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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55살에 시작한 공무원

서효원 / LA
서효원 / LA 

[LA중앙일보] 발행 2019/10/21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10/20 11:57

내가 75세까지 일하다가 은퇴했다고 하면 믿는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이건 사실이다. 나는 55세에 취직해서 정말로 75세까지 일했다. 그것도 미국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40세에 불법이민으로 미국에 온 나에게 영어는 불법이민보다도 더 나를 괴롭혔다. 한국에서 건국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야간으로 학교를 다녀 5년에 걸쳐 공부했다.

부모 덕이 없고 돈도 없어 낮에는 돈을 벌고 밤에는 학교에 다녔다.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했다고 하지만 그 영어는 미국에서 통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LA커뮤니티칼리지에 다녔다. 영어를 다시 배우기 위해서였다. 4년을 공부했다. 역시 밤에 다녔다.

영어 공부 후 부동산 브로커 시험을 봐서 합격했다. 부동산 업계에서 잠시 일했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했다. 정치나 부동산은 능수능란해야 한다. 이를 가장 잘하고 있는 사람이 지금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다.

부동산을 접은 나는 취직을 했다.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을 거쳐서 LA카운티 검찰청에 취직했다. 그때가 내 나이 55세였다. 내가 이 말을 친동생에게 했더니 믿지 않았다. 어떻게 검찰청에서 노인(?)을 직원으로 뽑을 수 있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검찰청 취직은 사실이었고 거기서 20년을 일했다. 범죄 피해자 지원 부서에 배치됐고 내 직함은 영어로 'Victim Service Representative'였다. 나는 지금 LA카운티 정부가 주는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나는 한국에서 젊은 나이에 명퇴해 미국에 온 사람들에게 공무원에 도전해 볼 것을 조언한다. 은퇴 기준은 나이가 아니라 일할 수 있는 능력과 하고자 하는 의지에 두어야 한다.

LA커뮤니티칼리지에 다닐 때에 덤으로 기타를 배웠다. 81세인 나는 지금도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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