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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민심은 천심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 35일 만에 결국 사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지명한 이후 67일 동안 '조국 퇴진'과 '조국 수호'로 휴일마다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함성이 엇갈려 터져 나왔다. '조국 사태'는 대한민국을 거의 내전 상태로까지 몰고 갔고 결국 조 장관의 사퇴로 이어졌다.

조 장관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은 검찰의 조사과정에서 하나둘씩 밝혀졌고, 밝혀지고 있다. 조 장관은 평소 정의와 공정을 외친 진보인사여서 큰 충격을 가져왔다.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조 장관 가족들의 위선과 특혜, 불법과 탈법 의혹이 많이 드러났는데도 법과 규범을 세우고 정의를 실현해야 할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감행했다. 대통령은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급기야 나라를 사랑하는 수백만 국민들은 법과 질서 그리고 기본양심과 윤리기준이 무너진 정부와 사회를 개탄하며 울분에 차 거리로 뛰쳐나왔다. 이들이 광화문에서 두 차례에 걸쳐 조 장관 사퇴를 외친 함성은 방방곡곡으로 울려 퍼졌다.

한동안 문 대통령은 광화문에 모인 국민의 목소리는 못 들은 척하면서 서초동의 '검찰 개혁' 주장만 듣기도 했다. 취임사에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한 분 한 분도 국민으로 섬기겠다"던 약속까지 저버리고 조 장관을 감쌌던 것이다.

그런데 왜 갑작스럽게 조 장관이 사퇴하고 대통령이 이를 수리했을까. 조 장관의 위법행위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는데,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을 뒤집고 조 장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거기에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다고 본다. 조 장관이 장관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끄는 검찰 수사가 맞는다는 응답은 70%대였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역시 하락했다. 특히 중도층의 이탈과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지지율도 50% 선이 무너졌고, 수도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에 뒤처졌다.

여권은 그동안 '조국 수호'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당과 대통령 지지율의 동반 하락이 지속되면서 총선에 대한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라 했던가. 민심의 거센 역풍에 더 이상 맞설 수 없다고 판단을 한 것이 아니겠는가.

지난 67일 동안 국가적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도 될 일을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국민 전체는 두 편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었다.

조 장관 사태가 남긴 상처는 사퇴만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검찰은 조 장관의 사퇴와는 별개로 가족에 대한 의혹은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한다. 이것이 그나마 공정사회를 만들어가는 길이다.

또한 '검찰 개혁'의 핵심은 대통령이 검찰총장의 인사권을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검찰총장의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는 한 과거의 부정부패는 답습될 수밖에 없다. 진정 부정부패가 없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려면 절대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좌지우지 않도록 인사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민심은 천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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