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84.0°

2019.10.21(Mon)

부모 마음과 다른 2세들의 결혼 풍속도

James Lee
James Lee

[시카고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9/30 16:48

창간 40주년 특별기획(2) - 시카고 한인사회 이슈 3제

1세 부모들과 달리 2세 자녀들은 한인 배우자를 만날 기회도 적고 결혼에 대해 상대적으로 느긋하게 생각하는 편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1세 부모들과 달리 2세 자녀들은 한인 배우자를 만날 기회도 적고 결혼에 대해 상대적으로 느긋하게 생각하는 편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유학생-이민자 유입 축소… 만날 기회도 줄어
▶타인종 배우자 늘고 결혼시기도 점점 늦춰져

#. 70대 한인 1세로 자녀 셋 모두가 미혼인 C씨, 외아들인 50대 미혼 의사를 둔 L씨, 세 자녀 중 막내만 결혼하고 40대 약사 등 다른 두 자녀는 미혼인 70대 한인 여성 K씨. 이처럼 싱글을 선택하는 한인 남녀 2세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민 1세 부모들의 고민 가운데 하나가 자녀 결혼이다. 은퇴 이후 건강, 재정과 관련한 고민도 적지 않지만 적지 않은 나이에도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결혼할 생각도 없다는 자녀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염려가 적지 않다. 막상 결혼한다고 했을 때 배우자가 한인이었으면 하는 부모와 인종은 관계 없다는 자녀들의 의견이 상충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중•고교 시절 교회나 성당에 다니다가 혹은 성경공부를 통해 자연스레 교제가 이루어진 경우는 쉽게 결혼이 성사되기도 한다. 대학 재학 시절 같이 클럽 활동을 했거나 밴드에서 팀웍을 맞췄던 캠퍼스 커플도 결혼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인 이민사회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이민자 유입마저 줄어드는 경향이어서 마땅한 배우자를 찾는 게 쉽지 않다. 한국으로부터의 가족 초청 이민자들이 점점 줄어든 관계로 한인끼리의 결혼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다수 한인들의 시각이다.
한인 3명 중 둘은 배우자가 타인종인 경우가 많다. 중국인, 일본인, 베트남인, 필리핀인 그리고 미국인, 유럽인, 흑인 등 다양해지고 있어 한인끼리 결혼한다면 주위 사람들이 오히려 놀라는 눈치다. 친지의 소개로 한국에서 배우자(주로 여성)를 데려오는 경우도 있다. 초창기 몇 년은 문화 차이로 갈등을 겪을 수는 있으나 결혼 연륜이 쌓이며 극복해 가는 경우가 많다.

한인 1.5세로 시카고 소재 한국 대기업에 근무하는 한인 김 모씨의 말이다.

“한인 2세들끼리는 너무 잘 아는 사이라 누구를 사귀면 금방 소문이 나곤 한다. 배우자를 고를 때 아예 공항에 가서 입국장에서 픽업하는 것이 낫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다.”

김 씨는 “이민의 물결이 잦아들었고 새로 시카고에 오는 케이스는 주로 유학생이 주류를 이룬다. 여학생이건 남학생이건 한국 비행기에서 내리는 신선한 얼굴을 찾아 사귀는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고 들려주었다.

대체로 전문직에 종사하는 2세들은 결혼을 별로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조바심 난 부모들이 소개를 한다거나 인위적으로 인연을 맺게 해주려고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별로 달갑지 않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식이지만 결혼에 대해 함부로 말을 붙이기가 껄끄러운 모양새다.

문제는 대학을 졸업해도 원하는 직장에 취업이 안 되는 경우, 다시 부모 집으로 들어와 기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른바 캥거루족이라 일컫는다. 요즈음의 새로운 추세이다. 학교 재학 중 Loan을 받아 등록금을 내고 다닌 경우 그 액수를 상환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충분하지 않은 수입으로 아파트 렌트비와 자동차 할부금 그리고 학업 대출금 상환까지 해결하려 하다 보니 수입과 지출이 안 맞아 떨어진다. 이 경우 안타까운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녀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기 곤란하다는 것.

이런 경우 꼬박꼬박 적은 렌트비라도 내게 함으로써 자립의 길을 터주는 것이 현명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에서 조차 많은 젊은이들이 취직이 안되거나 직장에 다녀도 급여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엔 결혼은 엄두도 못 내고 결국 아이를 낳지 않으니 절대 인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에 도달한 것이다.

30대 중 후반의 미혼 아들 둘을 둔 김 모씨는 “부모로서 장가를 빨리 보내고 싶은 마음은 있다”면서도 “그런데 본인들이 결혼을 안 한다고 하지 않고, 하겠다고 하는 이상 감 놔라 배 놔라 간섭하지 못하고 있다. 본인들이 알아서 한다고 하는 이상 옆에서 지켜보는 수밖에 없지 않나. 마음은 급하지만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한인 1세 부모들과 2세 자녀들이 바라보는 결혼에 대한 생각의 차이는 당분간 좁혀지기 힘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인연은 사람의 뜻과 의지만으로는 만들 수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느긋한 자녀들을 바라보는 부모 마음은 늘 애가 탄다.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