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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담시위 한달 뒤 美 대사관저에 모인 진보단체 "트럼프 방 빼라"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1/18 12:03



18일 오후 7시 주한미대사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사라 기자.





“트럼프가 ‘방 뺀다’고 하면 우리는 ‘땡큐’ 라고 외쳐주면 됩니다. 나갈 거면 빨리 나가라!”

18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미국 대사관저 앞에 촛불을 든 시민들이 모여 함성을 질렀다. 이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3차 회의가 시작된 가운데 진보단체들이 연 항의성 집회였다.

미국 대사관저는 지난달 18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대학생들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요구에 항의하는 ‘월담’ 시위를 벌인 곳이다. 당시 사다리를 타고 대사관 마당에 진입한 19명이 연행됐고 이들 중 4명이 구속됐다.

'월담 시위' 한달 만에 미국 대사관저 앞에 모인 이들 단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를 ‘날강도’라고 비판하면서 한국 정부와 국회에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지 말라”고 요구했다.

"주한미군, 세금으로 먹여살려야 하나"



'방위비분담금 인상말고 삭감!' 외치는 집회 참가자들. [연합뉴스]





이날 집회는 민중당, 민중공동행동,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등이 주도했다. 주최 측은 200여명이 참가했다고 밝혔지만, 기자가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100여명 정도로 보였다.

‘동맹이냐 날강도냐’‘굴욕 협상 필요없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참가자들은 “날강도는 집에 가라""주한미군 주둔비 단 한푼도 줄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미국 정부가 올해 방위비 분담금(1조 389억원)보다 400% 늘어난 50억 달러(6조원)를 요구했다는 점을 비판했다. 황윤미 서울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대표는 “(방위비 분담금엔) 주한미군 인건비, 미군 가족에 대한 지원 경비도 포함돼 있다”며 “미군 가족을 위한 주택 임대료까지 왜 한국에 달라고 요구하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중공동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전에도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 앞에서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뉴시스]





김남순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강원지부장도 “방위비를 인상하는 금액의 일부만 있으면 노동자들이 투쟁하지 않아도 된다. 그 돈은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데 써야한다”고 했다.
박범수 청년민중당 경기도위원장은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집에 놀러와서 맨날 밥만 먹고 설거지도 안하고 까불지 말라고 으스댄다면 그 친구와 관계를 끊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을 뺀다'고 하면 당당히 방 빼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인을 80대라고 소개한 이기자 할머니는 “미국이 세계의 평화와 정의를 지키는 게 아니라 자기 나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약한 나라를 치는 깡패 국가가 됐다”며 “제멋대로 구는 나라와 동맹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국회의원들은 미국에 가 똑바로 해라"



 주한 미국대사관저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주요 집회 장소가 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방위비분담금 협상 관련 기습 농성을 하면서 담벼락을 넘어 연행됐다. [뉴시스]





참가자들은 정부와 국회에 강경한 태도를 주문했다. 평통사의 강수애 활동가는 “어느 나라도 자기의 군사 주권을 남에게 주지 않는다"며 "우리는 세계 10위의 군사대국이고 남북이 합치면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도 넘보지 못하는 나라가 될 수 있는데 왜 강대국의 눈치를 보냐”고 했다.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이날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을 두고 사회자는 “국회의원들은 미국에 가서 똑바로 하라”며 호통을 쳤다. 앞서 이날 오전에도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 앞에서 진보단체들의 항의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 참가자와 미국 대사관 측과의 충돌 등을 대비해 경찰 수십 명이 시위대를 둘러싼 채 대기했으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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