉽게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식업계는 종업원의 이직에 흔들리지 않는 이런 인적 자원 모델을 바탕으로 번창했다."

자동화가 해결책이 될까

이직률이 높은 원인으로는 물론 저임금이 꼽힌다. 시장조사 전문회사 NPD그룹의 데이빗 포털리틴 부사장은 "높은 이직률은 요식업계 전체의 문제다. 구인이 어려워지면서 더 나빠졌다"면서 "요식업계는 점차 테크놀러지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라고 진단한다.

식당 자동화는 사실상 2003년부터 시작됐다. 맥도널드가 주문을 받는 무인 단말기인 키오스크를 시험적으로 설치하던 해다. 2003년은 비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던 요식업계가 이를 음식값에 반영하는 문제로 고민하던 시기였다. 이런 사정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 NPD그룹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음식값은 평균 2.4% 올랐다. 물가 상승률보다 높다. 현재의 노동시장 상황에서는 종업원을 많이 고용한 식당일수록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고객 서비스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주방의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면 이론적으로는 오히려 노동 문제에서 효율성이 높아진다. 중국 요식업계는 주방과 플로어의 자동화를 앞당기면서 미국보다 효율성이 높아졌다.

포털리틴 부사장은 요식업에서 디지털 방식의 주문은 이미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셀폰 주문이 급증했다. 지난해 요식업계의 전체 고객 수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주문은 디지털 방식으로 크게 옮겨갔다. NPD그룹은 앞으로 5년간 매년 디지털 주문이 23%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식당으로는 디지털 주문으로 변환을 가속할 경제적 동인으로 충분하다. 디지털 주문은 건당 평균 판매액이 종업원이 받는 주문보다 많다. NPD그룹은 주문액이 많은 이유를 앱이나 키오스크의 연상 서비스를 들었다.

파네라는 지난달 27일 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와 도어대시, 그럽허브와 모바일 주문 배달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하루 뒤에는 맥도널드가 전체 1만4000개 지점 가운데 1만 개로 도어대시와 배달 계약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맥도널드는 올해 배달 매출이 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센트럴플로리다대학 호텔경영학과 에이브러햄 피잠 학과장은 학계에서 인기 있는 주장은 아니라는 단서 아래 패스트푸드가 전면 자동화로 가는 최초의 산업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현재의 이직률을 감수하고 가면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 상승을 음식값에 반영하지 못한 상태에서 저임금을 유지한다 해도 결국 1년에 몇 번씩 종업원을 새로 구하고 교육하는 비용은 추가된다. "결국 이런 일자리는 사라질 것이다. 로봇이 대체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20년 뒤든, 30년 뒤든, 50년 뒤든 요식업계에서 사람은 윗자리에만 있을 것이다. 대비하든 안 하든 그렇게 될 것이다."

완전 자동화가 단기간 안에 된다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서빙하지 않는 식당이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비용을 아끼려면 산업 전체를 다시 설계해야 할지도 모른다. 로봇 관련 비용을 빼더라도 초기 설비 투자비부터 전체 운영비까지 수익도 맞아야 한다. "사람들은 종업원의 서빙을 받고 싶어 하고 무엇도 이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패스트푸드 산업은 이미 사람의 접촉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피잠 학과장은 CEO들은 미래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안다고 본다. 최종 해법이 로봇인 것도 알고 있다. 경영진은 결국 직원을 만족시킬 수 없고 높은 이직률에 대처하는 데 큰돈이 든다. 반면 로봇은 일단 훈련이 되면 높은 생산성을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를 인정하면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식당에 종업원 공급과 종업원 교대 스케줄 서비스를 제공하는 7시프트스의 조던 부쉬 최고경영자(CEO)는 처음엔 퀵서비스, 결국은 전면 자동화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언제 되느냐의 문제다. 퀵서비스 식당(QSR)은 세븐일레븐처럼 거대한 자동판매기가 될 것이다." 오히려 자동화의 걸림돌은 혁신보다는 식품 안전과 관련된 규제일 것으로 봤다.

