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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상조회…오래 살수록 수령액 적다

[LA중앙일보] 발행 2019/10/18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9/10/17 22:54

고령화·회원 줄어 악화일로
30년 납부에 수령액 반토막
인식변화·합병 등 활로 찾아야

#최근 아버지 장례를 치렀던 권오성씨는 A 상조회로부터 받은 수령금액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계약할 때 받기로 했던 금액 1만 달러 중 절반도 안 되는 4120달러를 지급받았기· 때문이다. 권씨는 "아버지께서 65세부터 30년 가까이 월 회비를 납부했다. 최근에는 월 회비도 늘어나 지난달까지 80달러를 냈다. 그런데 수령액은 말도 안 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는 생전에 본인 장례비용은 자식에게 부담주지 않겠다며 상조회에 가입하셨다. 정말 너무하다"고 하소연했다.

# B 상조회에 가입했던 이정은씨는 20년 가까이 월 회비를 납부한 장기 고객이다. 하지만 납부기간이 길수록 손해라는 생각에 해지하려 했지만 '불가' 답변을 받았다. 이씨는 "세상에 손해보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는가. 1~2년도 아니고 20년 가까이 납부했으면 그 정도 예우를 갖춰줘야 하는 것 아닌가. 무조건 해약하면 한 푼도 돌려줄 수 없다고 협박만 하니 황당하기만 하다. 오래 살수록 손해보는 느낌을 주는 것이 과연 상조회의 역할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한인 상조회가 위기다.

상조회는 가입자끼리 십시일반 돈을 모아 장례비를 지원해주는 일종의 두레 형식의 모임이다. 사망 시점 기준, 상조회에 가입된 회원 수에 10달러씩 거둬 지원한다. 예를 들어, 상조회 회원수가 100명이면 1인당 10달러씩 총 1000달러의 장례비용을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당연히 회원수가 많을수록 수령금액도 커진다.

문제는 최근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사망 연령이 늦춰지고 신규 회원가입 수는 줄어들어 대부분 한인 상조회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미주한인상조회의 경우 3년 전까지만 해도 1200명이던 회원 수는 현재 700명에 불과하다. 3년 새 회원의 40%가 탈퇴한 셈이다.

미주한인상조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상조회 운영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는 회원들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상조회 개념은 은행에 적금을 넣는 것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주 한인 1세들이 타국에서 외롭게 생활하던 그 시절, 장례비용을 십시일반 모아 지원하고 서로 위로하는 그런 풍습에서 상조회가 탄생한 것이다. 상조회의 의미를 조금 더 이해하는 방향에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인 상조회들은 나름의 대책 마련을 연구 중에 있다. 대표적인 것이 회원 가입 연령 조정이다. 이전에는 가입 최저 연령이 60세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55세로 낮춘 곳도 있다. 대표적으로 미주한인상조회가 있다. 또한 80세 이상은 가입 시 신체검사를 받도록 하거나 82세 이상이면 신규 가입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기도 한다. 금란상조회는 한 소규모의 다른 상조회와 합병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줄어드는 가입자 수를 만회하기 위한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다.

그럼에도 한인 상조회의 위기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한인들 사이에서 만연하다. 올해 90세를 맞은 김평목씨는 “나도 20년 가까이 상조회에 가입돼 있다. 아무리 품앗이 원리를 이해한다고 하지만 수령액이 적어지면 누가 이해하겠나”라며 “어느 정도 금액 이상을 채우면 해약할 수 있도록 한다든가 대대적인 개정 작업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윤정순(86)씨는 “여러 단체,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는 방식도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내는 돈의 일부를 상조회에서 운영비로 사용하는 만큼 알뜰하게 운영해주길 바란다. 오래 사는 것이 손해 보는 느낌이 들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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