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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희 박사의 '몸&맘'] 몸에 좋다면 물불 가리지 않는 당신

황세희 박사
황세희 박사 

[LA중앙일보] 발행 2019/10/02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19/10/01 21:21

'젊게, 더 젊게, 더 더 젊게'. 21세기 의학계의 화두는 '회춘'이다. 20세기 현대의학은 막 작동을 멈추려는 오장육부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성과를 올렸다. 죽음의 문턱에서 새 생명을 얻는 기적이 하나둘씩 현실화되면서 평균수명도 급속히 증가했다.

대한민국도 1960년대 52.4세에 불과했던 평균수명이 70년대 62세→80년대 66세→90년대 72세로 급증해 지금은 79세다. 삶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집착은 끝이 없다.

과거엔 손자를 보기 시작하면서 은퇴를 준비했을 중년층이 지금은 청년들과 더불어 한창 왕성한 사회활동을 한다. 동시에 "잃어버린 청춘기를 되찾겠다"는 야심 찬 회춘 노력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노력의 결과가 가장 눈에 띄게 확인되는 부위는 뼈와 근육이다. 적절한 운동을 통해 근력과 체력이 향상되면 나이 들면서 찾아오는 온몸의 찌뿌듯함, 여기저기 결리는 듯한 증상이 사라지고 혈색과 피부 탄력이 좋아진다.

체력이 향상되고 활력을 되찾게 되면 회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가장 먼저 관심을 갖는 분야는 노화의 지표인 주름살을 없애는 일이다.

수요는 공급을 창출하게 마련이다. 질병을 치료하던 병원에선 차츰 미용 시술이 활발하고, 각종 시술법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근육을 마비시켜 주름을 펴는 보톡스 주사, 파인 주름을 채워주는 각종 필러(filler) 주입, 피부 속에 일종의 화상을 입혀 피부의 재생과 탄력을 얻는 각종 레이저 시술 등이 진행형이다. 이런 시술을 받고자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부유층 여성일 거란 통념과 달리 남몰래 치료받는 중산층 남성들도 큰 몫을 차지한다.

피부 결이 개선된 뒤엔 노인의 징표인 누런 치아 대신 청년의 고운 아이보리색 치아로 바꾼다. 노안 수술을 받아 은은한 조명의 레스토랑에서 돋보기를 착용하지 않고 음식을 주문하는 노인들이 회춘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다양한 방법의 노화 치료는 결국 미봉책일 뿐이다. 죽음을 부정할 수 없듯, 근본적으로 노화 자체를 막는 묘안은 아직 없다.

이런 현실은 인류의 직계 조상인 호모사피엔스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쉽게 인정할 수 있다. 20만 년의 역사를 가진 인류. 지구란 행성에 인간으로 태어났던 그들 중 99.9% 이상은 50세 이전에 사망했다. 지금도 아프리카 짐바브웨나 아프가니스탄 등 현대의학의 혜택에서 소외된 주민이 많은 국가의 평균수명은 40세 정도에 불과하다.

즉,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길어야 50년쯤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진화의 산물이다. 지금 인류의 당면 과제는 반세기 만에 갑작스레 30년 이상 길어진 평균수명과 호모사피엔스의 생명체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일이다.

길어진 평균수명에 맞게 심신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항노화 치료법에 의존하기보다 하루하루 소중한 내 몸을 조심스레 사용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음식도 소화기가 부담되지 않을 정도로 조금씩 섭취하고, 일도 중간 중간에 휴식을 취하며 피로하지 않을 만큼 하자. 심지어 몸에 좋다는 운동도 조금 숨이 찰 정도로, 심장과 관절에 큰 부담을 안 주는 게 중요하다. '이번 한 번만…'이라며 몸과 마음에 과부화를 거는 '무리수'를 반복하는 일은 노화를 촉진하고, 수명을 단축하는 지름길이다.

▶한국 중앙일보 의학전문 기자 출신인 황세희 박사는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건강증진 예방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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