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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박하고 평범한 우리네'… 일간지 '스타레저' 사진기자 출신 송미경씨 북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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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앙일보] 발행 2009/01/23 미주판 22면 입력 2009/01/22 21:02 수정 2009/01/22 21:37

두 차례 방문해 찍은 100여점 전시, 1월23일∼2월11일 SB디지털갤러리

펜은 칼보다 강하다. 카메라는 펜보다 강할까? 이미지가 주도하는 이 시대, 진실을 찾는 카메라는 펜의 위력을 넘어설지도 모른다. 사진가 송미경씨의 북한 사진은 이를 생각하게 만든다.

뉴저지 일간지 스타레저의 사진기자 출신 송미경(미국이름 미아 송·41)씨가 23일부터 2월11일까지 이스트빌리지의 SB디지털갤러리에서 ‘북한 속으로( Inside North Korea)’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는 2007년 2월과 지난해 9월 송씨가 두차례 북한을 방문해 촬영한 북한 사람들의 일상생활 100여점이 46·42인치 4개의 스크린에 슬라이드쇼로 진행된다. 그리고 송씨가 해설한 13분짜리 다큐멘터리도 선보인다.

진실을 찾아서=“어릴 적 북한 사람들은 괴수라고 교육 받았잖아요. 미국에서 사진기자로 일하면서는 북한이 미 행정부의 시각으로 보여진다는 것을 알았지요. 우리 나라의 반쪽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북한건국 60주년 기념일인 9.9절 평양 모란봉 공원에서 북한여성들이 가무를 즐기고 있었다. 백두산 천지의 물은 맑았다. 물고기가 사는 천지의 물에 발도 담구어봤다. (아래)

지난해 북한건국 60주년 기념일인 9.9절 평양 모란봉 공원에서 북한여성들이 가무를 즐기고 있었다. 백두산 천지의 물은 맑았다. 물고기가 사는 천지의 물에 발도 담구어봤다. (아래)

그가 2007년 겨울 처음 북한을 간 동기는 남한 출신으로서 호기심과 기자로서 북한의 실상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었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선언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지 3개월만에 송씨는 평양에 갔다. 저널리스트가 아니라 관광객의 신분이었다.

송씨에게도 물론 안내원 겸 감시자가 따라 다녔다. 송씨는 뉴욕필의 답방으로 뉴욕 공연을 희망하는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연주회도 봤다.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진 300여명의 연주자에 400여명의 합창단이 들려주는 웅장한 교향곡과 합창단은 ‘심금을 울린다’는 표현을 할 만큼 감동적이었다.

때때로 홀로 남은 밤이면 송씨는 골목길과 상가를 배회하며 야시장 사람들, 노래방에서 여흥을 즐기는 사람들도 만났다.
“식량난과 에너지난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자부심은 상당히 강했습니다.”

그들도 우리처럼=2008년 9월 그는 다시 북한을 찾았다. 추운 겨울 두터운 외투 속에 가려졌던 북한 사람들의 경직된 모습도 유연해보였다. 첫 방문에 불안감을 완전히 떨칠 수 없었던 송씨의 카메라도 대동강을 스치는 가을 바람 속에서 한결 자유로워졌다.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송씨가 담아온 사진에는 김일성 동상과 국가건설을 외치는 포스터도 있었다. 그러나 노래방에서 묘향산에 소풍가서 도시락 나누어 먹는 이들, 노래와 춤을 즐기는 사람들, 배드민턴 치는 아이들까지도 볼 수 있었다.

또 산부인과에서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여인, 강변에서 애완견과 산책하는 아저씨,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잠든 학생, 교회에서 찬송하는 사람들 등 우리처럼 살고 있는 북한 사람들을 담아왔다.

“물론 자유가 제한된 나라입니다. 개인보다 집단이 중요한 사회이니까요. 하지만 우리의 잣대로 그들을 재단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송씨는 중학교 때 소년체전에 나가 매스게임에서 카드섹션을 즐기던 것을 회고했다. “그때 얼마나 재밌었는데요.”

다시 부는 평양 바람=우리와 ‘다르다’과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눈뿐만 아니라 마음을 열면 오해의 시각은 이해의 시각으로 바뀐다.

송씨는 편견과 선입견이라는 필터를 제거하고 북한 사람들을 만났다. 카메라에 담긴 그들은 우리 어릴적 이모와 삼촌들의 모습과 다름 없었다.

“북한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송 선생, 돌아가면 평양 바람이 불껩니다’라구요. 그땐 몰랐는데, 자꾸 순수하고도 순박한 북한 사람들 생각이 나네요.”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하는 송씨는 오는 5월 다시 북한을 방문한다. 광주에서 태어난 송씨는 조선대 화학교육과 졸업 후 1년간 교편을 잡았다. 이즈음 취미로 시작했던 사진에 대한 열망을 지울 수 없어 중앙대 사진과에 편입했다.

졸업 후 장학금을 받고 오하이오대학교로 유학해 보도사진으로 석사를 받았으며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타레저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1998년 ‘올해의 미대학생 사진가상 수상’을 비롯해 뉴욕사진기자협회(NYPPA)와 뉴저지사진기자협회(NJPA)에서 여러 상을 받았다.

▶오프닝 리셉션: 23일 오후 6∼10시

▶전시일정: 23일∼2월11일

▶SB디지털갤러리: 125 East 4th St.(1&2 Ave. 사이, 지하철 F/V 타고 2애브뉴 하차. 212-979-7239)

박숙희 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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