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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거라지 세일의 기쁨

박영혜 / 리버사이드
박영혜 / 리버사이드 

[LA중앙일보] 발행 2019/09/14 미주판 14면 기사입력 2019/09/13 19:42

주말에 집의 차고나 집 앞뜰에 헌 옷가지며, 잡동사니들을 펼쳐 놓은 것을 보았다. 거라지 세일, 야드 세일이라고 했다. 입던 옷가지며 헌 물건들, 고물 같아 보이는데 사가는 사람들이 있다니! 남 쓰던 물건이나 옷을 사다니 이해가 안 되었다. 나는 꺼림칙해서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교회에서 중고등부 청년 팀에서도 나름대로 필요한 자금을 위해 거라지 세일하는 것을 보며 이해가 되었다.

쓰던 물건이지만 버리기에는 아깝고, 싼 가격에 팔면 필요한 사람이 쓸 수 있었다. 우리도 컴퓨터 의자가 터무니없이 비싸, 10불짜리 거라지 세일에서 구입해 한 십여 년을 썼다.

우리 동네는 커뮤니티에서 일 년에 봄과 가을에 공동 거라지 세일을 토요일 오전만 한다. 우리도 지난 주말에 거라지 세일을 했다. 회사 주재원으로 미국에 왔던 조카가 버리고 간 물건 중 아까워서 가져왔던 물건과 우리가 쓰던 것들을 정리했다. 옷 종류는 안 하기로 했다. 집에는 별 쓸 일도 없고 어디에 기부할 만하지도 않고, 잘 쓰지 않지만 필요하여 살 때는 제값 주고 사야하는 것들, 오랫동안 쓰지 않아 녹도 생긴 연장을 "다섯 개 묶어 5불".

어느 할아버지가 사가셨다. 앞으로 쓸 일 없을 것 같은 텐트는 "공짜". 부엌 수리하다 남은 모노륨 커다란 조각도 다 줬다. 헌 가방은 2불인데 할아버지에게 1불. 거의 모두들 1~2달러씩 깎아 달란다.

깎는 맛이 거라지 세일의 재미인 것 같다. 완판은 안됐지만 우리는 두 시간 만에 파장했다. 필요한 사람들은 싼 가격에 사 가고, 우리는 오랫동안 쓰지 않고 이사 다닐 때마다 아까와 버리지도 못했던 것들을 처리했다.

사가는 사람들도 필요한 것 싸게 샀다 싶어 웃으면서 간다. 우리는 묵은 짐 치운 느낌에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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