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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단연 최고, 1위 표 준 게 왜 나뿐인지…”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1/14 07:28

사이영상 투표한 마크 휘커 기자
NY 메츠 디그롬이 2년 연속 수상
류, 아시아 첫 1위 표는 큰 의미
류현진 “3~4년 계약 기대한다”



류현진이 임신 중인 아내 배지현씨와 14일 귀국했다. 류현진은 ’올해 성적은 100점 만점에 99점“이라며 웃었다. 김민규 기자








마크 휘커





“류현진(32)에게 1위 표를 준 게 왜 나 하나뿐인지 이해가 안 된다. 그는 8월 중순까지 내셔널리그에서 단연 최고 투수였다.” 메이저리그(MLB)를 취재하는 마크 휘커(사진) 기자가 14일 중앙일보 e메일 인터뷰에서 한 얘기다. 그는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오른 6명(내셔널리그·아메리칸리그 3명씩) 모두 훌륭한 투수다. 특히 류현진은 다저스 투수 역사상 최고 시즌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휘커는 ‘서던 캘리포니아 뉴스그룹’ 소속으로 주로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에 기사와 칼럼을 쓰는 베테랑 기자다. 사이영상 수상자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 30명 투표로 결정된다. 휘커처럼 투표권을 가진 기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 투수 5명의 순서를 정해 투표한다. 순위별 점수(1위 표 7점, 2위 4점, 3위 3점, 4위 2점, 5위 1점)를 더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14일 개표 결과 휘커는 류현진에게 1위 표를 준 유일한 기자였다. 나머지 29명은 제이콥 디그롬(31·뉴욕 메츠)을 1위로 뽑았다. 2위 표 1장을 더해 207점을 받은 디그롬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가 됐다. 류현진이 2위(88점), 1위 표를 한장도 받지 못한 72점의 맥스 셔저(34·워싱턴 내셔널스)가 3위였다.

결과가 발표된 후 휘커의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에 몇몇 팬의 항의 글이 올라왔다. 디그롬의 만장일치 수상을 기대한 팬들이다. 얼마 후 그 계정에 ‘디그롬이 더 나은 투수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난 다저스 팬이기 때문에 류현진에게 투표했다. 그게 이유’라는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 계정은 휘커를 사칭한 것으로 드러났다.

류현진은 올 시즌 14승5패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했다. 2013년 MLB 데뷔 후 최고 피칭을 보여줬다. 특히 평균자책점은 양 리그를 통틀어 1위다. 디그롬(11승8패, 평균자책점 2.43)보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모두 앞섰다. 셔저는 11승7패, 평균자책점 2.92였다. 류현진에게 1위 표를 준 게 자신뿐이라는 사실에 휘커가 놀랄 만했다.

휘커를 뺀 기자 29명이 디그롬에게 1위 표를 몰아준 데에도 이유는 있다. MLB 전문가 송재우 해설위원은 “사이영상 특성을 알면 투표 결과를 이해할 수 있다”며 “이 상은 강속구 투수에게 유리하다. 디그롬과 셔저, 그리고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 3명 모두 빠른 공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이다. 류현진이 이들과 경쟁해서 1위 표 한 장을 얻은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은 1위 표 17장을 받아 171점을 획득한 저스틴 벌렌더(36·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차지했다. 벌렌더뿐만 아니라 2위 게릿 콜(29·휴스턴), 3위 찰리 모턴(36·탬파베이 레이스) 모두 시속 150㎞ 이상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다. 디그롬은 올 시즌 204이닝 동안 피안타율 0.207, 탈삼진 255개를 기록했다. 182와 3분의 2이닝 동안 피안타율 0.234, 탈삼진 163개를 기록한 류현진보다 디그롬의 팀 공헌도가 높다고 본 것이다.

사이영상은 1955년부터 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어졌다. 상 이름은 MLB의 전설적인 투수인 덴턴 트루 영(1867∼1955)의 별명인 ‘사이 영(Cy Young)’에서 따왔다. 이런 유래가 말해주듯 사이클론(열대성 폭풍) 같은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송 위원은 “디그롬이 딱 사이 영 같은 스타일 투수다. 류현진이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면 사이영상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8월 말부터 디그롬과의 평균자책점 격차가 줄어 변별력을 잃었다”고 부연했다.

일부 팬들은 BBWAA가 아시아인을 차별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지금까지 아시아 투수 중 객관적 지표에서 ‘단연 1등’은 없었다. 노모 히데오,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 이와쿠마 하사시(이상 일본), 왕젠민(대만) 등이 사이영상 후보에 올랐다. 사실 1위 표를 받을 만한 성적을 낸 경우는 없었다. 사이영상 최종 후보 3명에 오른 건 류현진이 한국인 최초다. 1위 표를 한 장이라도 받은 것도 류현진이 아시아 최초다.

14일 귀국한 류현진은 “사이영상 1위 표를 받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표를 받아 기분이 좋더라”며 “올 시즌 몸 상태가 좋았다.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고 싶다. 8월에 부진해서 1점을 뺀 것”이라며 웃었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그는 계약 문제를 에이전시인 ‘보라스 코퍼레이션’에 일임했다. 류현진은 “3~4년 정도의 계약을 생각하고 있다. (5년 이상의 다년 계약을 고집하지 않는 것이) 나에게도 좋을 것 같다. 자세한 사항은 에이전트에게 맡겼다. 계약에 관해 조율할 일이 있다면 미국에 잠깐 다녀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식·박소영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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