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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박응문 전 체육회장

James Lee
James Lee

[시카고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1/06 15:29

“후회 없는 이민의 삶… 건강 지켜야죠”

처음 미국 땅을 밟은 건 1972년. 박응문(사진•77)씨는 루이지애나에 도착했다. 병 제조 공장에 취직해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LA를 거쳐 알라스카까지 옮겨가면서 정착을 시도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가져 온 돈을 펑펑 쓰다보니 금새 바닥이 나면서 돌아갈 처지가 됐다. 그냥 한국으로 가기엔 정말 싫었다.

일가친척 아무도 없는 시카고에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때가 1975년도. 링컨 콘티넨탈, 무스탕 등 비싼 차만 몰고 다니던 씀씀이를 줄이고 다시 직장을 찾았다. 윌로우길 근처 페인트 회사에 들어가 100여 명의 한인을 관리하는 수퍼바이저까지 올랐다. 템플 철강 회사에서도 일하며 돈을 모았다.

1978년부터 비즈니스에 손을 댔다. 로렌스 슈즈 아울렛을 시작으로 밀워키길에 ‘Sport City’라는 운동화 가게를 열었다. 당시 나이키 어카운트를 가진 곳은 자신이 처음일 거라고 회상한다.

신발 가게를 20여 년 운영하며 미국 경제의 호황을 누렸고 이를 바탕으로 한인 단체에서 봉사할 기회를 갖게 됐다.

시카고 축구협회장을 거쳐 체육회장을 맡아 재정적으로 든든한 단체로 만들며 위상을 높였다. 많은 조기축구회에 축구공과 유니폼을 마련해 주고 대회 때는 정식 라이선스를 가진 심판을 부르는 등 체육 단체들의 활성화에 일조했다.

그는 “시카고 축구팀이 미국을 대표해 한국에서 열린 제주도 전국체전에 출전하기도 했어요. 시카고 한인사회 축구 붐이 대단했어요”라고 회상한다.

서울 대신고 12회 출신인 그는 미주에서는 처음으로 시카고 지역 동문 30여 명을 모아 ‘대신중고등학교 시카고 동문회’를 결성, 초대회장을 지냈다.

그는 호황기에 큰 돈을 벌었지만 가까운 지인에게 무심코 몫돈을 빌려주었다가 떼이는 등 마음고생도 여러 번 겪었다.

당뇨가 있던 박 전 회장은 지난 해 출근길 커피를 사러갔다가 쓰러지는 바람에 병원-요양원을 거쳐 지금은 버팔로 그로브 아들(Jimmy) 집에서 쉬고 있다.

“얼마 전 치료를 끝냈어요. 이제 술, 담배는 모두 끊었구요. 앞으로 꾸준히 운동할 작정입니다. 건강을 지켜야지요.”

건강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는 그는 “이민 와서 비즈니스를 통해 돈도 벌 만큼 벌어봤고 골프도 많이 쳤고 한국 여행도 자주 다녀왔어요. 단체 봉사에 나름대로 신경을 썼고요. 하여간 미련 없이, 후회 없이 잘 살았어요”라고 말했다.

한국말을 잘하는 아들은 미국인 여성과 결혼해 12세, 6세 손녀 둘을 안겼다. 며느리가 너무 잘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는 그는 “한국에 있었다면 아마 ‘효부상’을 받았을 정도”라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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