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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살리는 핫라인…평균 7분 이내 출동

봉화식의 슬기로운 미국생활 ∥ 911 응급 시스템

미국의 911 연락망은 한국의 119와 흡사한 '도우미 넘버'로 여겨진다. 좋지 않은 위급상황이 발생했을때 24시간 언제나 당국의 도움을 청할수 있는 편리한 번호이기도 하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때에 삶의 안전을 위해 대처할수 있는 응급전화 911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

▶2001년 테러, 9월11일 겨냥

18년전 9월11일(화) 오전 6시30분(LA시간)쯤 뉴욕 맨해튼의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DC의 펜타곤(국방부)을 겨냥해 벌어진 사태는 미국의 긴급전화 911과 숫자가 같아 눈길을 끌었다.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인 오사마 빈 라덴이 일부러 같은 날짜를 선택해 테러를 저지른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911은 미국 전역에서 통하는 안전용 긴급 통신 번호를 뜻한다.



신고자가 연락하면 자동적으로 해당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안전기관 상황실로 연결된다. 공중전화는 물론, 유선전화ㆍ스마트폰(셀폰)으로 911 번호를 누르면 된다. 공중전화의 경우 동전을 넣을 필요도 없다.

지금은 80% 이상이 개인 스마트폰으로 신고된다. 911 번호는 한국의 119와 흡사하다. 이웃 중국ㆍ일본도 같은 번호를 쓴다. 그렇지만 위급상황 전용번호라는 특성 때문에 장난으로 전화했을때는 범죄행위로 처벌받는다.

▶3자리 번호 탄생의 기원

미국에서 911 응급전화 시스팀이 탄생된 계기는 1968년 2월 앨라배마주의 핼리빌에서였다. 앨라배마 전화회사는 인구 4500명의 소도시에서 응급 전화 시스템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개설 초창기에는 소방국ㆍ경찰서ㆍ병원 가운데 어느 기관에 설치할지를 두고 논쟁이 일었지만 결국 경찰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낙착됐다. 이후 응급 전화의 효율성이 널리 보고되며 전국적으로 911을 도입하는 주가 늘어났다.

LA의 경우 1984년 10월1일에 등장했다. 처음에는 LAPD의 일반 신고전화와 병행됐다. 이때문에 교환원과 통화하는데 30초 이상 걸리고 의사소통에 혼란이 생기는 불편이 일어나자 별도 라인을 증설했다. 1987년부터는 오퍼레이터와의 연결시간이 3초로 단축되었다.

LA에서 911 접수가 최고였던 때는 흑인폭동이 발생한 1992년으로 하루 평균 1만4500건이 핫라인으로 걸려왔다. 27년전 한해에만 541만건 이상의 응급전화가 접수되었다.

▶독특한 운영 시스템

전국적으로 전화를 관리하는 곳은 시 정부이며 상황에 대처하는 기관은 지역의 경찰과 소방국으로 통일됐다. LA는 911 전화 접수센터가 시청 지하실에 있다. 교환원은 100명 미만이 돌아가며 당번을 선다. 911로 걸려온 전화는 오퍼레이터가 내용을 판단, 경찰ㆍ소방국에 연결시켜 응급상황 담당자들을 찾게 한다.

신고전화 접수 직후 경찰이 출동하는 시간은 LA의 경우 평균 7분이다. LA소방국(LAFD)도 응급차량과 소방차가 출동하는 시간을 이에 맞추고 있다. 911 응급전화를 활용해야 하는 경우는 반드시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명시돼 있다.

위급상황이지만 생명과 관계가 없으면 원칙적으로 911 사용이 금지돼 있다. 한가지 예로 무기가 없는 강도가 가게에 들어와 물건을 훔치거나 돈을 빼앗가 가는 경우에는 911 대신 해당 지역 경찰서에 연락해야 하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911 접수 신고의 80% 가량이 응급상황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또 911을 장난으로 거는 사람도 적지 않은 현실이다. 이럴 경우 정말로 응급 구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생긴다. 이때문에 경찰은 지속적으로 공공기관ㆍ학교ㆍ일반인들을 상대로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홍보를 이어간다.

▶통화때 염두에 둘 사항

전화를 걸면 교환원에게 경찰ㆍ구급차ㆍ소방차가 필요한지 여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침착하게 설명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흥분 상태에서 마구 떠들면 사고 접수 과정에서 큰 혼란이 발생한다.

영어가 서툴거나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면 서로 커다란 불편이 일어난다. 신고자 성명과 현장 위치, 주소를 분명히 설명토록 한다. 집안에 무장강도가 칩입하거나 자동차 납치가 발생하면 범인의 인상착의와 차량 정보를 정확히 알린다.

영어 의사소통이 어려운 노약자ㆍ아이들이 '코리안(Korean)'이라고 밝히면 한국어 서비스를 받을수 있다. 또 교환원의 허락없이 전화를 먼저 끊으면 절대로 안된다.

▶구급차 신청, 거액 각오해야

앰뷸런스 서비스를 신청하면 보험이 있더라도 환자당 최소 1000달러 남짓의 액수가 발생한다. 911을 통해 신고할 경우 앰뷸런스의 대다수는 병원 소속이 아닌, LA소방국(LAFD) 팀이다. 대기하던 소방관ㆍ전문 의료진이 전화를 접수하기 때문에 응급상황 대처법에 대한 비용이 만만치 않다. 도움을 받은뒤 청구서가 날아오면 저소득층의 경우 면제가 가능하다.

일반인들은 해당 보험사에 문의해서 불가피한 입장을 설득하고 가격을 협상할수 있다.

요금은 한마디로 단정하기 어렵다. 지역ㆍ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구급차 출동은 메디케어 보험이 있더라도 최소 200~최대 2000달러 수준이다. 최고의 의료진이 24시간 1년 365일 대기하며 최신시설 제공에 따른 최상의 서비스 제공에 따른 대가다. 이때문에 요금분쟁이 자주 발생한다. 결국 한번 부르면 단단히 각오(?)를 해야하는 것이 미국 시스템인 셈이다.

▶장난 전화는 일벌백계

가주 주법에 따르면 장난 삼아 911 전화를 걸면 경범죄로 기소된다. 처리 과정 도중에 공무원이 다치거나 사망하면 중범죄로 가중처벌된다. 예를 들어 만우절날 "권총강도가 집에 쳐들어 왔다"고 장난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출동 경관이 교통사고를 일으켜 부상하거나 사망하면 전화를 건 사람이 중범으로 기소된다.

연중 수백만건의 911 신고 가운데 경찰서로 곧장 연결된 것은 200만건 가량이지만 이중 80% 이상은 비응급 상황이었다.

응급차에 실려갈 경우 경비는 신고자가 내야한다. 최종비용 계산은 너무 복잡해 전문가와 보험사가 합의해야 한다.

▶한인들은 위급신고 꺼리는 편

한인들은 진짜로 위험하거나 위급한 상황에서도 911을 꺼리는 경우가 잦다. 타인종ㆍ소수 커뮤니티에 비해서도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위급상황에 소극적이면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을 자초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911 이용을 일부러 꺼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최근 정보통신ㆍ컴퓨터의 발전으로 통신 시스템이 개선되며 위치 확인 등이 자동으로 처리된다. 효율성 제고를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개인 문제뿐이 아닌, 시민의 의무라는 생각으로 판단하면 될 것이다.


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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