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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절제 필요한 '자식사랑'

지난 여름 한국에 사는 친구가 손자를 데리고 미국에 왔다. 특별히 친척도 없다고 해서 일주일 정도 남는 방을 내주었다. 우리 부부만 살던 집에 손님이 오고 아이 소리가 들리니 사람 사는 것 같아 좋았다.

그 일주일 동안 친구의 손자를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예의 바르고 똑똑한 아이였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너무 의존적이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생인 아이는 모든 것을 할머니에게 시켰다. 예를 들어 운동화 끈이 풀어지면 스스로 묶지 않고 할머니를 불러서 묶어 달라고 하는 식이었다. 심지어 치약도 할머니가 옆에 있으면 짜 달라고 칫솔을 내민다. 문제는 이런 손자가 귀엽다며 하나서부터 열까지 다 해주는 할머니였다. 괜한 오해가 있을까봐 친구에게 그러지 말라는 말도 못하고 속으로 마땅치 않게 생각했다.

부모들의 사랑이 지나쳐 아이들의 독립심이 떨어지는 것 같다. 하나 또는 많아야 둘밖에 없는 자식이다 보니 부모들이 모든 것을 해준다. 아이도 부모가 그렇게 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는 것과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해주는 것은 분명 다르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 결코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하도록 부모가 옆에서 도와 줄 뿐 전적으로 대신해 주어서는 안 된다.

자식들도 언젠가는 부모를 떠나 독립적인 인격체를 살아가야 한다. 어릴 적부터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으면 모든 것을 부모에게 의존하는 마마보이가 될 수도 있다. 언젠가 부모의 둥지를 떠날 아이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정없이 베푸는 것도 사랑이지만 때로는 절제하는 것도 분명 사랑이다. 자식을 향한 사람은 더욱 그렇다.


김진숙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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