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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여론조사로 트럼프를 이길까

[LA중앙일보] 발행 2019/09/13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09/12 19:26

지난 1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9선거구 연방 하원의원 재선거에서 공화당 댄 비숍 후보가 민주당 댄 매크리디 후보를 2%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사실상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여러 가지 여론조사가 나왔지만 이번 재선거는 현재까지는 대선 결과를 추론할 현실적 자료가 아닐까 싶다.

선거 결과 해석은 대부분 '불안한 승리'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였고 특히 9선거구에서는 12%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트럼프 대통령에 호의적이지 않은 언론은 공화당의 승리만큼 12%포인트→2%포인트로 줄어든 격차를 중요하게 다뤘다. 격차가 줄었으니 그만큼 재선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수치는 객관적일 수 있지만 해석까지 객관적인 것은 아니다. 재선거 해석을 보면서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시각도 지난 대선의 반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재선을 돌아보면 트럼프는 처음부터 끝까지 현실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저 일시적이고 돌발적인 혹은 돌연변이적 현상이었다. 아니면 그런 현상이어야 했다. 트럼프는 언론의 지지를 거의 받지 못했고 여론조사에서 이긴 적은 거의 없었다. 많은 이들에게 트럼프는 그저 반대하는 후보가 아니라 서둘러 깨어나야 할 악몽이었고 중간에라도 쫓아내야 할, 연극 무대에 난입한 엉터리 배우였다. 일종의 당위론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승리했고 당위론은 패배했다. 많은 언론은 충격에 빠졌다. 그제야 트럼프를 현실로 인정하고 원인을 찾았다. 그 결론이 '샤이 지지자'다. 평소엔 시치미 떼는 숨어있는 지지자다. 사실 이미 '샤이 지지자'를 발견한 이들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를 거듭할 때 이미 현실을 봤다. 다른 언론이 여론조사와 엘리트의 시각, 당내 역학 구도에 집중할 때 워싱턴포스트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시골 유권자를 취재했다. 그들의 절망과 분노를 바탕으로 미국에는 거대한 단절선이 있으며 분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를 상대하려면 트럼프가 아니라 트럼프를 밀어 올린 단절선과 분열을 상대하는 것이 맞다. '격차 감소'가 징후로서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격차 감소'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자기 만족적이다. 여론 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는 17%포인트까지 우세했다. 민주당은 60년 만에 승리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 상황과 비슷하다.

민주당 주요 대선 후보가 가상 대결에서 모두 트럼프에 앞선다는 여론조사도 지난 대선에서 그랬듯 자기 확신에 빠지게 하는 경향이 있다. 주별로 선거인단을 뽑는 선거제도에서 전국 조사의 가치는 제한적이다. 지난 대선에서 클린턴의 총득표수가 많았던 사실이 이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전국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주가 중요하다. 그중 38개 주는 판세를 바꾸기 어렵다. 가주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는 것은, 와이오밍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 것만큼 어렵다. 50% 차이로 이기나 0.01% 차이로 이기나 승자 독식은 똑같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12개 경합주, 그것도 시골 지역에 집중해 7개 주에서 이겼다. 클린턴은 4개 경합주에서 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했다. 압박과 공세를 중국에 집중하고 다른 국가와는 대결에서 유화 국면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3주 사이 연방준비제도에 제로 이하까지 언급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한시적인 급여세 인하와 50년 만기 국채 발행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분명한 경기 부양 의지이며 대선 전략이다. 트럼프를 이기려면 여론조사만이 아니라 이런 정책의 손끝이 가르키는 저 아래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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