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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기념, 전국으로 확산하길…"

[LA중앙일보] 발행 2019/10/09 미주판 13면 기사입력 2019/10/08 17:22

[OC사람들] 가주 한글날 제정 숨은 공로자 박동우 보좌관

교육위원 낙선 후 아이디어 착안
운전하며 쿼크-실바 의원 '설득'

"표결 전 세종대왕 동상에 큰절"
메릴랜드·뉴욕서도 기념일 추진


오늘은 2019년 10월 9일, 한글 반포 573주년이다. 숱한 희비극이 녹아 있는 한글 역사에 올해 '캘리포니아 외전'이 탄생했다. 전국 최초로 가주에서 한글날이 제정된 것이다. 지난달 9일 주의회가 최종 승인한 한글날 지정 결의안 'ACR 109'의 발의자는 오렌지카운티의 섀런 쿼크-실바(민주)와 최석호(공화) 하원의원, LA카운티의 미겔 산티아고(민주) 하원의원이다. 그러나 한글날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하고 추진한 인물은 쿼크-실바 의원의 보좌관 박동우(사진)씨다. 가주의 첫 한글날을 맞아 박 보좌관에게서 결의안 관련 막후 스토리를 들어봤다.



-왜 한글날을 제정해야겠다고 생각했나.

"지난해 부에나파크 교육위원 선거에서 낙선했다. 교육위원이 되면 공립학교 이중언어 교육을 강화하려고 했지만 좌절한 것이다. 쿼크-실바 의원을 대신해 표창장을 주기 위해 한글학교 졸업식에 갔는데 입학생 수에 비해 졸업생 수가 너무 적었다. 한글 공부를 중단한 학생이 많았던 것이다. 한글 교육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한글날 제정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낙선한 덕분이라고 해야 하는가.

"공교롭다. (나는) 그동안 한글과 인연이 깊었다. 1978년 USC를 졸업한 뒤 첫 직장이 통신사 퍼시픽 벨(AT&T의 전신)이었다. 이중언어 서비스 담당자로 일하다 회사에 건의해 LA에 한인서비스센터를 처음 만들었다. 당시 회사는 센터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다. 인구조사에서 한인 수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아서다. 하지만 고 김영옥 대령 등이 다시 인구조사를 해 보고서를 만들었고, 난 그것을 바탕으로 회사에 건의해 센터를 만들었다."

-한글날 제정 운동은 어떻게 진행됐나.

"쿼크-실바 의원은 매주 목요일 새크라멘토에서 비행기를 타고 샌타애나의 존웨인공항으로 온다. 보좌관들이 돌아가며 그를 공항에서 픽업한다. 그때를 노렸다. 공항에서 의원 집까지 가는 40분 동안 나는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설파했다. 그랬더니 의원이 한인단체장 10명에게 한글날 제정 요청 편지를 받아오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 한인단체장으로부터 '한인 관련 사안에서 손을 떼라'는 내용의 편지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OC와 LA 한인회장, 한국문화원장 등으로부터 편지를 받아 의원의 동의를 얻을 수 있었다. 10월 9일 한글날과 결의안 번호를 일치시키고 싶어 열흘 남짓 기다렸다가 6월 27일 결의안을 제출했다."

-통과를 예상했나.

"확신할 수 없었다. 투표 전, 한국에 있었는데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을 찾아가 큰절을 올렸다. 그 정도로 걱정을 했다. 한 명의 의원이라도 반대하면 결의안이 채택되지 않는다. 일본계 의원도 있고 다른 의원이 "일본어, 태국어, 독일어 기념일도 만들어야 하나"라며 반대할 수도 있었다. 한글의 우수성을 설득하고 토론할 시간도 없었다. 다행히 공화당의 최석호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결국 전략이 통해 무사히 통과됐다."

-파급효과는.

"뉴욕과 메릴랜드주 한인들도 한글날을 만들고 싶다고 연락해 왔다. 메릴랜드선 한글날 준비위원회가 발족했고 뉴욕서도 준비위가 꾸려지고 있다. 버지니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다. K팝과 K드라마의 힘은 한글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한글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다음 목표는.

"보좌관으로서 한인과 타인종 커뮤니티의 교량 역할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우리) 의원실에서는 내가 한인 관련 일에만 몰두한다고 지적하지만 그래도 내가 하는 일의 우선순위와 관심은 늘 한인사회에 있다. 아태계와 장애인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이다. 한인 이민사가 주류사회에 더 많이 기록되고 인정받길 바란다."

3세때 소아마비를 앓은 박동우 보좌관은 1970년 가족과 함께 LA로 왔다. USC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직속 장애정책위원으로 활동했다.

2013년부터 쿼크-실바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다. 또 쿼크-실바, 최석호 의원이 2017년 아리랑의 날(10월 20일), 지난해 김영옥 대령 기념 프리웨이 지정 결의안을 공동 발의, 통과시킬 수 있도록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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