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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특별한 가족 여행

정현숙 / LA
정현숙 / LA 

[LA중앙일보] 발행 2019/09/10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09/09 18:25

신문을 펼치다 보면 여행 광고란이 나온다. 여행은 상상만으로도 마음 설레게 하고 즐겁다.

이민 초기 자녀 키우며 살기 바빠 여행은 생각지도 못했다. 시간이 흘러 조금 여유가 생겨 이런저런 기회에 몇 군데 가보기도 했다,

하지만, 3남매 모두 결혼 시키고 각자 가족이 생기고 보니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간다는 것은 생각뿐이었지 실행하기는 참 힘든 일이었다. 거기에 더해 암으로 3차례나 대수술을 겪은 나로서는 온 가족 여행은 이제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매년 우리 부부의 결혼 기념일을 마련해 주는 3자녀의 2011년 45주년 기념일은 수술 후 회복기에 들어선 나를 위한 특별 모임이었던 것 같았다. 프로그램도 다양했다. 그때 '아, 이런 모임을 몇 번이나 더 할 수 있을까?'라며 혼자 가슴이 아팠다.

막내 딸이 갑자기 "엄마, 다음 50주년 기념일에는 식구 모두 크루즈 여행가요"라는 말에 큰딸, 둘째 아들도 좋은 생각이라고 찬성했다.

나는 속으로 '그래, 고맙구나. 그런데 5년 후를 어떻게 장담하니. 지금도 하루하루 전쟁을 치르듯 견뎌야 하는데…'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말은 씩씩하게 "그래, 그러자꾸나. 가지 머. 다함께 가자!"라고 했다.

그리고는 그 일은 잊어버리고 세월은 지나갔다.

드디어 2016년, "엄마, 올해에요 올해!"라며 정말로 가족 여행 예약을 했다고 한다.

마지막에 큰 사위가 바빠서 빠지게 되고 7살부터 25살까지 7명의 손자손녀를 앞세우고 14명의 대가족이 크루즈 여행길에 올랐다. 거실 벽에 붙어 있는 크루즈 여행 가족 사진을 보며 그때의 즐거움을 떠올려 본다.

막내가 "엄마, 55주년에 우리 또 가요" 한다. "아이고, 5년은 너무 길다. 2년씩으로 하자" 하니 안 된단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벌써 3년이 흘러갔다.

'그래, 좀 더 견디고 또 가볼까?' 욕심을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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