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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까짓 1시간?…생체리듬 바뀌어 부작용 속출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제)
에너지 절약 명분에도 사회적 비용 더 커
미국인 서머타임 지지율 33%…매년 하락

인위적인 시간대 조정인 서머타임제는 단기적 수면장애와 심장마비의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중앙포토]

인위적인 시간대 조정인 서머타임제는 단기적 수면장애와 심장마비의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3일 새벽 2시를 새벽 1시로 돌려놓으면서 연중 33주, 날짜로는 1년 365일의 65%인 238일 동안의 서머타임이 해제됐다. 서머타임이 해제되면 잠시나마 이전에 비해 1시간을 더 잘 수 있다는 여유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퇴근 길은 캄캄한 밤. 알게 모르게 수면 리듬에 방해를 받고, 신체 바이오 리듬 장애에 따른 부작용으로 각종 사고에 노출되기도 한다. 서머타임제를 알아봤다.



단기적 수면장애= 서머타임은 근본적으로 수면 리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악영향은 주로 서머타임 시행 초반기(3월 중순)다. 생체리듬 사이클은 실제 하루인 24시간 보다 30분 정도 더 길다고 한다. 24.5시간 정도 되기 때문에 깨어나서 잠자리에 드는 시각을 볼 때 점점 늦게 일어나서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이 우리 몸의 전체적인 흐름에 맞는다. 그러나 서머타임 시행 초기 1시간을 갑자기 일찍 깨야 한다는 것은 생체리듬의 사이클을 24.5시간에서 23시간으로 앞당기는 셈이다. 몸이 지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서머타임 종료시, 잠을 자야만 하는 시간에 오히려 생체(수면) 리듬은 활발하다. '자야하는데…' 그 조급함과 불안이 더 잠을 못 이루게 할 수 있다.



서머타임은 수면과의 '밀고 당기기' 싸움을 유발한다.



교통사고 37% 증가= 부작용이 가장 크게 적용되는 분야는 교통사고다. 서머타임이 적용되거나 해제되는 시기 아침과 저녁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10~15% 가량 높아진다. 특히 서머타임이 해제되면 일찍 찾아오는 어둠으로 인해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 간 교통사고가 급증한다.

전미자동차협회(AAA)는 평균적으로 밤에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낮시간대보다 3배 이상 많다고 밝혔다. 특히 보행자 사망사고 10건 중 6건인 60%는 오후 6시부터 그 다음날 새벽 6시까지라고 덧붙였다.

전국도로안전재단(NRSF)에 따르면 서머타임이 해제되는 11월 초는 특히 교통사고가 빈발하는 달로, 사고 증가율은 평소의 37%에 달한다. 보험 관계자들은 "서머타임이 끝나면 오후 5시부터 오후 7시 사이에 건널목이나 교차로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심장마비·뇌졸중 유발= 심장마비와 신체마비 증상도 주요 부작용 중에 하나로 꼽힌다. 콜로라도대학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서머타임이 시작되면 심장마비의 가능성은 25%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제돼 다시 1시간을 되찾는 경우, 그 위험이 2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졸중(stroke) 발병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신경과협회(AAN)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간을 한 시시간 앞으로 또는 뒤로 인위적으로 조정을 할 경우 신체 내의 시간 개념이 상충하면서 중장년층에게는 신체 일부 또는 전신 마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AAN은 서머타임이 종료되고 이틀 뒤에는 뇌졸중 발생 빈도가 8%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푹 더 자면' 공격 성향 더 쉽게= 일반적으로 수면장애는 반사회성과 범죄 행위를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머타임 관련 연구결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서머타임이 해제되면 폭행 사건이 늘어나는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서머타임 해제 뒤 각종 폭행 사건은 종전과 비교해 3% 가까이 늘어난다. 반면 서머타임이 시작되면 폭행 사건은 되레 3% 줄어들어 대조를 보였다. 연구팀은 "서머타임을 시작할 때는 사람들 모두 자신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 짜증과 화가 났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하지만, 그 순간 공격적인 충동을 느끼더라도 당장 피곤해 폭력적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머타임이 해제되면 퇴근 길이 어둑해지면서 강도를 당할 가능성도 커진다.



존폐 찬반 논란= 서머타임제와 관련해 효율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실시 초기만 해도 '에너지 절약할 수 있다'는 단순한 원칙이 적용되던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생체리듬을 깨트려 작업장 사고를 유발하고 산업현장의 생산성을 저하해 피해가 크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2014년 라스무센이 실시한 서머타임 실시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에서는 미국민의 33%만이 서머타임 실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의 45%, 지난해의 37%보다 계속 하락한 것으로 서머타임을 지지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캘리포니아 경우,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서머타임 폐지(주민발의안 7) 여부가 주민투표에 붙여졌다. 결과는 유권자 10명 중 6명이 서머타임 폐지 권한을 주의회에 부여했다. 주의회가 관련 법안을 심의 의결, 2/3 이상 의원이 찬성하고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으면 완전히 폐지된다.

한편, 현재 7개 주가 서머타임제를 영구화하는 법안을 결의한 상태다. 앨라배마, 아칸소, 플로리다, 네바다, 오리건, 테네시, 워싱턴 주가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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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하와이 주 시행 안 해
대한민국은 87년·88년 두 차례


미국은 1918년~1919년까지 2년만 잠시 시행됐다가 폐지됐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1945년까지 다시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그 후 주별로 다르게 적용되다가 1966년 존슨 대통령 시절에 법안이 마련됐다.

지금처럼 3월 둘째 일요일에 시작해 11월 첫째 일요일에 해제하는 서머타임 제도는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확정돼 2007년부터 실시됐다. 연중 33주, 날짜로는 1년 365일의 65%인 238일이 서머타임의 영향을 받는다.

미국에서는 하와이 주와 애리조나 주 2곳이 서머타임제를 실시하지 않는다. 여름에 기록적인 폭염을 보이는 애리조나의 경우, 낮시간이 길어지면 냉방기 사용이 많아져 오히려 에너지 절약에 역효과다. 대한민국은 1987년과 1988년 딱 두 차례 서머타임이 운영되기도 했다. 현재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 미주 지역 등 70여 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한편, 세계 최초로 서머타임제를 고안한 인물은 뉴질랜드 곤충학자 조지 허드슨이다. 곤충 관찰을 위해 긴 낮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의 제안은 호응을 받지 못하다 제1차 세계대전 기간인 1916년 독일과 오스트리아, 헝가리에서 서머타임제를 세계 최초로 시행하게 된다. 전시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 낮시간을 늘리려는 목적이었다.


김석하 선임기자 kim.sukh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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