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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생활] 법은 만인에게 공평해야 한다

공인회계사 후배와 점심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형, 한국정치 어떻게 보세요. 평소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조국 장관 때문에 보게 되더라고요. 답답해요…." 나도 되도록 한국정치에 관심을 안 가지려 하는데, 조용하다 싶으면 뉴스거리가 터져 자연히 눈과 귀가 간다. 말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정가이고 보니 바람 잘 날 없다.

말로 먹고 사는 직업은 인간의 위선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공통점도 있다. 정치인, 변호사, 성직자 등 도덕과 정의와 선을 외치는 사람들이 막상 자기 욕심 앞에 무릎 꿇는 모습을 보면 일반인들은 더 크게 실망한다. 이들에게는 그만큼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좀 특별한 건 원래 도덕성이 그다지 높지 않아, 여타 정치인들과 달리 위선적이지는 않다는 점이다. 나는 조국 장관에 대해 위선적이라든지, 수신제가에서 실패했다든지, 아니면 지금 벌어지는 각종 펀드와 관련된 의혹 때문에 실망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또한 그가 법무장관으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것도 아니다.

아이들 학교 문제를 떠나 그 스스로 사회주의 노동자 혁명을 운운하더니 정작 그는 미국유학을 와서 석박사를 딴 뒤 귀국해 강남에 아파트를 매입했다. 자신의 생활은 전혀 다르면서 어떻게 사회주의 혁명을 외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도 단순한 위선문제로 넘어가고 싶다. 조국 장관은 그냥 좋은 사람일 수도 있고 좋은 인격자일 수도 있다. 위선자는 좋은 사람이나 좋은 인격자가 될 수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한 국가의 법무장관은 단순히 좋은 사람, 좋은 인격자를 데려다 앉히는 자리가 아니다. 법치주의에 대한 강한 신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법은 만인에게 똑같이 적용되고 법을 위반하면 누구도 예외가 없다는 그런 강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 그런 신념으로 자기 자신과 가족에게도 똑같이 적용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법치에 대해 존중을 하고 국가의 질서가 바로 세워진다.

조국 장관이 법무부 장관 자격이 없다는 것은 이런 법치주의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가 최근 수사 검사에게 전화를 해서 부인이 몸이 좋지 않으니 살살해달라는 식의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더욱 충격적인 건 조국 장관은 자기가 왜 수사 검사에게 그런 식의 대화를 해서는 안 되는지를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법무부 장관이 수사 중인 검사에게 그런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은 법치주의를 떠나 상식에도 완전히 벗어나는 행동이라고 본다. 조국 장관은 검사에게 그의 부탁을 들어달라는 의미에서 그런 말을 던졌을 텐데 법의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행동이다. 일반인 용의자의 남편이 수사 검사에게 그런 청원을 한다고 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수 있지만 법무장관의 입장에서 수사 검사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수사 개입과 다를 바 없다.

법은 누구에게는 따뜻하고 누구에게는 차가운 것이 아니다. 용의자가 아프다고 봐주는 것도 아니다. 이래서 봐주고 저래서 봐준다면 법은 왜 있는가. 법이 냉철할 때 법치주의가 살고 국가의 기강이 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윤상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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