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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여인, 제주에 빠지다···'해녀 다큐' 제작한 거스텐헤이버 감독

9개월간 동고동락하며 촬영…8일 이매진아시안극장 상영

카르마(업보, 業報)를 믿는 이스라엘 출신 여인이 잠수복과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제주도 감수광’을 불렀다.

달리아 거스텐헤이버(57) 감독은 지난 9년간 제작한 다큐멘터리 ‘해녀, 바다의 여인들(Hae-Nyo, Women of the Sea)’을 들고 뉴욕을 방문한다. 그는 8일 오후 6시 30분 맨해튼 이매진아시안 시어터에서 열리는 상영회에 참가해 관객과 만남의 시간을 연다.

어린이용 상업 영화를 제작자였던 거스텐헤이버와 남편은 스쿠버다이빙을 즐겨왔다. 주로 홍해에서 유영하던 그가 제주 해녀에 매료된 것은 우연이었다.

“48세 생일날 남편이 잠수복을 선물해줬지요. 어느날 다이빙용품 스토어에 비치된 잡지에서 한 여성이 바닷 속 깊은 곳에서 수영하는 사진이 눈에 들어왔어요. 70세나 된 제주도의 해녀였는데 몸이 바닷 속에서 너무 평온하고도 강인해 보였습니다. 순간 가슴이 콩당콩당 뛰기 시작하면서 인생의 흐름, 힘의 비밀을 알고 있는듯한 해녀들과 무작정 살아보고 싶었어요.”



1999년 거스텐헤이버는 몇 달간 제주도에 관한 조사를 한 후 직장을 그만 두었다. 자동차를 팔아서 마련한 디지털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홀로 제주도로 갔다.

한인 영어교사의 집에 방을 얻어놓고, 어떤 날은 해녀들과 함께 바닷 속으로 들어가고, 어떤 날은 촬영하며 처음 3개월을 보냈다.

한국어를 한 마디도 모른 채 제주도로 갔지만, 언어는 문제되지 않았다. 손과 몸짓, 그리고 마음으로 충분히 소통이 됐다. 하루 세끼 밥, 김치, 두부, 생선으로 차려진 밥상에서 해녀들과 마주하며 살았다.

“폭풍이 거세게 불던 날 나는 한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돛을 잡고 있었지요. 해녀들은 폭풍 속에서도 아마존의 여전사들처럼 다이빙하고 있었습니다.”

거스텐헤이버는 2003년과 2005년 다시 3개월씩 방문해 해녀 인수 엄마의 집에서 살며 유방암과 투병 중인 해녀 영하 엄마의 삶을 담았다.

영화 ‘해녀’는 지난 9월 이스라엘에서 열린 제 5회 국제여성영화제에 초대되어 호평받았다.

거스텐헤이버는 실리콘밸리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는 남편과 지난해부터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살고 있다.

이번 상영회의 입장료는 무료. 예약 뉴욕한국문화원 212-759-9550.

박숙희 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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