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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내가 바로 리더다

[LA중앙일보] 발행 2009/01/22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09/01/21 18:50

이종호/편집부 팀장

"힘들지만 우리는 할 수 있고 또 해 낼 것이다."

200만 청중 앞에서 새 대통령 오바마는 다시 희망을 얘기했다. 말은 자꾸 되뇌면 정말 그렇게 되는 마력이 있다. 인종의 벽을 넘고 상식의 벽을 무너뜨려 온 그다. 담대한 희망으로 변화를 얘기하며 꿈을 현실로 바꿔 낸 그다. 지금 미국인 80% 이상이 그래서 오바마의 희망을 믿고 있다.

오바마는 더 이상 나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되었다. 아무리 훌륭한 지도자도 때를 만나지 못하면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오바마는 하늘이 내린 때를 만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난세의 영웅이 될 지 그저 그런 대통령으로 남을 지는 이제부터 보여 줄 리더십에 달렸다.

미래의 일을 앞당겨 볼 줄 아는 것을 비전이라 한다면 리더란 그런 비전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다. 비전은 곧 희망이다. 영국의 처칠이 위대한 정치가였던 것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업적을 남기지 못한 케네디가 여전히 미국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것도 그가 온 나라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나라든 기업이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공유할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탁월한 리더라도 혼자서는 뛸 수가 없다. 아무리 뛰어난 사장이라도 영업도 잘하고 관리까지 다 잘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사람을 제대로 찾아 쓸 줄 아는 것이 그래서 리더의 또 다른 조건인 것이다.

그러나 겪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이다. 얼마나 많은 리더들이 이를 몰라 곤욕을 치렀던가. 심지어 공자 같은 성현도 사람을 잘못 보는 실수를 범한 적이 있었다.

공자의 제자 중에 자우(子羽)라는 사람이 있었다. 볼품없는 외모를 가진 그를 공자는 홀대했다. 하지만 공부를 마친 뒤 자우는 전국에 명성을 떨치는 큰 인물이 되었다. 그 말을 듣고 공자는 이모취인(以貌取人)이라며 겉으로만 사람을 평가한 자신을 크게 뉘우쳤다.

공자에겐 자아(子我)라는 제자도 있었다. 그는 언변과 재치가 출중했다. 말을 하면 청산유수요 하나를 말하면 둘을 알아들었다. 공자는 그를 높이 평가해 제(齊)나라의 벼슬자리에 추천했다. 그러나 그는 겉과 속이 달랐다. 결국 자신의 야욕에 사로잡혀 일족이 멸족당하는 최후를 맞고 말았다.

나중에 공자는 이렇게 뉘우쳤다. "나는 지금까지 말이 훌륭하면 사람됨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리 말이 훌륭해도 행동을 확인하기 전에는 안심할 수 없게 되었다."

인재를 제대로 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일깨워 주는 일화다.

그래도 리더가 인재를 알아본다. 인재가 인재를 안다. 리더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내가 먼저 인재가 되어야 한다. 아니 사람은 이미 누구나 다 인재다.

대통령이 되고 사장이 되어야만 리더인 것은 아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또는 자기가 속한 단체에서 어느 한 자리 리더의 역할을 감당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단지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자신감이 인재를 만든다. '내가 리더다 내가 인재다'라는 자각 속에서 비전은 싹이 튼다.

경제가 어렵고 삶이 버겁다. 이럴 때 리더는 희망을 얘기한다. 나라고 못할 것 없다. 오바마의 희망에 감동했다면 나도 한 번 새로운 비전의 취임사를 써 보자. 내가 맡은 자리 내가 꾸리는 삶 이전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얘기해 보자. 가정이 살아나고 일터가 살아날 것이다. 인생이 달라질 것이다.

어려운 시대 희망의 리더십은 나에게서부터 먼저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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