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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공공성] 목회자가 공론장에 참여하려면

김은득 / 목사·칼빈신학교
김은득 / 목사·칼빈신학교

[LA중앙일보] 발행 2019/10/22 종교 23면 기사입력 2019/10/21 19:50

최근 한국에서는 목회자들의 정치참여가 활발하다. 지금껏 목회자들이 개교회의 성장에만 목을 매다가, 한국 사회의 공론장(public discourse)에 직접 참여하는 모습은 어쩌면 기독교의 공공성 회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더욱이 목회자 역시 한 나라의 시민이기에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목회자의 직접적 정치 참여이다. 목회자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마치 한국 교회 전체의 대표성을 띈 것처럼 호도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헤아릴 수 없다. 사실상 대부분의 교회 성도들이 목회자의 직접적 정치 참여 자체를 반대한다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목회자가 직접적으로 정치 무대에 나서면 나설수록, 아이러니하게도 목회자는 복음이 아닌 한 정파의 대변인이 된다는 점이다. 좌파 목회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정치인을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는 메시아처럼 바라보는 경향성을 통해 정치를 종교화한다. 반대로 우파 목회자들은 하나님의 뜻과 계시를 통해 자신이 혐오하는 정치인에 대한 표적 설교를 하거나 정파 편향적 발언을 통해서 종교를 정치화한다. 고로 목회자들이 직접적으로 정치에 참여하여, 기독교의 공공성 회복에 도움이 되려면, 무엇보다 종교와 정치의 영역을 구분하고, 각각의 영역 원리에 충실하게 접근해야한다.

목회자가 직접적으로 공론장에 참여하려면, 자신의 사견을 믿도록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과 합리성에 근거하여 설득하여야 한다. 목회자들이 익숙한 교회에서의 의견 개진은 대개 설득을 넘어서, 믿음을 요구할 때가 많다. 그러나 공론장에서 펼쳐지는 의견 개진은 모든 사람들이 각각의 다양한 생각에도 승복할 수 있는 공통성을 요구하게 된다.

몇몇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목회자들이 신앙의 언어를 사용하면서 다양한 종교적 배경이나 무신론적 배경의 대중들에게 자신의 사견을 보편적인 진리인 것처럼 주장할 때 생기는 문제들을 기억해야한다. 공론장에서의 목회자는 믿음을 요구하는 신앙의 언어가 아닌, 상식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보편적인 언어를 습득할 필요가 있다.

edkim5@calvinseminary.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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