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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조국 파고 넘어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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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0/04 14:32

'끼니의 단절, 그리고 단절되지 않는 조국 논란'



2019.10.04 3호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프리미엄 콘텐트

Exclusive
by 중앙일보


“끼니는 어김없이 돌아왔다. 지나간 모든 끼니는 닥쳐올 단 한 끼니 앞에서 무효였다. 먹은 끼니나 먹지못한 끼니나, 지나간 끼니는 닥쳐올 끼니를 해결할 수 없었다. 끼니는 시간과도 같았다. 무수한 끼니들이 대열을 지고 다가오고 있었지만 지나간 모든 끼니들은 단절되어 있었다. 굶더라도 다가오는 끼니를 피할 수는 없었다.… 끼니는 칼로 베어지지 않았고 총포로 조준되지 않았다.”(김훈 『칼의노래』중에서)

국어사전에선 끼니를 '아침,점심,저녁과 같이 날마다 일정한 시간에 먹는 밥'이라고 정의합니다. 칼로 베어지지 않고 총포로 조준되지 않는 끼니를, 대열을 지어 다가오고 있는 끼니를 절감한 세대들에선 아침에 만나면 하는 인사가 “아침 먹었니”였더랬습니다.

“좋은 아침”이라는 영어 인사, “좋은 날”이라는 독일어 인사, “기분 좋니”라는 중국어 인사와 달랐던 슬픈 기억들입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33년 만의 자백으로 장기미제사건 목록에서 빠지게 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에게 영화 ‘살인의 추억’ 속 송강호가 던진 애드립도 “밥은 먹고 다니냐”였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600달러. 세계은행 추계입니다. 3만달러를 넘은 건 지난해가 처음입니다. 192개국 중 30위. 원화로 환산하면 3600여만원입니다. ‘내’가 체감하지 못하는 통계상의 숫자에 불과하지만 이 정도라면 끼니를 걱정할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끼니의 역사적ㆍ사회적 적정 규모는 늘 같지 않습니다. 끼니의 단절이라는 공포를 겪은 세대들에겐 예비해야 하는끼니 개념이 추가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끼니 얘기로 Exclusive의 3호를 시작한 건 중의적입니다.

대통령도, 국회도, 그리고 보통 사람들의 밥상머리에서도 빠지지 않는 ‘조국’이라는 논란은 우리의 끼니와 어떤 관계일까요. 우리는 이제 끼니 문제에선 완전히 자유로운 사회일까요. 끼니의 단절을 두려워해본 세대만의 기우였으면 좋겠습니다.

Exclusive 3호에선 VIP독자분들의 요청으로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 스토리를 한번 더 들려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장관의 손을 쉽게 놓아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인연과 관계로 푼 이야기도 들려드립니다.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중앙일보 편집국장 박승희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지난달 27일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법

첫째 이야기
윤석열은 조국 파고(波高 ) 넘어 살아남을까

프롤로그 - 청와대와 대검의 두차례 신경전

9월 2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

고민정 대변인이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대독했다. "엄정하면서도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검찰 개혁은 법, 제도적 개혁뿐 아니라 검찰권 행사의 방식과 수사 관행 등의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 전주 11시간에 걸쳐 진행된 자택 압수수색 등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됐다. 검사들이 발끈했다.

"대통령 말은 지금 검사한테 직무를 유기하라고 지시하는 것 아닌가."(대검 관계자)

이틀 뒤 윤석열 검찰총장 명의의 입장문이 나왔다.
"검찰은 헌법정신에 입각하여 인권을 존중하는 바탕에서 법 절차에 따라 엄정히 수사하고 국민이 원하는 개혁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틀 전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한 답신이었다. '조국 수사=반 개혁' 프레임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9월 30일 오후 1시 20분 청와대

다시 고민정 대변인.
"오늘 오전 10시부터 35분간 조 장관이 대통령에 법무부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예정에 없던 법무부 업무 보고. 기자들이 깜짝 놀랐다. 보고 제목은 '인권을 존중하고 민생에 집중하는 검찰권 행사 및 조직 운용 방안'.
3일 전 대통령 메시지와 거의 일치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강도 높은 검찰 개혁을 당부한 뒤 "검찰총장에게도 지시한다.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하라"고 했다.

