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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버려졌다 생각하는 것 가장 힘들어"

통일맘 연합회 김정아 대표

탈북여성들의 고단한 삶의 여정을 케이스 스터디한 자료를 들고 미국을 방문한 통일맘 연합회 김정아 대표는 북한에서 군사 대학을 졸업한 여군 장교 출신이다. 그래서 북송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자리에서 자살시도를 했다고 한다. 북송 당하면 어차피 처형감이었기 때문이다.

-당원이고 군사 장교 였음에도 탈북한 이유는
둘 째를 임신했었을 때 군인이던 남편에게 구타를 당하고 조산했다. 아이도 장애를 갖고 태어났고 10개월을 못 넘겼다. 북한 사회에서 여성의 인권이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신매매는 일상이다. 탈북하는 사람들 마음은 똑같다. 가다가 죽더라도 그게 ‘더 낫다’는 생각.

- 통일맘 연합회를 만든 계기는
내가 직접 겪었고 지금도 수 많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비참한 삶에 대해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8월 서울에서 아사한 한씨 탈북모자 사건만 봐도 탈북민 중에서도 여성들의 상황은 최악이다. 탈북 과정에서 몸이 망가져 장애인 기초수급자 판정을 받은 A씨는 자녀가 둘이다. 어떻게 해서든 두 아이를 지키며 살려고 애쓰는 그 또한 한씨의 상황보다 별반 나을 것이 없다. 케이스 스터디에 포함된 40명 모두 중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물론이거니와 사회 일부의 곱지 못한 시각에 가슴 앓이를 하고 있다. 사회적이고 제도적인 구제 방안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 인권운동을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는
최우선적으로 ‘탈북여성'의 강제북송 중단이다. 그리고 그들이 낳은 중국인 혼혈 자녀들의 국적 인정. 이 자녀들은 중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설 자리가 없다. 나는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양부모에게 입양됐다. 15살에 양부모가 돌아가시고 다시 입양됐다. 내 아이가 ‘엄마가 나를 버렸다'라고 생각할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기 때문이다.

- 웹툰 동영상(www.tongilmom.com) 제작은 어떻게 하게 됐나
가장 이해하기 쉽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나온 아이디어다. 그림, 시나리오, 더빙 등 제작 일체를 우리 스스로 했다. 웹툰 뿐만 아니라 케이스 스터디를 만들면서 ‘험난한 기억을 떠올리고 모아서 세상에 내놓는'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12층 아파트 난간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도 느꼈을만큼 고단했다. 그럴 때마다 북에 두고 온 큰 딸(18)과 중국에서 헤어진 둘째 딸(13)을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거란 생각으로 버텼다.

- 탈북여성 인권운동의 앞날은
시작에 불과한데도 이미 여러가지 난관이 있다. 정치, 외교적인 문제로 우리들의 목소리가 묻혀지지 않길 바란다. 21세기에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말로 옮길 수도 없는 참혹한 일들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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