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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죽어간다…제발 행동해 달라"

[LA중앙일보] 발행 2019/11/16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9/11/15 23:35

총격참사 소거스 학생들 분노
"총맞지 않으려면 조기졸업뿐
정치인의 기도 이젠 지겹다"

지난 14일 발생한 샌타클라리타 소거스 고등학교 총격 참사로 전국이 충격에 빠졌다.

등교하는 학생들로 붐비던 오전 7시 30분, 엄마 차에서 내린 나다니엘 버하우(16일)는 교정에 들어간 직후 책가방에 들어있던 권총을 꺼내 학생 5명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마지막 남은 한 발은 자신의 머리에 겨눴다. 용의자가 첫 발을 쏜 후부터 걸린 시간은 불과 16초. 손쓸 새도 없이 벌어진 참변에 학생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하루 아침에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린 학교의 학생들은 탄식했다.

한인 마이클 유(17)군은 버즈피트(BuzzFeed) 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당시 친구들과 음악 도서실에 문을 잠그고 숨었다.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문자를 남겼다"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국의 미래가 죽어가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군은 "총격의 두려움에서 탈출하는 길은 '조기 졸업'밖에 없다고 재학생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면서 "권력자들의 '염려와 기도(thoughts and prayers)'는 말 뿐이고 총기 규제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반드시 법적인 규제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재학생 에밀리 베처(17)도 "기도해준다는 말도 이젠 지겹다"며 "결국 우려하던 문제가 터졌다(the bubble popped). 정치적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전국 총 44곳의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한편 버하우의 범행 동기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버하우는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쏴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사건 다음날인 15일 사망했다. LA카운티 셰리프국 알렉스 비야누에바 국장은 "버하우는 당시 정확히 몇 발의 총격을 가했는지 알고 있었으며 자살을 위해 마지막 총탄까지 남겨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범행 동기는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다. 셰리프국은 현재 버하우의 집에서 압수한 서류들과 하드 드라이브를 집중 조사하고 있지만 단서가 될 만한 것은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셰리프국 켄트 웨그너 캡틴은 "사건 관련 용의자의 유서나 성명서(manifesto) 등은 발견된 것이 없다"며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거나 SNS에 총격을 암시하는 글귀 또한 없었다"며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피해자와의 관계 또한 밝혀진 바가 없다"며 이번 총격이 특정 타깃이 없이 무작위적이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가정내 문제가 결국 이번 총격의 방아쇠를 당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LA카운티검찰은 버하우의 아버지가 음주 운전으로 2차례 검거됐고, 버하우의 어머니를 폭행한 전력을 공개했다. 이로 인해 버하우의 부모는 이혼 소송을 진행해오다 버하우의 아버지가 2년 전 사망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숨진 학생은 그레이시 앤 뮬버거(16)로 밝혀졌다. 숨진 또 다른 14세 남학생은 현재 정확한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LA셰리프국 소속 한 직원의 조카라고 셰리프국은 전했다.

또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학생 3명 중 남학생 1명은 사건 발생 다음날인 15일 퇴원했으며 나머지 여학생 2명도 현재 거의 회복 상태로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라고 USA투데이 뉴스는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 비번 경찰인 아버지들의 활약도 주목을 받고 있다.

총격 발생 당시 비번이던 대니얼 핀 형사는 자녀를 학교에 막 데려다 주고 귀가하려던 차에 총소리를 듣고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현장으로 향했다. 그는 학교에 비치된 키트로 부상자들을 응급처치를 하고 나서 곧장 911을 불렀고 이후 잉글우드 경찰서 소속 경관 션 야네스와 LA경찰국 소속 거스 라미레스 경관이 잇달아 총격 현장에 달려와 핀 형사를 도왔다.

비야누에바 국장은 "그들이 현장으로 달려가는 데는 말 그대로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들의 행동이 생명을 구했다"며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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