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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방향, 성과 나타나” 마무리 발언…댓글엔 “국민과 대화 아닌 팬미팅”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1/19 07:44

115분간 총 22건 질문에 답변
스쿨존서 아이 잃은 부모가 첫 질문
진행 맡은 배철수 “3년은 늙은 듯”

100분으로 예정했던 국민과의 대화는 15분을 초과했다. 300명 패널 중 발언권을 얻지 못한 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요약해서 왔는데 (발언권을 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사회자인 배철수씨가 “이런 진행은 처음인데 3년은 늙은 것 같다”고 했다.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의 풍경이다. 원형으로 앉은 국민패널 사이로 입장한 문 대통령은 패널들을 향해 “하나의 작은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얼마나 하실 말씀이 많으실까. 오늘 경청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짙은 색 정장과 푸른색 줄무늬 타이는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는 한편, 자신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한다. 왼쪽 가슴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배지를 착용했다.

첫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문 대통령 입장 때 영국 출신 록그룹 비틀스의 ‘All you need is love’라는 곡이 흘렀다. 문 대통령과 동갑내기로 이날 진행을 맡은 라디오 DJ 배철수씨가 고른 곡이다.

이날 생방송에서 문 대통령이 답변한 질문은 총 22건. 온라인으로 접수된 질문을 포함해 모병제, 검찰 개혁, 부동산, 남북 문제, 차별 문제 등이 망라됐다. 배씨는 첫 질문 지명권을 문 대통령에게 넘겼다.

문 대통령이 지명한 첫 질문자는 지난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아들 김민식(9)군을 잃은 부모였다. 특정 패널이 과도하게 시간을 끌면서 어수선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자서전인 『운명』을 든 한 방청객이 검찰 개혁 관련 질문을 4분 가까이 이어가자 보조 MC인 허일후 아나운서가 제지하기도 했다. 자신을 일용직 근로자라고 소개한 시민이 자신의 민원 과정을 장시간 설명하자 다른 방청객이 “이왕이면 줄입시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질문권을 얻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자 배씨가 분위기 전환을 위해 문 대통령에게 “화내는 모습을 못 봤다.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냐”고 농담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공적인 일에 화날 때가 많다. 그렇지만 화를 마음대로 표현하지 못하니까 더 스트레스받죠”라고 해 객석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으로 “우리는 올바른 방향을 설정했고 기반을 닦았으며 드디어 싹이 돋아나고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임기 후반기에도 같은 방향으로 계속 노력해 우리가 원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생방송을 두고 일각에선 “팬미팅을 방불케 했다” “지상파 오전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다”는 평가도 나왔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 52시간 근무제, 검찰 개혁 등에 문 대통령의 답변만 듣고 추가 질문이나 반론이 이어지지 않아 심층 대화가 어려웠다. 다문화 가족과 탈북민은 질의응답이라기보다는 어려운 처지에 대한 관심 촉구 수준에 그쳤다. 반면에 여론의 관심이 높고 문 대통령이 난처할 수 있는 한·미 동맹 등 외교 현안은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진행자가 온라인 질문으로 간접적으로 묻고 문 대통령의 답변을 듣는 것으로 대체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번 KBS에서 진행한 대담 프로그램은 기자가 압축적으로 정제된 질문을 하고 추가 질의를 이어가다 보니 집중도가 높았다”며 “대통령이 100분이라는 시간을 낸 것을 참작하면 다소 아쉽게 소모됐다”고 말했다.

유성운·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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