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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첫 국방부 브리핑서 '한국·일본·독일 돈 먹는 괴물'"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0/21 23:10

매티스 前 국방 측근, 책 발간
2년 전 트럼프 브리핑 비화 폭로
트럼프 "韓·日·獨 비용 많이 들어"
"한국과 일본, 미국 이용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1일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연설문 작성자가 쓴 책을 발췌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돈 먹는 괴물로 폄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폴리티코 웹사이트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초부터 한국과 일본 등 핵심 동맹국을 ‘돈 먹는 괴물’로 간주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인 제임스 매티스가 지난 2017년 국방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첫 브리핑을 할 때 이같은 평가가 나왔다는 것이다.

매티스 전 장관의 연설문 작성자였던 전직 해군 장교 가이 스노드그래스가 29일 발간되는 저서『홀딩 더 라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AP=연합뉴스]





폴리티코가 이날 발췌한 저서 내용에 따르면, 2017년 7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방부를 방문했을 당시 매티스 전 장관과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게리 콘 전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자리에 함께 했다. 먼저 매티스 전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과 일본에 주둔한 미군 병력과 주둔 비용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60년 동안 두 나라의 평화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이 평택 미군기지 이전 비용을 내고 있고, 일본도 미 해병대가 오키나와에서 괌으로 이전하는 데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주일 미 해병대) 괌 이전 비용의 나머지는 누가 부담하느냐”고 질문했다. 일본이 기지 이전 비용의 일부만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무역협정은 범죄적”이라며 매티스 장관의 브리핑 내용과는 무관한 무역 현안으로 화제를 돌렸다. 그러면서 “일본과 한국은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 뒤 미 해군의 최신예 항모 제럴드 포드에 대해 “비용 초과가 완전히 통제 불능 상태”라고 말했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왼쪽 두번째)과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왼쪽 네번째).[로이터=연합뉴스]





스노드그래스는 매티스 전 장관이 브리핑의 논점을 원래대로 돌려놓으려 애썼지만, 트럼프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고 책에서 회고했다.

매티스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틸러슨 전 장관의 공관 외교 브리핑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루해했다고 했다. 스노드그래스는 “틸러슨의 브리핑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쉬는 시간을 맞은 아이 같아 보였다”고 비유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콘 전 위원장의 미국 무역상황 브리핑을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마음에 들어했다고 한다. 슬라이드는 3개 밖에 없었고, 브리핑은 5분 만에 끝났다.



게리 콘 전 미국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왼쪽)과 트럼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브리핑이 모두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년에 걸쳐 하나의 커다란 괴물(one big monster)이 만들어졌다. 일본·독일·한국 등 우리의 동맹국들에게는 테이블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큰 비용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을 미국의 돈을 엄청나게 빨아들이는 '괴물'로 취급한 것이다. 첫 국방부 브리핑 몇주 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독일에서의 미군 철수를 언급했다는 대목도 책에 담겼다.



지난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미 육군이 열병식에 나설 M1 에이브럼스 탱크를 배치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저서에 따르면, 트럼프는 브리핑을 받는 자리에서 열병식을 거행하자고도 했다. 프랑스에서 열린 혁명 기념 퍼레이드에 참석했던 일을 거론하면서다. 이에 매티스 전 장관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열병식은 전체주의적 권력 과시로 비칠 수 있으며, 군의 오랜 전통인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 귀한 세금을 다른 데 쓰는 게 더 낫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바람대로 지난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워싱턴에서 열병식을 거행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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