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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참된 믿음

박재욱 법사 / 나란다 불교아카데미
박재욱 법사 / 나란다 불교아카데미

[LA중앙일보] 발행 2019/09/17 종교 26면 기사입력 2019/09/16 19:42

와서 보라!

"붓다에 의해 잘 설해진 법은 저절로 드러나는 것이고, 시간을 넘어선 것이며,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는 것이며, 슬기로운 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진리이다."(앙굿따라 니까야)

사람이 종교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종교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기에, 붓다는 당신의 말씀도 무조건 믿지 말고, 와서 보고 믿으라고 했다.

종교에는 닫힌 종교와 열린 종교가 있다.

닫힌 종교는 질문이나 '비판적 사유'가 원천적으로 차단된 '묻지마 종교'로, 도그마의 종교이다.

그런 종교는 맹목적 신앙을 강권하여, 신도들을 종교적 '피터팬 신드롬'의 희생자로 만든다.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심리적 퇴행상태로 빠뜨려 영원히 어린애로 남게 하는 것이다.

종국엔 그들을 맹신자에서 광신자로 만들어, 노예화하는 종교이다. 회심의 미소는 누가 짓는가.

누구든지 와서 보라. 그러면 알고 믿게 될 것이다. 불교는 알 수도 볼 수도 없는, 형이상학적이거나 맹목적 믿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심지어 붓다는 제자들에게 스승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확인의 대상으로, 맹목적인 믿음을 갖지 말고, 설한 내용을 몸소 실천하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고대중국의 순자는 '믿을 것을 믿는 것이 믿음이고, 의심할 것을 의심하는 것도 믿음'이라 했다. 의심할 만한 것을 무조건 믿으면, 눈물 흘릴 일만 남는다. 부처와 극락을 팔고 지옥으로 겁박하는 사이비를 제외하면, 불교는 본질적으로 열린 종교이다.

아무튼 '참된 믿음'을 위한, 진리의 인식과 성취과정을 요약하면 이러하다.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 없이 청정하다고 보아 여김으로써, 믿음(信)을 일으킨다. 믿음이 생겼기에 찾아가 귀 기울인다. 가르침에 이해(解)와 승인이 생기면 정근(行)하면서 그 진리를 체험한다. 진리는 이렇게 인식한다. 그 가르침을 닦아 익혀서 실천하는 것이 진리의 성취(證)이다."(맛지마 니까야)

붓다의 입멸 후, 400~500년이 지나 대승불교(BCE 1세기)가 흥기한다. 대승은 이전의 불교를 계승, 확대 발전시킨 불교이며, 궁극인 '한줄기 부처되는 길'(일불승)의 수행단계로, 초기 불교의 참된 믿음을 토대로 한 '신.해.행.증'을 제시한다.

까닭에, 대승의 믿음 또한 맹목적일 수 없다. 신뢰를 바탕으로 가르침을 이해하고, 실행에 옮겨 체득하여, '확신'하는 과정까지 포함하는 참된 믿음이어야 한다.

그렇다. 불퇴전의 확신, 그것을 밑절미로 동력으로, 대승의 거대담론은 전개된다. 시.공 그 너머로.

(참된) "믿음은 도의 근원이자 공덕의 어머니요 일체 선한 법을 길러낸다."(대승의 화엄경)

musagu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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