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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옥' 이현욱 "짭눈이? 옆눈이? 2회만에 죽었는데도 큰 관심 감사" [인터뷰 종합]

[OSEN] 기사입력 2019/10/15 01:32

[OSEN=박준형 기자]이현욱 인터뷰 /soul1014@osen.co.kr

[OSEN=박소영 기자] “짭눈이? 큰 관심 감사했어요”

OCN ‘타인은 지옥이다’가 종영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작품이 남긴 여운은 아직 짙다. “당신은 어떤 타인입니까”라는 메시지는 물론 임시완(윤종우 역), 이동욱(서문조 역)부터 이정은(엄복순 역), 박종환(변득종-변득수 역), 이중옥(홍남복 역) 등 배우들이 뿜어낸 연기 포스 덕분이다. 

기분 나쁜 고시원 사람들 중 가장 먼저 죽었지만 존재감 만큼은 남달랐던 배우 이현욱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표적’, ‘섬. 사라진 사람들’ 등을 통해 강렬한 연기를 펼쳤던 이현욱은 고시원 사람들 모두가 두려워하는 302호 유기혁 역을 맡아 1, 2회 긴장감을 도맡았다. 

15일 오후, 강남구 서초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 차 만난 그는 유기혁처럼 묘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올블랙 의상을 입고 있었다. 유기혁처럼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건넬 땐 왠지 서늘하기도 했다. 하지만 깊은 갈색 눈동자를 반짝거리며 연기에 대한 열정과 작품에 대한 애정을 토해내는 그는 분명 ‘의외의 매력’을 가진 배우였다. 

OCN 두 번째 드라마틱 시네마 작품으로 지난 9월 첫 방송된 ‘타인은 지옥이다’는 서울에서 낯선 고시원 생활을 시작한 청년 종우가 뜻하지 않게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마주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영상화했는데 그 만큼 원작과 싱크로율이 관건이었다. 

이 점에서 이현욱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만했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웹툰이 드라마화 된다고 해서 오디션을 봤다. 원작 캐릭터 중 왕눈이로 오디션을 봤는데 감기에 걸렸던 터라 원래 텐션보다 낮았다. 그 점을 감독님이 가능성으로 봐주신 것 같다.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다는 평이 기분 좋으면서도 내가 저 정도로 차갑고 냉혈인인가 당황스럽더라. 그래도 안 닮았다는 것보다는 좋으니 불쾌하지 않았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그는 “텐션이 낮고 타인이 보는 저의 냉소적인 이미지 등 유기혁이랑 실제 제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일상적인 지점에서 서늘할 때 공포가 더 크게 다가오기 마련이니 그 점을 염두에 뒀다”며 “원작에 왕눈이가 있다면 저는 우리 드라마에서 그 인물이 서문조와 유기혁 둘로 쪼개진 거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종우가 생각하는 인물 모두가 망상 아래 같은 두려운 존재일 수도 있다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초반 이현욱이 연기한 유기혁은 원작에서 살인을 이끄는 왕눈이의 유력한 용의자였다. 하지만 2회에서 그는 고시원을 추적하는 형사를 살해했다가 진짜 설계자인 서문조에게 죽임을 당하는 충격 반전을 그렸다. 이현욱이 왕눈이인 줄 알았던 시청자들은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이현욱의 존재감은 폭발했지만 2회 만에 죽은 점은 팬들에게 아쉬운 포인트였다. 

그럼에도 이현욱은 “일찍 죽어서 안 아쉬웠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제가 작품의 한 부분에 도움을 드렸고 피해를 주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고 주름잡는 연기파 배우들 사이에서 누가 되지 않게 열심해 했다. '짭눈이', '옆눈이'라고 아쉬워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금방 잊힐 수 있는데 관심 가져주시고 SNS에 메시지까지 보내 주시니 감사해서 답장도 드렸다. 어떤 식으로든 화제가 되는 것만으로도 꿈 같은 일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2회 만에 퇴장한 이현욱은 아쉽지만 시청자의 마음으로 끝까지 ‘타인은 지옥이다’를 응원했다고. 그는 “10부까지 본 방송을 시청했다. 여태까지 이런 장르물이 있었나 싶더라. 시도만으로도 굉장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저를 돌아보게 됐다. 내가 어떻게 느끼냐에 따라서 지옥도, 천국도 되니까. 또한 타인에게 내가 어떤 사람일까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불쾌하기도 하고 못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런 작품을 통해서 경각심을 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가 꼽은 가장 악인은 이정은이 연기한 엄복순이었다. 이현욱은 “엄복순 여사는 제일 여유 있게 살인과 그 상황을 즐기지 않았나. 게다가 다른 고시원 사람들은 종우와 대립하며 적대적인 관계였는데 엄복순은 고시원 주인으로 모두에게 친절하게 굴면서 등잔 밑이 어두운 소름이었다. 만약 유기혁이 오래 살았다면 고시원에 방해되는 요소들은 다 처리하지 않았을까 싶다. 고시원 사람들은 내 분신, 컨트롤해야 하는 또 다른 나로 생각했으니까”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타인은 지옥이다’ 작품 자체는 어둡고 무거운 컬러였지만 현장 분위기 만큼은 로코물 못지않았다. 이현욱은 “촬영장 가는 길이 소풍가는 길이었다. 모두가 나이스했다. 그런 분위기라서 이 배우들이 진짜 대단하구나 싶었다. 놀고 있다가도 슛 들어가면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확 변했다. 모든 배우가 그랬다. 저는 잘 묻어갔다. 거기 속해 있는 게 너무 좋았다. 많이 배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행복한 꿈을 꾼 느낌이다. 작지만 큰 관심 받는 것도 꿈 같았다. 작품 전후로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좀 더 제가 연기를 재밌게 할 수 있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겼다. 아주 작은 자신감과 확신이 적립되는 느낌이다. 연기를 더 할 수 있겠구나 싶다”며 “의외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저런 것도 되네, 저런 모습도 있네’ 얘기를 듣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1985년생, 중1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안양예고와 한예종을 거쳐 어느덧 데뷔 20년을 훌쩍 넘어선 이현욱이다. 그동안 독립영화, 연극 무대, 상업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린 그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분명 그는 의외의 매력이 샘솟는 배우이기에. 

/comet568@osen.co.kr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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