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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치자나무 모시기

지상문 / 파코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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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9/10/15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10/14 12:11

잔칫집의 단골메뉴인 녹두부침개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치자(梔子)다. 치자를 우린 노란 물을 녹두 반죽에 넣어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내는 지혜로 쓰인다. 치자는 이렇게 음식에 들어가나 한방에서 이뇨제와 해열제로도 쓰이고 있다.

치자나무가 관상용 상록활엽수로 분재로도 훌륭하다는 글을 읽은 다음 치자나무 모시기에 사반세기가 흘렀어도 아직까지 오리무중에 서성이고 있다.

첫 번째는 장모님이 오실 때 부탁을 드렸다. 두 번째는 한국을 방문할 때 종로 5가의 씨앗가게를 뒤져 구해왔다. 다음은 아내가 한국에 간 길에 친지에게 어렵사리 얻어왔다.

지난 봄에는 남아 있던 치자 씨앗을 모두 심고 들여다보기를 백일정성 다했으나 깜깜 무소식이다.

치자와 인연이 없나, 아니라면 신토불이로 고국 땅만 그리는 치자나무의 본능적인 고집인지 알 길이 없다.

향기 좋기로 이름난 꽃 치자는 까다롭지 않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나 열매가 없다.

대롱대롱 노란 열매를 맺은 치자분재를 만나보고 싶다. 마을 어귀에 선 정자나무를 닮은 분재, 그 한 그루가 아늑한 전설을 전해 줄 듯 그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한다.

분재는 세월의 더께와 그만큼의 아문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바람을 타고 그림자 지으며 몸의 균형을 잡아가며 마을을 지킨 전설과 신화를 품고 있지만 한번에 풀어놓지 않아 수다가 없다. 잎이 진 나무는 나름의 벗은 멋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

분재는 손님이다. 먼데서 오신 손님으로 모셔야 품위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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