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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소외감?…시간 많은 우리가 더 즐겨요"

인생 후반 즐기는 '실버 서퍼'들
베이비붐 세대들 인터넷에 더 적극적
SNS 이용 기본…온라인 쇼핑도 척척

시니어 세대의 디지털 수요가 증가하면서 교회, 데이케어 센터 등 관련 기관에서도 디지털 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다. 사진은 애틀랜타 연합장로교회 시니어행복대학에서 어르신들이 스마트폰 활용법에 대해 배우고 있다.

시니어 세대의 디지털 수요가 증가하면서 교회, 데이케어 센터 등 관련 기관에서도 디지털 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다. 사진은 애틀랜타 연합장로교회 시니어행복대학에서 어르신들이 스마트폰 활용법에 대해 배우고 있다.

종이통장, 영수증, 매표소는 사라지고 스마트폰, 키오스크 등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시니어 세대는 늘상 해온 일도 자식이나 타인의 도움 없이는 어려워졌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박막례 할머니(Korea Grandma)는 맥도널드에서 "(키오스크로는) 마음대로 주문할 수 없어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시니어 세대는 디지털 소외 계층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요즘 시니어 세대는 마냥 손 놓고 있지만은 않는다.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하기 위해 컴퓨터 강좌를 듣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발하게 활동한다. 인터넷 서핑을 잘하는 노인이란 뜻의 실버 서퍼(silver surfer)란 단어가 널리 쓰이고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는 정보통신기술(ICT)에 친화적이고 경제력까지 갖춘 '액티브 시니어'로 급부상하고 있다.

50대 이상 유튜브 점유율 1위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18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50대의 스마트폰 보유 비율은 2012년 31.4%에서 2018년 97.7%로 급증했으며, 60대도 같은 기간 6.8%에서 86.3%로 증가했다. 전체 고령 인구수가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절대적인 이용자 수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다.



스마트폰 보유자 수뿐만 아니다. 카카오톡과 같은 인스턴트 메시지를 이용하는 60대 이상 1인 가구는 86.1%에 달하는 것처럼 시니어들은 적극적으로 스마트 기기를 생활에 이용하고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최근 대한민국 모바일 동영상 플레이어와 편집기 앱 사용 시간을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 이용자가 세대별 유튜브 점유율(95%) 1위를 차지했다.

50대 이상 고객이 한 달간 유튜브에 머문 시간은 지난 4월 기준 101억분이며 10대(89억분), 20대(81억분), 30대(61억분), 40대(57억분)의 월 사용 시간보다 많다. 지난해 50, 60대의 해외직구 증가율도 2017년 대비 42% 늘었다.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게임기처럼 젊은층이 선호하는 제품 구매도 크게 늘었다.

미주 한인 사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민 세대의 고령화와 함께 소비의 주체는 자연히 시니어로 이동했다. 시니어들은 아마존 등에서 온라인 쇼핑을 하고 SNS를 즐겨 한다. 모바일 앱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볼 수도 있다.

83세 할아버지도 포토샵 공부

애틀랜타의 둘루스 중앙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컴퓨터 강좌에는 1936년생 할아버지도 있다. 포토샵 수업을 수강 중인 이진우(83)씨는 "선생님이 차근차근 가르쳐줘서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면서 "포토샵에 이어 다른 프로그램도 배워서 컴퓨터 프로그램 마스터가 되도록 열심히 배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은오 강사는 "처음에는 마우스 잡는 것조차 어려워하시던 분들이 열정을 갖고 하나씩 하나씩 익혀 나가는 모습에 오히려 강사인 내가 감동을 받았다"면서 "과거에 머물지 않고 새로움을 익히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연합장로교회가 운영하는 시니어 행복대학에서는 매주 토요일 '카카오톡 정복'과 '스마트폰 기초' 수업을 한다. 매 수업마다 60여 명의 한인 시니어가 참가한다. 수업을 듣는 한 어르신은 "카톡이 뭔지 몰랐는데 이제 알게 되어 속이 시원하다"면서 "요즘 좋은 글귀나 영상이 있으면 친구들에게 전달하는 재미에 빠졌다"고 말했다.

미셸 김(75)씨도 "TV도 없던 시대에 태어나 흑백 텔레비전이 UHD TV가 되기까지 지켜봤다"면서 "손주들 동영상을 보고 영상통화를 하려면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워둬야 한다"고 말했다.

시니어센터, 어르신 교육 나서

시니어들의 디지털 수요가 증가하면서 한인 시니어들이 모여 있는 시니어 데이케어 센터에서도 스마트 기기 사용법 등 디지털 교육을 활성화하는 추세다.

50대 후반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이는 시니어 데이케어 센터에서는 시니어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강좌를 진행한다. 전원을 켜고 끄는 법부터 터치하는 법, 연락처 등록하기 등 실생활에 필요한 기능, 아이패드로 드라마 보기, 노트북으로 유튜브하기 등 다양한 기능을 함께 연습한다.

애틀랜타 한인 시니어 데이케어센터인 청솔시니어복지센터도 그 중 하나다. 일주일에 1-2회 스마트 기기 작동법을 알아보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센터를 다니는 시니어 130여 명 중 약 80%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1회성으로 가르치다가 점점 시니어들의 수요가 늘면서 하모니카 수업, 노래 교실 등처럼 프로그램화하게 됐다. 센터에 다니고 있는 한 어르신은 "센터에서 배운 내용을 주변 친구들한테 가르쳐주고 있다"고 전했다.

시니어의 디지털 활용은 시니어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오고 있다. 스마트 기기 사용법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혜영 매니저는 "어르신들은 젊은 사람들과 다르게 기계 자체를 만지고 작동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자긍심을 느끼신다"면서 "단순히 디지털을 익혀 생활의 편리함을 도모하는 데서 나아가 손가락 감각, 인지 운동, 기억력 향상, 사회적인 관계 확장 등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배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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