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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담대히 희망을 외쳐라

[LA중앙일보] 발행 2009/01/14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09/01/13 19:26

김완신/편집국 부국장

2004년 보스턴 플리트 센터의 민주당 전당 대회장. 무명의 한 흑인 정치인이 단상에 섰다.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 출정식에 기조 연설자로 나선 것이다. 미국의 이목이 이 젊은 정치인에게 집중됐고 그의 연설은 시작됐다.

"나는 이 자리에 서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인물입니다. 아버지는 케냐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양떼들을 키우며 자랐고 양철 지붕의 허름한 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나의 할아버지는 요리사이면서 하인으로 일했습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아들에 대한 큰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각고의 노력끝에 마법의 나라에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이 바로 자유와 기회의 나라 미국입니다.(중략)

어려움에 처했을 때의 희망 불확실성에 직면했을 때의 희망 담대한 희망. 이것이 바로 신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위대한 선물이며 미국의 초석입니다."

오는 20일 흑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버락 오바마 당선인은 2004년 보스턴 전당대회 연설로 무명에서 중앙 정치무대의 화려한 정치인으로 등장했다.

퓰리처 상을 수상했던 헤럴드 홀저는 오바마의 연설을 두고 "대통령 후보가 한번의 연설로 백악관 입성에 성공한 경우는 역사상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타고 난 연설가다. 외교에서부터 환경.실업.교육.빈곤.사회복지 등 각분야의 현안에 이르기까지 해박한 지식으로 감동적인 연설을 남겼다. 여기에 주제는 달라도 항상 연설의 근저를 이루는 희망과 변화의 메시지는 청중들을 사로 잡았다.

오바마 당선인은 취임식에서 대통령 자격으로 첫 연설을 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신임 대통령의 취임사는 '미국호'라는 거대한 배의 향방을 결정하는 좌표가 된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사를 통해 고난의 시기에 국민들에게 희망과 믿음을 주었다. 대공황기였던 1930년대에 대통령에 취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우리가 두려워 할 유일한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는 말로 국민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동서 냉전시대에 취임한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지구촌 전쟁 독재 빈곤 질병 등을 인류 자체의 공적으로 지적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려움 없이 나아가겠다고 역설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한계의 벽을 넘어서고 있다. 불경기의 여파가 생활의 불편을 지나 두려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해 긴 불황의 터널을 거쳐 왔지만 아직 출구는 보이지 않고 그 끝의 빛은 요원하기만 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과 그의 연설에 거는 미국인들의 기대는 크다. 미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맹목적인 낙관론'이 아니라 '진정한 희망'이다. 두려움을 떨치고 나아가면 희망의 날이 찾아 올 것이라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원하고 있다.

또한 오바마의 연설은 그가 살아오면서 가혹한 현실을 딛고 꿋꿋히 일어섰던 용기와 결코 좌절하지 않았던 신념을 담고 있어야 한다.

현재의 불황은 결코 한 차례의 명연설이나 수사적인 구호로 해결되거나 위로 받을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가슴 속에 희망을 간직한 사람과 그것을 포기한 사람의 미래는 다르다. 희망이 남아있는 한 불황의 두려움은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

페르시아의 시인 사디는 '상어를 두려워하는 잠수부는 진주를 얻을 수 없다'고 했다. 두려움 없이 담대하게 희망을 외치는 오바마에게서 밝은 새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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