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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다리, 밤새 안녕했나요"

[LA중앙일보] 발행 2019/09/27 미주판 6면 기사입력 2019/09/26 19:26

OC 레이더 기승부리는 남가주 모기

모기 지도

모기 지도

부에나파크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중 발목과 발등을 모기에 집중적으로 물린 한 남성의 발 사진. 가려워 긁고 나니 물린 자리가 벌겋게 부풀었다.

부에나파크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중 발목과 발등을 모기에 집중적으로 물린 한 남성의 발 사진. 가려워 긁고 나니 물린 자리가 벌겋게 부풀었다.

아시안 타이거 모기

아시안 타이거 모기

황열 모기

황열 모기

최근 불청객 넘어 '침략자' 수준 급증
발목 등 집중공격 '앵클 바이터' 별명
웨스트나일 등 옮겨…보건당국 긴장


오렌지카운티를 포함한 남가주에서 발목, 무릎, 발바닥 등 다리를 집중 공격하는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세리토스에 사는 직장인 리디아 이씨는 다리가 가려워 잠을 설쳤다. 모기가 발목, 발바닥을 여러 차례 문 탓이다. 이씨는 결국 새벽에 벌떡 일어나 모기 두 마리를 잡고서야 다시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이씨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모기에 많이 물린다. 또 물린 곳이 너무 가려워 자꾸 긁게 된다"고 말했다.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파크 시의 커먼웰스 애비뉴 인근 주택가 골목에는 OC질병매개체통제국(OCMVCD)이 붙인 빨간색 방제 차량 운행 통지문이 여기저기 나붙었다. "이 지역 모기 중 웨스트나일, 뎅기열, 치쿤구니아(Chikungunya: 뎅기열과 비슷한 열병), 지카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인 사례가 확인됐다. 오후 9시부터 오전 4시까지 방제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란 안내가 적힌 통지문이다.

LA에서도 모기는 골칫거리다. 한인타운에 사는 기자가 오후 8시 집 베란다에 나가 1시간 동안 맥주를 마시며 직접 실험했다. 베란다에 나가자마자 흰 줄무늬가 보이는 모기 두어 마리가 화분에서 날아올라 어디론가 사라졌다. 모습도 보이지 않은 채, 모기들은 기자의 무릎과 손등, 턱을 차례로 저격했다. 베란다 방충망을 어떻게 통과했는지 실내에 있던 아내의 무릎도 한 방 물었다.

부에나파크에서 근무하는 한 50대 남성은 최근 모기에게 발목과 발등을 집중공략 당했다. 그는 "가려워 자꾸 긁었더니 물린 곳이 확연히 부풀어 올랐다"고 전했다.

OC레지스터는 지난 16일자에서 최근 극성을 부리는 모기를 불청객을 넘어선 '침략자(Invader)'라고 규정했다. 극성스러운 모기는 토종 집모기(House Mosquito)인 '큘렉스(Culex)'가 아니다. 큘렉스는 조류의 피를 좋아해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드물다. OCMVCD는 오렌지, LA, 샌디에이고 카운티 일대에서 기승을 부리는 모기는 '흰줄숲모기(Aedes Mosquito)'라고 밝혔다. '아시안 타이거(Asian Tiger) 모기'와 '황열 모기(Yellow Fever)' 등이 흰줄숲모기에 속한다. 두 종류 모두 검은 몸체에 흰 줄무늬가 있어 서로 구분하기 어렵다. 오렌지카운티에서는 5년 전 처음으로 발견됐다.

흰줄숲모기가 부쩍 늘어난 이유는 강한 생명력이다. 유충은 음료수 병뚜껑에 담길 만한 소량의 물만 있어도 성장할 수 있다. 심지어 물기가 없는 상자에서도 모기의 알이 발견될 정도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이 서식지를 찾아 퇴치하기도 어렵다.

반면, 큘렉스는 수 센티미터 이상 고인 물이 있어야 유충이 자랄 수 있다. 흰줄숲모기는 일출 이후 활동을 시작하며 사람의 피를 좋아한다. 또 반복적으로 무는 습성이 있다. 발목을 주로 공격해 '앵클 바이터(Ankle Biter)'란 별명이 붙었다.

OCMVCD는 흰줄숲모기가 웨스트나일, 지카, 황열병 등 열대성 질병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길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흰줄숲모기 서식 분포

OC 북부서 집중 발견
웹사이트서 확인 가능


OC질병매개체통제국(OCMVCD) 홈페이지(www.ocvector.org)에 들어가 주소를 입력하면 거주지 주위에 어떤 모기가 서식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OCMVCD 지도에 따르면 황열모기(진한 회색)는 OC 중, 북부지역에서 주로 발견된다. 아시안 타이거 모기(검정 테두리 안 흰색)는 파운틴밸리, 웨스트민스턴, 헌팅턴비치 등 카운티 서부가 주 서식처다. 그러나 부에나파크, 로스무어, 오렌지 시에서도 발견됐다. 가든그로브와 라하브라 일부 지역에선 오스트레일리아 뒷마당 모기(흰색 테두리 안 검정색)가 확인됐다. 상대적으로 카운티 남부에선 외래종 모기 발견이 뜸한 편이다. 부에나파크와 가든 그로브 지역 등은 OCMVCD가 방역차로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피해 예방 수칙

고인 물 제거, 방충망 점검해야


보건당국은 모기 퇴치 첫 번째 단계로 주변 물기를 제거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마당에 물이 고인 곳이 없는지 확인하고 풀장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당국은 특히 집 주변에 방치된 웅덩이나 연못, 관리되지 않은 분수대가 있다면 신고(714-971-2421)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기자는 일단 베란다 청소를 시작했다. 화분에 물을 주기 위해 베란다에 두었던 물통도 치웠다. 화분 거름을 만들기 위해 과일 껍질과 계란 껍데기를 흙과 함께 섞어 두었던 상자도 버렸다. 와인병과 맥주캔 등을 담은 분리수거통도 당분간 다른 곳으로 치우기로 했다.

보건국은 창과 문을 수리해 모기가 들어오는 것을 원천봉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질녘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 벌레의 접근을 막는 '벅 스프레이'를 뿌리는 것이 좋다. 집 또는 근처에서 죽은 새가 발견되거나 지나치게 많은 모기가 출몰한다고 판단될 경우, OCMVCD 홈페이지(ocvector.org)를 통해 신고하면 된다. 당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가주에선 62명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남가주에선 오렌지카운티에서 1명, LA서 5명, 리버사이드와 샌버나디노 카운티에서 각 2명씩, 총 10명에게 감염 확진이 내려졌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에 관한 상세한 정보는 웹사이트(Westnile.ca.gov)를 통해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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