하루만인 10월 1일 검찰총장 입장문이 또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한 전국 특수부 폐지 등 즉각 시행할 수 있는 개혁 조치를 단행하겠다는 거였다.

#프레임 전쟁으로 진화하는 조국 수사

닷새 사이, 대통령이 두 번 메시지를 내고, 검찰총장이 두 번 입장문을 내는 이례적 현상이 전개됐다. 청와대 권력과 검찰 권력간 살얼음판 같은 기싸움이다.

"외통수야. 검찰의 비극이자 국정 운영의 비극이지.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에 대통령까지 한건의 수사에 빨려 들어간 건 유사 이래 처음이다. 이걸 어떻게 수습하나. 수사 결론을 내려도 각자 입장에서 믿고 싶은 것만 받아들일 테고. 보통 문제가 아니다."(전직 검찰총장 A)

검찰 수사를 놓고 진영과 진영이 충돌하고 있다. 그 사이 조 장관 관련 수사는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 대 무리한 검찰권 행사' 의 공방에서 여권이 짜고 있는 '검찰 개혁 대 반개혁'의 프레임으로 바뀌고 있다. '정권 대 검찰'이 충돌 양상을 보이면서다. 개인의 도덕성, 사회적 공정과 정의의 문제는 가려지고 있다.

원로 검사들에게 조국 수사의 향배와 윤석열의 운명에 관해 물었다. 일단 대통령이 검찰총장에게 검찰개혁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할 수 있는지부터 짚었다. 헌법 권위자 C의 해석이다.

"정부조직법상 대통령은 법령에 따라 행정부를 지휘·감독 할 수는 있다. 다만 검찰청법(8조)은 검찰사무에 관한 최고 감독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규정한다. 대통령이 인사권자라 하더라도 검찰총장에게 사건과 관련해 직접 이래라저래라 지시해선 안 된다.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둔 지시는 검찰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해친다. 이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의 명분이자목적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 최고 권력자도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행동은 삼가야 한다."

이어지는 스토리는...

#솔직히 우리가 뭘 어디까지 수사했는지 청와대나 법무부가 알기나 합니까"
# 임기제 총장, 또 중도 사퇴할까
에필로그-수사 마무리 후 윤석열의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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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개의 이야기 더...

정치

둘째 이야기
이 다섯 장면을 보면 문 대통령-조국의 관계가 보인다

‘첫인상’이 인간관계에선 대개 절반 이상이다. 권력의 세계도 다르진 않은 것 같다. 복수의 여권 인사들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처음’은 지난 2011년. 당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교수 조국’에게 편지를 보냈다. 손으로 직접 쓴 편지였다. 두 사람, 동행의 시작이었다.

문 대통령에게 '조국'이란 어떤 존재일까. 어떤 존재이길래, 임명강행에 따른 정치적 위험과 국론분열까지 감수하는 걸까.
문 대통령은 조 장관을 임명한 이유로 ‘권력기관 개혁의 완수’를 들었다.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없을까. 인연이나 관계 같은 요인 말이다. Exclusive가 동행의 출발인 편지를 포함해 문 대통령과 조 장관 사이 다섯 장면을 꼽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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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외교

셋째 이야기
김현종의 사람들, 김현종의 용인술

김현종은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시절 자신이 아끼는 과장급 부하직원의 해외출장에 이코노미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주기 위해 자신의 항공 마일리지를 양도했던 인물이다. Exclusive가 확인한 내용이다. 자신에 충성하는 사람에게는 그만큼 화끈한 배려를 한다. '김현종 용인술'이다. 하지만 호불호가 너무 엇갈린다. 처음만나 1시간 내에 '내 사람' '무능한 사람' 구분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조직관리에 적합한 리더는 아니라는 평가도 많다. 지난 회에 이어 현재 대한민국외교의 키맨(Key man)이 돼 있는 김현종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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