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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공정한 사회를 꿈꾸는 국민들

김재동 / 의사
김재동 / 의사 

[LA중앙일보] 발행 2019/09/21 미주판 14면 기사입력 2019/09/20 19:07

아무리 발버둥치며 열심히 살아도 구조적 사회병폐 때문에 자기의 꿈을 이룰 수 없다면 그런 사회에서 사람들은 좌절할 수밖에 없다. 그 좌절이 도를 넘으면 사람들은 분노한다. 지금 한국사회가 그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불만이 뜨겁다.

문재인 정부 첫 출범 당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구호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기대를 걸었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것이 그저 말에 불과했고 허망한 꿈이었음이 밝혀졌다. 한국민들은 실망하고 좌절하고 그래서 분노하고 있다.

혹자는 미국에 이민와 미국시민으로 살면서 고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런 문제에 왜 열을 올리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국가나 정치 이전에 삶의 보편적 가치관에 관련된 문제다.

불의 보다는 정의가 승리하기를 바라는 인간적 염원 때문이다. 모든 이가 평등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너와 나, 우리의 믿음이다. 분명 보수와 진보를 초월하는 가치관의 문제다. 비단 한국만이 아닌, 지구 어떤 나라에서라도 인류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구현이다.

밤잠을 설치며 공부에 전념하는 학생들의 꿈은 오직 하나다. 자기가 원하는 학교에 들어가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통해 행복한 삶을 이루어나가기를 염원한다. 그런데 만약 이 염원이 누군가의 불합리한 행동이나 편법 때문에 피해를 입는다면 참을 수 있겠는가.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도 밥그릇을 건들면 으르렁 거린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들어가기 힘든 명문학교를 한번도 아니고 부모 잘 만난 덕분에 들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힌다면 내 일 아니라고 못본 척 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가난한 집안의 학생이나 우수학생을 위한 장학금을 돈 많고 힘있는 권력자의 공부 못하는 유급자가 받는다면 이건 분명 잘못된 것이다.

사회부조리를 넘어 법을 위반한 심각한 행위다. 이런 행동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에게 법의 공정한 관리를 책임지는 직책을 맡긴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공정한 사회를 염원하는 사람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

물론 인간적으로 불행에 처한 조국 장관에 대한 연민 또한 크다. 더욱이 그의 딸과 가족이 함께 겪을 고통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불완전한 인간성을 함께 지닌 인간으로서 그 누가 떳떳하게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하지만 자식하나 제대로 보호해 줄 수 없는 무능함으로 심한 자괴감을 앓고 있을 수많은 이땅의 아버지들을 생각한다면 이 또한 읍참마속의 심정이 아니겠는가. 자식들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 없고, 스펙도 쌓아 줄 능력도 되지 못하는 대다수 아버지들의 고통을 생각해야 한다.

입으로는 정의와 공정을 말하면서 뒤로는 온갖 특권과 반칙을 일삼은 위선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알고 보면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은 인간만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부끄러움을 참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공정한 사회를 염원하는 평범한 시민들의 꿈을 깨뜨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아마도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봉사일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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