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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체질'→'버티고'…천우희가 그리는 두 '서른' [인터뷰 종합]

[OSEN] 기사입력 2019/10/14 23:47

트리플픽쳐스 제공

[OSEN=장우영 기자] 배우 천우희가 같은 나이대지만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두 서른을 보여준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는 참지 않고 발산하는 ‘서른’ 임진주를 보여줬다면 오는 17일 개봉하는 영화 ‘버티고’에서는 묵묵히 쌓아두는 ‘서른’ 서영을 연기한다. 서른이라는 나이를 지나온 천우희에게도 두 캐릭터는 흥미로운 지점이다.

영화 ‘버티고’(전계수 감독)는 아찔하게 높은 고층 빌딩이라는 장소와 그 안에서 위태롭게 하루하루 버티는 인물들, 그리고 유리창 밖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또 한 사람의 시선을 통해 다른 세계에 대한 동경과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아픔을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담은 영화다. 지난 12일 폐막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고, 지금의 청춘들에게 묵직한 울림과 메시지, 위로를 선사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난 천우희는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버티고’는 내가 감정선을 끌고 가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내 연기만으로 작품을 전체적으로 끌고 가야 한다는 것 때문에 영화를본 뒤에도 스스로 만족해서도 안 되는 것 같고, 만족할 수도 없었다. 완성된 작품을 보고난 뒤 내 부족한 모습만 보였다”고 말했다.

천우희가 말한 것처럼 ‘버티고’는 천우희의 연기에 많이 기댄다. 천우희는 흔들리는 눈빛,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근육 등으로 서영의 심리를 표현한다. 극단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클로즈업을 통해 관객들은 서영의 심리와 상황에 몰입하게 된다.

천우희는 “클로즈업샷을 부담스러워하지는 않는다. 클로즈업샷을 하면 카메라와 스태프들이 가까이 있어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함께 호흡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바로 교감한다는 느낌이어서 나쁘지 않다”며 “다만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오히려 관객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버티고’에서 천우희가 연기하는 서영은 계약직 디자이너로, 이진수(유태오) 차장과 비밀 사내 연애 중이다. 그러나 서영은 진수와 관계를 불안정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회사에서도 재계약 시즌이 다가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안팎으로 마음 고생을 하는 서영이라는 캐릭터는 천우희와 닮은 지점도 있다. 사실 천우희도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천우희는 “나는 멘탈이 건강한 편이라고 자부한다. 힘든 캐릭터나 장르하면 안 힘드냐고 물어보는데 배우치고는 개인적인 삶으로 잘 끌어들이지 않는다”며 “그런데 영화 ‘우상’을 7개월 정도 촬영하다보니 쉽지 않았다. 그때 마침 내 스스로 부족한 면이 많이 보였다고 생각하면서 자격지심이 들었다. 그런 부분이 ‘우상’에서의 캐릭터와 맞아떨어지면서 부정적인 생각이 자라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천우희는 “연기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고, 연기 외적인 것들로 환기를 시키려고 했다. 지금은 극복을 한 상태다. 영화 ‘우상’, ‘버티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하면서 힘을 받았다. 연기하면서 의욕을 잃고 상처를 받았는데, 배우가 연기로 위로받고 치유 받는다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버티고’는 심적으로 힘들었던 천우희가 다시 마음을 잡고 한 첫 작품이기도 하다. 천우희는 “‘버티고’의 마지막 대사 때문에 이 영화를 하게 됐다. 마치 내게 하는 이야기 같았다. 물론 내 상황과 많이 다르겠지만 많이 지쳐있던 걸 조금이나마 알아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지쳐있는 마음을 다시 치유 받았고, 의욕을 찾았다”며 “‘버티고’는 흥행이나 완성도를 떠나 내가 연기적인 의욕을 다시 찾은 것만으로도 됐다는 마음으로 임한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버티고’가 개봉하면서 천우희는 올해 상반된 ‘서른’을 보여준다. 먼저 보여준 ‘서른’은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 임진주였다. 방황하고 흔들리는 서른이지만 일과 사랑을 모두 잡고 ‘꽃길’을 예약한 캐릭터. 그동안 조금은 어둡고, 힘든 캐릭터를 하던 천우희는 밝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한층 더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천우희는 “‘멜로가 체질’은 장르적으로 처음 도전했고, 드라마도 정말 오랜만에 했다. 밝고, 코미디 같은 장르를 항상 하고 싶은 갈증이 있었다. 그런 캐릭터를 만나면 즐겁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강했다. 이병헌 감독님의 글 자체가 워낙 좋았고, 대사가 많았지만 출연 배우가 많아서 지칠 만큼은 아니었다. 또래와 함께 의지하면서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천우희는 “내 성격 자체는 힘든 일이 있어도 자책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어렵거나 힘든 상황에서도 얻는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임진주 반, 서영 반이 섞여 있다고 생각한다”며 “서영과 비슷한 면이 있다면 나보다는 남을 더 생각하는 편이다. 내가 연예인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인내할 때도 많고 평소 내 성격과 다르게 하는 건 없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천우희는 “관객 분들이 어떻게 보실지는 모르겠다. 개개인이 느끼는 감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궁금하다”고 궁금해했다.

천우희는 ‘버티고’에서 유태오, 정재광과 호흡을 맞춘다. 유태오에 대해 천우희는 “첫 촬영이 키스신이었다. 서로 쿨한 척 했던 것 같다. ‘연기인데 뭐 어때’라면서도 긴장을 많이 했다”며 “유태오가 한국말이 아직 서툴다. 하지만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많이 좋아지는 걸 보면서 그 점을 느꼈다. 언어라는게 가장 표현하기 쉽지만 미묘한 표현 차이로 달라질 수 있다. 최대한 톤을 잡고 캐릭터에 맞추려고 노력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관우 역을 연기하는 정재광과는 엔딩에서 파격 키스신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그 점에 대해 천우희는 “엔딩도 의견이 분분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관우와 키스가 사랑으로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 같다. 사랑이 아닌 연대감이 강했던 것 같다”며 “엄마, 진수 같은 경우는 불안정하고 결핍이 있는 사람들인데 문제를 직면하지 않으려 한다. 반면 관계없는 관우는 서영에게 관심을 가졌고,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것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키스로 마무리한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버티고’를 통해 연기 의욕을 찾은 천우희는 스스로 ‘연기가 체질’이라고 말했다. 천우희는 “다른 흥미가 없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연기를 해보면서 그 외에 재미있는 걸 찾았다면 균형감을 잘 맞출 수 있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연기를 너무 좋아하고 인생의 많은 부분이 연기에 있다.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제일 재밌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멜로’ 장르에 대해서도 욕심이 있는 천우희다. 천우희는 “‘우상’ 팀을 만났는데,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미성숙했다는 걸 느꼈다. 한석규 선배님이 ‘멜로를 할 수 있을 때 연기를 많이 해야한다’, ‘인간에게 가장 섬세한 부분을 표현하는게 멜로’라고 하시는데 진짜 그랬다. 사랑이 인간의 희노애락을 잘 보여줄 수 있는데 왜 외면했을까 싶었다. ‘버티고’, ‘멜로가 체질’을 하면서 누구나 많이 공감할 수 있는 것들도 재밌다는걸 알았다. 앞으로 작품을 선택함에 있어서 내 취향이 있겠지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등으로 조금은 바꿔보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천우희는 ‘버티고’에 대해 “이야기가 어둡고 무거울 수 있지만 누군가는 내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거나 어떤 한 부분에서 공감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나도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서 욕심을 부렸다. 많은 분들이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elnino8919@osen.co.kr

장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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