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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남북 이슈도 좋은 한국어 교재"

[LA중앙일보] 발행 2019/10/07 교육 22면 기사입력 2019/10/05 14:25

한글날 특집
미국 국방외국어대학(DLI)을 가다

국방외국어대학 한국어과 상급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모습.

국방외국어대학 한국어과 상급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모습.

한국어 교관들, 왼쪽부터 라이언 맥기네스, 앤소니 페드라사, 윌리엄 데이비슨 교관.

한국어 교관들, 왼쪽부터 라이언 맥기네스, 앤소니 페드라사, 윌리엄 데이비슨 교관.

한국전문가 배출하는 DLI
문화·역사·지리 등 공부 다양


북가주 몬트레이에 있는 국방외국어대학(Defense Language Institute·DLI)은 국방부가 운영하는 외국어 대학이다. 입학 대상자들은 전 세계에서 복무하고 있는 미군들이다. 하지만 군인들을 위한 어학교라고 단순히 생각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 졸업한 학생들에게 준학사 학위(AD·Associate Degree)도 발급하는 정식 대학이기도 하지만, 완벽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가르치기 때문이다. 한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어 교육기관 DLI를 소개한다. <본지 10월2일자 A-1면>

◆언어 종류

이곳에서 언어를 공부하고 있는 미군 규모는 연간 2000여명. 미군 산하 각 기관에서 차출된 정예 요원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국방부가 전략언어로 지정한 외국어 중 하나를 완벽히 구사할 수 있도록 집중 교육을 받는다. 현재 국방부가 전략언어로 지정한 외국어는 난이도와 중요도에 따라 4개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다.

난이도가 가장 낮은 카테고리 1과 2는 프랑스어, 스패니시, 인도네시아어다. 이들 언어는 36주 동안 공부한다. 카테고리 3은 히브리어, 이란 공용어인 페르시아어, 러시아어, 필리핀 공용어인 타갈로그, 파키스탄 공용어인 우르두어(Urdu)가 포함된다. 이들 언어를 배우는 교육기간은 48주다.

한국어는 난이도가 가장 어렵고 중요도가 가장 높은 카테고리 4에 포함돼 있다. 이곳에는 한국어 외에 중국어 만다린, 일본어, 파슈토어(아프가니스탄의 공식 언어) 외에 현대 표준 아랍어와 이집트·이라크·레반트에서 사용하는 아랍어도 있다. 이들 언어는 교육 과정이 64주로 길다.

한국어는 연간 350~400명이 배운다. 분기별로 150명 정도가 졸업하는데 초급반을 거쳐 중급반, 상급반 과정에 들어가게 되면 한국어 구사 수준이 한인들 못지 않다. 실제로 DLI 상급반 학생들은 수업에서 한자가 섞인 단어나 외래어 표기까지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언어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문화와 역사는 물론, 지리와 종교, 문학, 미술 등에 대한 공부도 병행하기 때문에 관련 국가에 대한 지식이 상당하다. 한국어 학생들의 경우 추석, 한가위 등 옛 풍습부터 최근에 유행하는 라이프스타일, 음식 문화에다 독도에 대한 이슈나 남북한 관계,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등 정치적인 이슈나 한국 현대사에 대한 내용도 빠짐없이 알고 있다.

상급반에 진학하게 되면 현지 생활을 실습하는 시간도 갖는다. 이 과정은 캘스테이트 몬트레이 베이에 별도로 설치된 '집중 언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된다. 또 우수 학생들은 현지 연수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다. 한국어과의 경우 지난 2005년부터 올 3월까지 총 121회의 현지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같은 기간동안 대만과 모로코 지역에서 진행된 연수 프로그램 횟수는 82건으로, 한국 연수가 상대적으로 많다.

이에 대해 밴 입슨 디렉터는 "한국이 전략적인 국가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지원자수도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교육 과정

한국어반 수업은 보통 교수 1명 당 3~6명의 학생이 배정된다. 그만큼 교수가 학생을 집중해서 가르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수업 시간은 하루 평균 7시간. 숙제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하루에 최소 8~9시간은 한국어를 공부해야 한다. 게다가 한국어과는 수업 시간 뿐만 아니라 건물 안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도록 정해 복도에서도 학생들끼리 한국어로 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업을 가르치는 대부분의 교수는 민간인이지만 미군 소속의 군사 언어교관(Military Lanaguage Instructor·MLI)도 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민간인 교수들은 150여명, MLI는 7명이다. 하지만 다른 언어를 포함해 대학 전체에서 근무하는 교직원들은 1400여명에 달한다.

MLI 한국어과 주임 앤소니 페드로사 중사(38)는 "초급반의 경우 하루 평균 70개의 단어를 외어야 한다. 하지만 최상급반에 올라가면 하루에 외우는 단어가 200개로 늘어난다"며 "스파르타식 교육법 때문에 학생들의 어휘력이 굉장히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텍사스 출신으로 어머니가 한인인 페드로사 중사의 경우 DLI에 온 후 한국어를 정식으로 배워 지금은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페드로사 주임은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 파병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며 "한국어를 배운 학생이었는데 이곳에 돌아와 직접 한국어를 가르치게 되니 보람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입학 시험

DLI 입학 대상자가 현역 군인들인 만큼 입대 과정을 기본적으로 거쳐야 한다. 미군에 입대하려면 17~34세로, 영주권 또는 시민권 소지자이어야 한다. DLI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적성 검사와 언어 능력시험 등 별도의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남가주 대대 스캇 앤드류 리틀 대령은 "군대는 총을 들고 싸우는 곳이라는 선입관념이 있는데 사실 일반 기업 못지 않게 다양한 근무지가 있다"며 "언어병의 경우 실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우수한 두뇌들이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파병 지역도 배운 언어를 사용하는 지역이고 업무도 정보직이 많다"고 설명했다.

◆졸업 후 진로

이곳에서 언어공부를 마치면 보통 해외 미군 주둔지역이나 주요 국가의 미국 대사관에 파병돼 통역병이나 정보요원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또는 특수부대에 배치돼 주요 업무를 맡는 등 개인의 능력이나 특기에 따라 다양한 업무에 배치된다.

라이언 맥기네스 교관도 4년 전 이곳에서 한국어를 배운 후 한국에 파병됐다. 맥기네스 교관(26)은 "학교에서는 아무래도 문법 위주로 가르치고 제한된 내용만 배우게 된다"며 "그래서 학생들에게 나의 경험을 토대로 가능한 폭넓게 한국어를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www.dlifl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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