로봇 식당 아직 이르다

2015년 전국 최초로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 문을 연 완전 자동화 식당 잇사가 문을 닫은 것도 회의론의 근거다. 잇사는 나중에 스타벅스와 합작으로 식당 관련 테크놀러지를 지원하는 브라이트룸으로 바뀌었다. 이는 로봇 같은 전면 자동화보다는 테크놀러지 혁신이 현실적이라는 방향 수정이 엿보인다. 실제로 맥도널드도 지난 3월 드라이브 스루에서 디지털 주문을 할 수 있는 테크놀러지를 갖고 있는 다이내믹 일드를 인수합병했다.

맥도널드는 또 올해만 10억 달러를 투자해 2000개 매장에서 키오스크 등 새로운 자동화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자동화냐 아니냐는 이분법이 아니라 자동화와 카운터에서 종업원이 손님을 맞는 전통적인 방식을 섞는 혼합 방식이 적어도 한동안 이상적인 형태가 될 수 있다. 키오스크는 긴 줄을 분산시켜 종업원의 노동 강도를 낮추면서도 주문액은 올릴 수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이를 근거로 바트 소장은 "앞으로 100% 로봇화된다는 데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키오스크가 대세가 되는 데도 수십 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20년 동안 근무했던 디피에트로 소장은 1980년부터 업계에서 테크놀러지 도입 이야기가 나왔고 그때도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이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빅맥 가격을 10달러 이하로 유지하려면 테크놀러지를 도입하고 종업원 수를 줄여야 한다. 음료수대를 자동화하고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받고 음식을 튀기고 굽는 과정을 자동화해야 한다. 그렇다고 직원이 없을 수는 없다."

브라이트룸의 애덤 브로트먼 CEO는 "답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동화는 이직률 문제 대처에 도움이 되겠지만 디지털 도구는 종업원이 단순 업무에서 벗어나 고객과 소통에 집중하게 할 수 있다. 요식업계가 '사람을 테크놀러지로 대체하면 돼'라고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해결 방법은 있을까

7시프트스의 식당 종업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다른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싶어했다. 식당에서 커리어 개발을 기대하는 종업원은 25%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요리사에 집중됐다. 이런 현상은 비정규직이 활성화되는 긱 경제 확산과 함께 직원을 뽑고 유지하는 요식업계의 역량에 타격을 주었다.

바트 소장은 요식업계에 저임금과 커리어 개발 기회 부족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다. 패스트푸드 식당 중 14%만이 병가를, 16%만이 유급 휴가를 제공한다. 하지만 연방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요식업계도 교육 투자를 늘리고 있다. 유능한 매니저 고용과 종업원 우대 같은 인력 관리는 비용이 아주 많이 들지 않는다.

낮은 임금이 높은 이직률의 모든 이유라는 선입견은 문제 해결에 방해가 된다. 커리어 개발 기회 부재와 '이런 일은 임시직이야'라는 압도적 다수의 시각도 살펴야 한다. 디피에트로 소장은 이를 소매업과 비교한다. "요식업이 소매업보다 평판이 안 좋은 이유는 근무 시간과 책임감, 유니폼 탓도 있다. 임금이 똑같아도 요식업은 소매업보다 인식이 낮다."

파네라 브레드도 수준 높은 교육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버파노 CFO는 "지금까지 교육은 모두 주방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제 모두 셀폰에 있고 구글에서도 이루어진다. 더 재미있고 소통에도 좋다. 근무 90일이 넘으면 이직률이 줄어든다. 테크놀러지와 90일 이내 교육에 투자하는데 효과가 좋다."

반면 부쉬 CEO는 임금 인상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지만 교육에만 의존할 수도 없다고 지적한다. 어디에서 일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그곳에 미래가 있느냐이기 때문이다. 또 고객 대면 일자리에 맞는 이들은 소속감과 가정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람에 관심이 높다. 이런 성격을 가진 적임자를 뽑고 이들에게 맞는 직장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가르치면 된다는 대형 체인의 자신감이 지나치면 부적격자를 뽑을 수 있다. 부쉬 CEO는 유명 요식업 컨설턴트 짐 설리번의 말을 인용한다. "고용할 때는 공식이 90%이고 교육은 10%에 불과하다. 부적격자를 키울 방법은 없다."


안유회 논설위원 ahn.yoo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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