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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세 할머니도 사뿐사뿐 춤추 듯 '캣워크'

한인축제 패션쇼 시니어 모델
오디션 거쳐 선발된 62명
새로운 도전에 연습 구슬땀

오는 28일 LA한인축제에서 진행될 실버패션쇼 무대에 서는 시니어 모델들이 7일 방송인 우정아(맨 앞)씨의 지도로 캣워크를 연습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오는 28일 LA한인축제에서 진행될 실버패션쇼 무대에 서는 시니어 모델들이 7일 방송인 우정아(맨 앞)씨의 지도로 캣워크를 연습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지난 7일 오전. 한인타운의 한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30여 명의 한인 시니어들이 경쾌한 음악에 맞춰 댄스를 하고 있다.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동작은 전혀 망설임이 없다. 이들은 오는 28일 오후 7시 LA한인축제에서 펼쳐질 실버패션쇼에 설 시니어 모델들이다. 운동복, 드레스, 댄스복, 양복, 캐주얼웨어, 한복 등을 입고 런웨이에서 캣워크를 걷고 단체 퍼포먼스로 댄스도 선보인다. 지난 6월 열린 오디션에서 선발된 인원은 62명. 인원이 많다 보니 한번에 연습을 할 수 없어 2개 조로 나눠 연습중이다.

행사 기획부터 모델 훈련, 실제 행사진행까지 맡고 있는 광고대행사 '애드뷰'의 김혜정씨는 "시니어들을 위한 의미 있는 행사로 시작했지만 뜨거운 반응에 더위를 잊었다"며 "3월 첫 모집광고에만 총 600여 통의 문의가 쇄도했고 이중 272명이 오디션을 가졌다. 최종적으로 남자모델 9명을 포함해 62명을 선발해 총 7번의 연습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실버모델들이 젊은 모델들과 확연히 다른 것은 넓은 나이대다. 가장 어린 경우가 55세이지만 최고령자는 오는 25일 만 94세(1925년생)가 되는 최영선 할머니이다. 지난 2017년 70년 경력의 최고령 모델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카르멘 델로피체(1931년생)'의 기록도 가볍게 깰 수 있을 듯하다.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 가장 늦은 나이에 모델로 데뷔한 경우는 될 수 있다. 최씨는 유학생 출신으로 교수로 은퇴했는데 이번에 딸 김희경(56)씨에게 참가를 권유했다가 두 사람 모두 오디션을 통과해 함께 무대에 서게 됐다. 어머니 최씨는 디자이너 옷을 피팅할 때 하복부가 거슬린다고 개인 다이어트까지 했다. 김희경씨는 "평소 어머니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했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도 배우셨다"며 "도전하는 삶을 살아 오신 것을 알고 있어서 가족들은 걱정 대신 모두 대찬성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색 참가자도 있다. 바로 타인종 라니(84).한인 스텔라(74) 아플라낼프씨 부부다. 스텔라씨의 권유로 남편도 흔쾌히 무대에 서게 됐다. 주류사회 어디에도 없는 기회라 두 사람은 들떠 있을 정도다. 함께 무대에 서는 태권도 사범인 정종오씨도 "바쁘지만 그럼에도 참여하는 것이 바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참가자인 제니 김씨는 "노동절 연휴에 여행도 안가고 연습에 열중했다"며 "우리 세대는 젊어서 이런 기회가 없었다. 너무 해보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정인씨도 "실버세대에게 이런 행사는 정말 용기가 생기고 동기가 부여된다"며 "몇 번 연습을 했는데 같은 참가자들끼리 모여 별도 연습을 할 정도다. 새로운 열정에 모두 기쁘게 참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 주최자인 한미메디컬그룹(회장 박태호)과 더불어 시니어들의 청춘을 일깨워주자는 취지에 공감한 후원자들이 있다. 시니어 모델에게 옷을 입히는 6개 업체 모두 무료로 의상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7번의 연습을 진행하는 니키 장 트레이너도 재능기부로 행사를 돕는 자원봉사자다. 행사 당일 무대도 패션쇼를 위해서 평소와 달리 T자형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김혜정씨는 "기획부터 개최까지 불과 6개월 만에 진행됐다"며 "행사 당일까지 별 사고 없이,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성공적인 개최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행사 성과를 평가, 매년 개최를 결정하게 된다"고 귀띔했다.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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