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Los Angeles

76.0°

2020.10.20(Tue)

[시 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정부

박철웅 / 일사회 회장
박철웅 / 일사회 회장 
  • 글꼴 확대하기
  • 글꼴 축소하기

[LA중앙일보] 발행 2019/09/30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9/09/28 15:55

자유민주주의 정부의 정의는 1863년 11월 19일 링컨 대통령이 게티즈버그에서 행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이 지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게 해야 한다"는 연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연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고위 공직자를 임명하는 과정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 부적격 시비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20명이 넘는 고위 공직자를 자신의 뜻대로 임명했다. 물론 대통령의 인사권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이 위임한 권한이다. 그러나 헌법의 수권에 따라 제정된 국민의 대표 기관이 행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사람을 임명한 것은 헌법 위반이 아닐 수 없다. 그 중, 조국 법무장관 임명은 독선과 불통의 극치다.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가족을 둘러싼 의혹들이 속속 드러났다. 조 장관 아내와 아들딸은 물론 동생, 동생 전처, 처남, 5촌 조카에 이르기까지 일가 전체이다. 결국 이들이 검찰의 압수 수색과 수사 대상에 올랐다.

대통령은 조 장관과 일가의 숱한 불법의혹과 반대에도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본인의 위법행위가 드러나지 않았다"했고, 조 장관도 앞선 기자 간담회와 인사청문회에서 "나는 압수 수색 당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이 지난 23일 11시간에 걸쳐 조국 법무장관 집을 압수 수색했다. 특히 검찰이 집행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조 장관이 '피의자'로 적시됐다. 조 장관이 수사 대상인 것을 검찰이 분명히 한 것이다.

조국 사태의 본질은 이념이나 진영 논리보다는 법무부장관이 지녀야 할 지극히 상식적인 인간의 도리와 보편적 가치관이다. 인간의 도리는 윤리와 진실이다. 기본적인 윤리와 진실이 결핍되었다면 사문서 위조는 해도 되는 일 정도로 여겼을지 모른다.

더 나아가 조 장관 일가가 탈법과 불법으로 얼룩졌는데도 조 장관을 기어이 법무부 장관에 앉힌 것이 단순한 검찰개혁인지 의구심이 든다. 조 장관이 아니면 검찰 개혁을 할 수 없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과연 조 장관 스스로도 '소명'이라고 느끼는 검찰 개혁은 무엇인가. 조 장관이 아니면 검찰 개혁을 할 수 없다는 것인가. 나라를 온통 불신으로 가득하게 만들어 놓고, 어떻게 검찰 개혁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조 장관이 과거 울산대 강사 시절 "법률관계투쟁은 지배체제가 내세우는 정당성의 모순성을 폭로하는 투쟁"이라며 "법 개폐를 쟁취함으로써 민중운동 진영에 유리한 합법고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는 점이다.

진정 이것이 검찰 개혁의 모토가 아니길 바란다. 검찰에 대한 지휘권을 가진 법무부 장관이 자택까지 압수수색 받은 초유의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쯤 되면 조 장관 자신이 장관직 수행에 법률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그나마 조 장관을 임명해 준 대통령에 대한 예의일 게다.

온 나라가 조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심한 피로감을 넘어 비애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에 직시해야 한다. 지금 국민들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희한한 정부를 지켜보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정부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여야 함을 일깨운다.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김혜린 재정 플래너

김혜린 재정 플래너

김준서 이민법 변호사

김준서 이민법 변호사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