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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특혜논란에···중2·고1·고2·고3 입시 모두 달라질 판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0/07 13:02



지난 6월 6일 서울 강남구 진선여고 대강당에서 열린 종로학원의 2020학년도 대입 변화예측 및 전략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이 연사들의 설명에 귀 기울이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북의 한 일반고 1학년 아들을 둔 직장맘 김모(53?서울 마포구)씨는 지난달 난생처음 사교육 업체로부터 자녀 입시를 위한 상담을 받았다. 이전까지 김씨는 학원 컨설팅의 필요성을 못 느꼈다. 아들의 학교 내신은 상위권이었고, 동아리?교내대회 활동에도 적극적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달 “대입 전반을 재검토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교육부가 학종(학생부 종합전형)의 공정성을 강화하겠다고 나서면서 김씨는 불안해졌다. 정부가 대입 정시 비율을 높이는 등 개편을 예고한 지 1년만에 다시 입시제도가 달라질까 걱정해서다. 그는 “부모가 입시설명회를 다니며 부지런히 정보를 모아도 금방 바뀌는 정책을 따라잡기 힘들다. 학교도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라 결국 사교육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대입 개편 1년 만에 또 바뀌나” 불안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 특혜 의혹에서 촉발된 대입개편 논의가 대학 실태조사와 학종의 비교과활동 폐지 검토로 이어지면서 학부모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대학 13곳의 학종 실태조사를 마친 후, 11월까지 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동아리 등 비교과활동의 대입 자기소개서의 폐지, 동아리 활동 같은 비교과활동의 반영 제외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가 곧바로 대입에 적용하면 '4년 사전예고제'에 따라 현 중2가 치르는 2024학년도 입시부터 개선안이 적용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실태조사가 끝나지 않아 적용 시기를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 다만 대학별 기준 공개 등 일부 사안은 사전예고제에 해당하지 않아 결정되면 내년부터 적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 열린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종 개선안을 현 중2에 적용하면 현 고3부터 중2까지 입시제도·교육과정·교육환경이 매년 달라진다. 일단 현재 고1·고2·고3은 대입 수능이 제각각이다. 현 고3은 ‘2009 교육과정’을 배우지만, 현 고2부터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하고 있다. 새 교육과정은 문?이과 칸막이를 없애고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한 게 특징인데, 고2는 현재와 비슷한 수능 체제를 유지한다. 원래 교육과정 변화에 맞춰 수능도 바꾸는 게 자연스럽지만, 2017년 대입 개편이 1년 유예되면서 ‘문·이과 통합 수능’ 적용대상이 고2에서 고1로 미뤄졌다.

학년별 입시 제각각, 수능 출제범위도 달라
수능 체제가 다르다보니 학년별로 출제 범위도 차이 난다. 올해 수능을 치르는 고3은 수학에서 ‘가’형은 미적분Ⅱ·확률과 통계·기하와 벡터에서, ‘나’형은 수학Ⅱ·미적분Ⅰ·확률과 통계에서 출제된다. 고2부터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내년 수능은 수학 ‘가’형(이과)에서 ‘기하와 벡터’가 빠지고, 수학 ‘나’형(문과)은 삼각함수 등이 추가됐다. 또 고1은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이라 국어·수학에서 선택과목이 도입되고, 탐구영역에서 계열 구분이 사라진다. 또 제2외국어·한문도 절대평가로 전환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학생부 기재 방식도 학년에 따라 변화가 있다. 지난해 현 고1을 대상으로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고1은 수상 경력은 학기당 1개씩 고교 3년간 6개의 교내 상만 쓸 수 있게 제한하고, 자율동아리 활동은 학년 당 1개만 기재할 수 있다. 소논문(R&E)은 쓸 수 없게 했고 교사추천서도 폐지했다.

기재 내용 축소 등은 당장 고3부터 적용된다. 창의적체험활동의 특기사항은 3000자에서 1700자로,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1000자에서 500자로 줄어든다.

고교체제 개편, 학종 개선안…중학생도 혼란
내년 고교 진학을 앞둔 중3은 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와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자사고 지위 유지)으로 고교 선택에 혼선을 빚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문 대통령의 '교육 개혁' 발언 이후 정부·여당이 ‘외고·자사고 일괄 폐지’를 검토하면서 '경우의 수'가 한층 복잡해졌다. 교육부는 의견수렴 후 연내에 고교체제 개편에 대한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 주도의 고교체제 개편이 이뤄질 경우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중3 아들을 둔 직장인 백모(42?서울 노원구)씨는 “집 근처 자사고가 교육청 평가에서 탈락해 일반고를 알아보다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해서 그냥 보내려고 마음먹었는데, 내년 이후엔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니 당황스럽다. 당장 12월에 입시인데 자사고·일반고 중 어디를 지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학입시 정시확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중2는 이런 고입 혼란과 함께 교육부가 마련 중인 학종 개선안이 처음 적용될 것으로 예상돼 불안감이 한층 크다. 대입·고입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학생·학부모로서는 대입에 유리한 로드맵을 짜기가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커졌다.

중2·3 두 딸을 둔 직장맘 이모(45?서울 은평구)씨는 “교육정책이나 입시제도가 자주 바뀌니 애들 진학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 지 혼란스럽다. 실험용 쥐에 약 실험하듯 검증 안 된 교육제도를 실험하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중1 딸을 둔 전업맘 배모(44·서울 성동구)씨는 “이제는 교육부가 어떤 정책을 발표해도 얼마나 갈지 믿음이 안 간다. 제도 개선도 좋지만, 학생과 학부모가 충분히 대비할 수 있게 시간을 두고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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