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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언제까지 1세들 축제로 머물 것인가

임상환 / OC취재부장
임상환 / OC취재부장  

[LA중앙일보] 발행 2019/10/21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10/20 11:59

"옛날엔 대단했지. 조용필이 왔을 땐 관람객이 건물 지붕을 가득 메웠다니까."

오렌지카운티 올드타이머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20년도 훌쩍 넘은 과거의 이야기지만 당시를 기억하는 이들에겐 그 때가 바로 한인축제의 전성기다.

제35회 아리랑축제가 지난 6일 폐막했다. 개최 장소는 'OC 한인축제 발상지'인 가든그로브였다.

OC한인축제재단은 관람객 수를 포함, 전반적으로 만족한 결과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과거 한인축제의 전성기를 경험한 이들은 성에 차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약 15년 전만 해도 축제장인 가든스퀘어 몰은 물론 인근 몰과 이면 도로에선 주차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반면, 올해 축제에선 토요일 낮과 저녁 시간을 빼면 가든스퀘어 몰에서 주차 공간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예전 축제의 화려함을 되찾을 해법은 분분하다. 어떤 이는 "축제가 성공하려면 반드시 축제의 꽃인 가두 퍼레이드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명 연예인을 섭외해야 관람객이 많이 온다.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선 아낌없이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다 일리있는 처방이긴 하나 근본적인 대책이 되긴 어렵다. 아리랑축제(옛 명칭 OC한인축제)에서 마지막으로 퍼레이드가 열린 시기는 2012년이다. 당시에도 축제재단은 스폰서 업체를 구하기 힘들어 오픈카 몇 대만 동원해 퍼레이드를 치렀다.

유명 연예인 섭외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축제재단 주 수입원인 부스 판매 수익으론 치솟은 출연료를 감당하기 어렵다. 설사 유명 가수가 와도 관객몰이에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요즘은 한국 유명 가수가 남가주 곳곳의 카지노에서 수시로 공연을 갖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많이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결국 비판의 화살은 프로그램을 향한다. 매년 축제가 끝나면 "프로그램이 매년 비슷하다" "볼 만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말이 무성하다.

분명 축제는 발전해야 한다. 그럴 만한 여지도 충분하다. 축제재단도 매년 "다음 축제는 더 알차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축제를 보여주지 못할 뿐이다.

이젠 축제재단, 한인들이 축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꿀 때가 됐다. 지금의 한인사회는 가두 퍼레이드에 등장한 태극기를 보고 눈물 흘리던 20여 년 전 한인사회가 아니다. 축제도 더 이상 타국살이의 설움을 달래는 이민 1세 위주의 잔치가 아니다.

좋았던 시절만 떠올려서도 곤란하다. 믿기 힘들 수 있도 있겠지만 아리랑축제는 오렌지카운티의 여러 축제 가운데 시 또는 카운티 정부 지원금이나 입장료를 받지 않는 행사로는 가장 큰 규모에 속한다. 매년 적당한 개최 장소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대규모 관람객의 주차 공간 확보다.

앞으로 아리랑축제는 OC한인사회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축제가 이민 1세 위주의 잔치에 그쳐선 한계가 있다. 한인 후세와 타인종이 한국의 문화를 함께 배우고 즐기는 커뮤니티 페스티벌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축제재단의 고민과 분발이 필수지만 한인들의 참여도 절실하다. 축제재단은 올해 부에나파크의 몰에서 축제를 열려 했지만 반대하는 업주가 많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가든그로브에서도 업주 전원의 축제 개최 동의 서명을 받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손님의 눈으로만 보면 미흡한 점이 많은 법이다. 지금 축제재단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는 형식이나 규모보다는 한인들이 축제를 '우리의 것'으로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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