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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한글 세계문자화를 향한 큰 걸음

이정근 / 목사
이정근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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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9/09/23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9/09/21 22:19

세종대왕께서 벌떡 일어나 덩실덩실 춤추실 일이 생겼다. 캘리포니아주 상하원에서 10월 9일 한글날을 '한글 데이'(Hangul Day)로 제정하는 결의안이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만장일치였다. 한반도 밖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란다.

"나라 말씀이 중국과 달라서 한문과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 그래서 교육이 부족한 백성들이 자신들의 뜻을 능히 표현하지 못한다. 이를 안타깝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든다. 모든 백성이 쉽게 익혀 일상생활을 편안하게 하고자 함이다." 1446년 10월 상순에 발표된 '훈민정음 해례본'에 기록된 세종대왕 서문을 현대말로 풀어썼다. 그 때에는 스물여덟 글자였던 것이 네 글자는 지금 사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훈민정음의 글자명칭도 근대에 주시경 선생이 '한글'이라고 바꾸었다.

한글은 우수한 문자 체계이다. 지구 위에는 지금 4000여 개의 언어와 40여 개의 글자들이 쓰인다. 그 가운데 글자 자체로만 평가한다면 한글이 가장 우수하고 효율적인 문자이다.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언어학자들의 찬사가 쏟아져 나왔다.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이라는 구체적 인물들이 발명해 냈다는 점, 발음기관에 맞추어서 글자를 만들었다는 점, 불과 스물 넉자로 어느 나라 말이나 모두 적어낼 수 있다는 점, 컴퓨터 시대에 갈수록 효용성이 높다는 점 등. 그것도 지금부터 570년 전에 발명되었다.

한글이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들, 그리고 글자가 없는 다른 몇 인종들에게 그들의 언어를 기록하는 문자로 채택 보급되어가고 있다. 중국의 한문글자는 컴퓨터로 사용하는 일에 있어 매우 불편한데 그걸 영어 알파벳보다는 한글을 사용하면 훨씬 더 편리하다는 이론을 제공한 분도 있다. 필자와 한 동네 살고 있는 안마태 성공회 신부다.

하지만 한글이 세계적 문자로 사용되려면 한국의 국력과 문명이 지구공동체를 주도하는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지금까지 지구 역사에서 국제 통용어로 사용된 언어는 그 나라의 국력과 정비례되었다. 알렉산더 대왕의 마케도니아 국력이 헬라말을 국제통용어로 만들었다. 중국의 국력이 한자어 문화권을 오래도록 형성해 놓았다. 로마제국 문화권이 라틴말(이태리,스페인, 포르투갈어)을 국제언어로 만들었다. 독일, 프랑스, 특히 러시아 말도 국제통용어의 지위를 확보했다. 지금 우리는 대영제국과 미국의 국력이 창출해낸 영어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 같은 국제언어는 종교문화와도 밀착되어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말이 국제통용어가 되고 한글이 세계 각국의 문자체계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낙관적이지는 않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특히 한글문자는 지구공동체의 문자로 등극할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지금 우리 코리안들에게 힘을 실어준 사건이 바로 캘리포니아주의 '한글 데이'다. 남북한이 힘을 합치고, 세계에 흩어진 코리안 디아스포라와 선교사들이 적극 나선다면 우리 코리안들이 한글강좌를 하기 위하여 온 지구를 누빌 날이 곧 올 수도 있겠다. 그것을 위하여서도 어서 속히 남북이 협력하여 경제강국, 문화강국이 되어야 하겠다.

한글을 지구문자로 등극시키는 일의 첫 이정표를 세운 캘리포니아 주의회와 수고한 분들께 우렁찬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이 일이 더 큰 열매를 맺도록 우리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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