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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 토크] 캐버노 성폭행 혐의는 가짜뉴스

뉴욕타임스(NYT)가 오보의 오명을 자초했다. 심지어 폴리티코, AP통신 등 좌파언론 진영에서도 'NYT가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있을 수 없는' '있어서도 안 되는' 오보를 보도해서다. NYT는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오보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4일 보도된 NYT 오보는 향후 언론계에서 '최악의 가짜뉴스'로 언급될 것이다. NYT 기자 로빈 포그레빈과 케이트 켈리는 이날 캐버노가 예일대 1학년 시절에 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가 있다고 보도했다.

내용은 이렇다. '당시 기숙사 파티에서 캐버노는 바지를 내린 상태였다' '친구가 뒤에서 미는 바람에 캐버노 성기가 한 여학생 손 안에 들어갔다.' 마치 야구공이 글로브에 들어간 것처럼. '당시 캐버노 학급동료였던 맥스 스티어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고 NYT는 전했다.

다른 미디어에서도 NYT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 한국과 한인 언론을 비롯한 대다수 해외 언론사도 역시 이 뉴스를 그대로 번역 보도했다. 포그레빈과 켈리는 대특종(결국 오보로 드러났지만)으로 단숨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런데 캐버노 대법관에 대한 책을 저술한 페더럴리스트(Federalist)의 몰리 헤밍웨이 기자가 팩트체킹에 들어가면서 NYT가 망신을 당했다.

NYT가 성폭행 피해자라고 한 이 여성은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한 적이 없었다. 그런 기억조차 아예 없다고 했다. 익명 처리하지 않았다면 이 여성은 즉각 NYT를 제소했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이 기자라고 가정하고 생각해 보라. 이런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무엇부터 확인하겠는가? 당연히 피해 여성과 인터뷰를 시도하는 게 기자의 도리일 것이다. 피해자가 기억하지 못하는 성폭행. 누가 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 스토리다. 하지만, NYT 기자들 대답은 뻔뻔했다. ABC방송 '더 뷰'에 출연한 이들은 여성이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도 "그런 팩트체크는 편집장이 했어야 할 일"이라고 탓을 돌렸다.

이들에겐 여성이 성폭행당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 게 기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 소소한 팩트에 불과했던 모양이다. 이것만 숨긴 게 아니다.

캐버노가 성폭행했다고 주장한 맥스 스티어가 민주당 정보원이자 클린턴 부부 변호사로 활동했던 것도 기사에서 누락했다. 그가 버락 오바마 후원자라는 사실도. 또 스티어는 현장 목격자가 아니라 제3자에게 들었던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스티어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과거 모니카 르윈스키 섹스 스캔들로 곤욕을 치렀을 때 클린턴 변호팀 멤버였다는 것도 역시 뺐다. 더 황당한 것은 NYT 기자들이 이 얘기를 스티어로부터 직접 들은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스티어는 인터뷰를 거부했다.

이들은 "제3자로부터 '스티어가 예전에 그런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카더라 통신'에 의존한 것이다. 오보가 실수에 기인한다면 가짜뉴스(fake news)는 애초부터 의도를 갖고 만들어졌다는 데 그 차이가 있다.

NYT는 그동안 정치적 의도가 짙은 오보를 많이 쏟아냈다. '트럼프 러시아 내통 음모론'은 한껏 키우고 '오바마 전 정부의 트럼프 캠프 도청 스캔들'은 단신으로도 보도하지 않는다. 법무부에서 현재 러시아 음모론 진원지, 오바마 전 정부 도청 혐의를 한창 수사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원래 이번 칼럼 리드(lede)는 'NYT는 쓰레기 언론'으로 하려 했다.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겠다.


원용석 디지털부장 won.yongsu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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