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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회원치 않아"…할머니의 눈물…벽돌로 이웃 살해 오천용씨

김은정 기자
김은정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19/09/11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9/09/10 22:49

오렌지색 수의 차림 첫 출두
영사 면담 "가족·친지 없어"
전문가 "독거 노인 관심 필요"

한인 할머니들 간의 금전 문제와 노인아파트의 폐쇄성이 끔찍한 참극을 일으켰다.

메릴랜드주 블래던스버그 지역 한 시니어 아파트에서 '3만 달러' 채무 문제로 시작된 오천용(73) 할머니와 박화자(82) 할머니간의 말다툼은 오 할머니가 박 할머니를 벽돌로 수차례 내리쳐 살해하는 비극으로 끝났다. <본지 9월10일자 A-1면>

사건이 벌어진 노인아파트의 이웃들과 워싱턴DC 한인사회는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10일 PG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열린 보석 심리에는 피의자인 오 할머니가 짙은 오렌지색 수의를 입고 나타났다. 큰 소리로 무언가 판사에게 말했지만, 분노와 짜증 섞인 말은 영어인지 한국어인지도 분간하기 힘들었다. 국선변호인은 통역인 부재로 심리 연기를 요청했다. 판사는 받아들여 17일 오후로 연기했다.

김화성 PG 카운티 한인회 회장은 "에머슨 노인 아파트는 지역사회에서는 구심점 역할을 하던 장소였다. 한인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다른 주민들도 사건 충격으로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한인회에서 한인 정신과 닥터나 상담사들을 연계해 필요한 분에게 상담 제공을 추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주미한국대사관 김봉주 영사는 어퍼 말보로 소재 구치소에서 오 할머니를 면회했다.

김 영사는 "변호사 외 일체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히셨다. 가족이나 친지 등 면회 올 사람도 없다며 눈물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인 독거노인이 처한 현실이나 우울증 등에 대해 커뮤니티 차원의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혼자 사는 한인 노인들은 이민생활 특성상 우울증에 빠질 위험이 크고, 분노 조절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홉스프링 상담소 권미경 원장은 "특히 노인아파트의 어르신들은 협소하고 제한된 공간 속에서 갈등을 해결할 스트레스 해소 창구가 적은 편"이라며 "화가 나는 상황에서 충동을 제어할 장치가 약해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스로 미리 황혼을 준비할 것과 가족들의 밀착된 관심, 한인 사회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좋은마음연구소 송은희 상담사는 "노년에 갑자기 생활습관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그 전부터 적극적으로 시니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훈련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원로목사회 총무 김영숙 목사는 "노인들이 다양한 모임에 참석할 수 있도록 여러 단체에서 운전을 지원하는 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숨진 박 할머니는 한국에서 싱글맘으로 살아왔으며 지난 1980년대 외아들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왔다. 미국에서 태어난 9명의 손주와 3명의 증손주를 두고 있다.

박 할머니는 아들 내외를 대신해 어린 손주들을 돌봐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할머니의 장손자인 앤디 권씨는 "우리 가족들은 할머니를 숨지게 한 오 할머니에게도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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