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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뉴욕에서 금강산을 생각한다

뉴저지에 여러 날 머무르며 미국 동부지역의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1주일 내지 2주일은 족히 늦은 단풍을 찾아 뉴욕과 뉴저지 주변 도시를 샅샅이 뒤져 보는 사이 어느새 이 지역 지하철과 기차타는 재미에 흠뻑 빠져 들고 말았다.

그렇게 다니는 동안 미국은 축복받은 광활한 땅이고 천혜의 자연을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보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한 바퀴 다 돌고나서야 내 고향 한국의 가을이 궁금해졌다. 17년 전 이맘때 고성에서 장전항까지 배 타고 찾아 갔던 금강산은 지금쯤 어떤 자태를 드러내고 있을는지, 만물상이며 구룡폭포, 해금강, 삼일포… 조수미의 노래만 들어도 눈물이 났던 그 '그리운 금강산'을 실제로 찾아 갔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거기도 올해는 단풍이 늦었다고 하던가.

단풍이 늦은 것은 천재라 하더라도 '수수 만년 아름다운 산'을 가로막고 있는 인재로 또다시 발길이 끊어져 있는 것이 서러울 뿐이다. 더 억장 무너지는 일은 남북화해의 상징으로 만들어졌던 금강산 시설물들을 느닷없이 뜯어 가라는 것도 놀라운 일인데 자초지종을 만나서 이야기 하자는 청마저 일 없다고 한다니 '우리 다 맺힌 원한'이 이리도 큰 것이었나.



우리 이민자들의 가슴 속에는 오래전 그런 기억들이 남아있다. 보고 싶은 사람을 보지 못하고 가고 싶은 땅을 못 가는 것이 세상에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가를. 우리가 그러자고 한 일이 아닌 것을 알았으면 이제쯤은 분단의 아픔을 서로 쓰다듬으며, 창의적이 되었든 우리민족끼리가 되었든 만나서 상의하고 해법을 찾아 가야 할 일을 우격다짐으로 나오는 것은 잘못이다.

지난 주말 마침 뉴욕에 있는 유엔의 한 부속 건물에서 '코리아 평화를 위한 국제 대회'가 열렸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과 북, 해외의 시민단체들과 국제사회의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1년만에 교착상태에 들어간 남북과 북미간 문제는 무엇이고 해법은 무엇인지를 찾아내 그 결과를 유엔과 미국 정부에 전달하자는 회의였는데 북한측은 초청은 됐으나 참석하지 못했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북한과 미국은 6·12 싱가포르 선언을 제대로 이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해서 미국은 공개적으로 약속한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더 이상 크고 작은 발사체의 실험을 중단하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리고 유엔과 미국 정부에게는 북한의 핵 미사일 시험을 이유로 추가해온 대북제재의 유예 내지 중단의 필요성을, 무엇보다도 남북협력사업의 조건 없는 재개를 강력히 주장했다.

남과 북은 당연한 권리로서 이미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철도 도로 연결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으나 유엔과 미국정부가 평화를 위한 당사국의 이러한 노력을 존중해 주지 않는데서 문제가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의 발언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문재인 정부가 보다 과감하게 접근해야 되고 북한 당국자들은 더 이상의 몽니를 부리지 말고 참을성 있게 시기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김용현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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